저는 예전에는 갑작스러운 복통 때문에 당황한 적이 있습니다. 처음에는 가벼운 속쓰림 정도로 여겼지만, 통증이 점점 심해지고 함께 동반되는 증상들이 나타나자 응급실의 필요성을 다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 경험을 바탕으로, 급성 위경련이 있어도 반드시 응급실로 갈지 말지 판단하는 데 도움이 되도록 실질적인 기준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아래 내용은 제 개인 경험에서 시작해 실제로 도움이 된 점들을 바탕으로 정리한 것입니다.
급성 위경련과 응급실 판단의 기본 원칙
급성 위경련 자체가 항상 응급실로 가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특정 신호가 동반되면 상황이 급박해질 수 있습니다. 통증의 강도뿐 아니라 동반 증상과 환자의 기저질환에 따라 진료 방향이 달라지므로, 아래의 신호 중 하나라도 의심되면 즉시 전문의의 평가를 받아야 합니다.
극심한 복통의 징후
다음과 같은 경우에는 응급실 방문을 우선 고려해야 합니다.
- 일상생활이 불가능할 정도로 복통이 심하고 지속되는 경우
- 진통제로도 조절되지 않는 강한 통증이 있을 때
- 통증이 갑자기 시작해 점차 악화되는 양상일 때
- 통증의 양상이나 위치가 이전과 크게 다르거나 매우 심한 경우
동반되는 위험 신호와 증상
다음 증상이 함께 나타나면 단순한 위경련으로 보지 말고 즉시 확인이 필요합니다.
- 구토: 지속적이고 심한 구토, 혈액이 섞인 구토(커피 찌꺼기 색 또는 선홍색), 담즙이 섞인 구토
- 혈변 또는 흑색변: 빨갛거나 선홍색 피가 보이는 변, 타르처럼 검고 끈적이는 흑색변
- 발열이나 오한: 38도 이상의 고열 또는 심한 오한
- 복부 팽만감 및 경직: 배가 부풀어 오르고 만졌을 때 단단하게 느껴지는 경우
- 호흡 곤란: 숨쉬기가 어렵거나 가슴 통증이 동반될 때
- 기립성 저혈압/쇼크 징후: 일어서기 힘들 정도의 현기증, 창백한 피부, 차가운 땀, 맥박이 빠르고 약한 경우
- 황달: 눈 흰자나 피부가 노랗게 변하는 경우
- 예기치 않은 체중 감소: 특별한 이유 없이 최근 체중이 급격하게 줄었을 때
- 기존 질환 악화: 만성 위염, 위궤양, 십이지장궤양, 담석증, 췌장염 등과 같은 기존 질환이 악화될 때
응급실 방문 후 고려될 수 있는 질환
위경련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다음과 같은 다른 응급 질환일 수 있습니다. 아래 질환들은 적절한 진단과 치료가 시급합니다.
- 위궤양 또는 십이지장궤양 출혈: 심한 복통, 구토, 혈변, 흑색변을 동반할 수 있습니다.
- 위장관 천공: 위나 장에 구멍이 생겨 극심한 통증과 복부 경직, 쇼크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 급성 췌장염: 상복부 통증이 등으로 확산되고 구토, 발열이 동반될 수 있습니다.
- 급성 담낭염/담석 산통: 우상복부 통증이 주를 이루고 발열, 오한, 황달이 동반될 수 있습니다.
- 급성 충수염(맹장염): 초기에는 명치 부근의 통증이 시작되어 점차 우하복부로 이동하며 발열이나 구토가 동반될 수 있습니다.
- 장폐색: 복통과 함께 배가 팽창하고 구토, 변비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 심혈관 질환: 드물지만 상복부 통증이 심근경색 등의 심혈관 질환일 수 있습니다.
- 복대동맥류 파열: 극심한 복통과 함께 복부 맥동과 쇼크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응급실에서의 평가와 준비해야 할 점
응급실에 도착하면 의사는 신체검진, 혈액 검사, 소변 검사, 영상검사(초음파, 필요 시 CT)를 통해 원인을 파악하고 적절한 치료를 계획합니다. 방문 전 준비하면 도움이 되는 점은 아래와 같습니다.
- 증상 시작 시각과 지속 시간, 동반된 모든 증상(구토, 발열, 변의 변화 등)
- 최근 복용 중인 약물과 알레르기 여부
- 이전의 위장 질환 진단 여부 및 현재의 만성 질환 여부
- 임신 가능성 여부가 있을 경우 이를 정확히 알리기
마지막으로 확인하면 좋은 체크리스트
증상이 의심될 때 현명하게 대응하기 위해 간단한 체크리스트를 참고해 보시길 권합니다.
- 극심한 복통이 지속되거나 점차 악화되는가?
- 구토가 지속되거나 피가 섞여 있는가/흑색변이 보이는가?
- 발열이나 오한, 가슴 통증, 호흡 곤란 등의 동반 증상이 있는가?
- 최근 체중의 급격한 변화나 기존 질환의 악화가 있었는가?
- 혈압이 떨어지는 듯한 증상이나 창백한 피부를 느끼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