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주변에서 모두가 다 쓰는 모바일 상품권이 있었습니다. 카페에서도, 편의점에서도, 식당에서도 그걸 내밀면 계산이 되어서, 마치 돈 대신 쓰는 쿠폰 같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가격도 할인되어 팔리니, 안 쓰면 손해라는 말까지 돌았습니다. 그런데 며칠 사이에 그 서비스가 갑자기 대부분 가맹점을 중단하고, 환불도 제대로 안 된다는 소식이 퍼졌습니다. 그때 많은 사람들이 당황했고, 인터넷 커뮤니티와 뉴스에는 피해 후기가 쏟아졌습니다. 머지포인트 사태는 그렇게 많은 사람들에게 충격을 남겼습니다.

머지포인트는 머지플러스라는 회사가 운영하던 선불형 포인트 서비스였습니다. 이용자들은 미리 돈을 내고 포인트를 충전한 다음, 여러 제휴 매장에서 현금처럼 사용했습니다. 특히 일정 금액 이상 충전하면 20% 안팎으로 할인해주는 이벤트를 자주 하면서 빠르게 인지도를 높였습니다. 눈에 보이는 점포도 없고, 카드사처럼 금융회사가 운영하는 것도 아니었지만, 앱 안에서 모든 결제가 이루어지다 보니 편리함이 먼저 느껴졌습니다. 자연스럽게 “이 정도면 믿을 만하다”는 분위기가 형성되었습니다.

하지만 겉으로 보이는 편리함 뒤에는 심각한 문제가 숨어 있었습니다. 선불형 포인트는 사실상 이용자로부터 돈을 미리 받아두는 구조이기 때문에, 금융 관련 법의 규제를 받아야 하고, 자본금과 예치금, 회계 관리, 재무 건전성 등을 엄격하게 지켜야 합니다. 머지포인트는 이런 절차를 제대로 갖추지 않은 상태에서, 마치 이미 검증된 금융 서비스인 것처럼 사업을 확대해 나갔습니다. 결국 이 간극이 점점 커지다가 2021년 8월, 대규모 가맹점 중단과 환불 혼란으로 폭발하게 되었습니다.

머지포인트를 이끌었던 사람들

머지포인트를 운영한 핵심 인물은 권남희 대표와 그의 아버지로 알려진 권보군 본부장이었습니다. 두 사람은 머지플러스의 경영 전반을 책임지며 사업을 키워 나갔습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빠르게 성장하는 IT·핀테크 기업처럼 보였지만, 실제로는 고객의 충전금을 제대로 관리하지 않고, 안정적으로 보관해야 할 자금을 무분별하게 사용했다는 의혹이 꾸준히 제기되었습니다.

머지포인트 사태가 터진 뒤, 검찰은 이들을 사기,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무등록 여전업(허가 없이 금융업을 한 혐의) 등 여러 죄목으로 기소했습니다. 처음 1심 재판에서는 권남희 대표에게 징역 4년, 권보군 본부장에게 징역 7년이 선고되었습니다. 하지만 피해 규모가 매우 크고, 선불금을 안전하게 보관했어야 할 의무를 어긴 점이 무겁게 받아들여졌습니다. 항소심에서는 형량이 더 무거워져 두 사람 모두 징역 8년을 선고받았습니다.

이후 대법원에서는 하급심에서 판단한 사실과 법 적용에 문제가 없다고 보고, 2023년 7월쯤 이들의 상고를 기각했습니다. 그 결과 징역 8년 형이 최종 확정되었고, 두 사람은 현재 실제로 형을 살고 있습니다. 함께 일했던 다른 임원들과 관계자들 역시 각자의 책임 정도에 따라 실형이나 집행유예 등 형을 선고받았습니다. 회사 내부에서 의사결정에 참여했는지, 불법적인 구조를 알고도 방치했는지 등이 재판 과정에서 세밀하게 따져졌습니다.

머지포인트 사태가 일으킨 피해의 규모

머지포인트 사태의 피해액은 수천억 원대로 추산됩니다. 수많은 이용자들이 “언젠가 쓰려고” 대량으로 포인트를 충전해둔 상태였기 때문에, 서비스가 흔들리자 그 충전금이 한순간에 위험에 빠졌습니다. 일부 사람들은 생활비를 아끼려고, 또는 가족 선물과 각종 모임 비용을 미리 준비하려고 큰 금액을 충전해둔 경우도 있었습니다. 서비스가 안정적으로 계속될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선택이었습니다.

그러나 회사 내부에서 이 충전금은 안전하게 보관되기보다, 운영비, 마케팅 비용, 다른 계열로의 송금, 그리고 기존 고객에게 돌려막기를 하는 데 쓰인 것으로 조사되었습니다. 쉽게 말해, 나중에 들어온 사람의 돈으로 먼저 들어온 사람의 비용을 메우는 구조가 일부 나타났다는 뜻입니다. 이런 방식은 잠시 동안은 겉으로 문제가 없게 보일 수 있지만, 언젠가는 반드시 무너질 수밖에 없습니다.

문제가 드러난 이후 머지플러스는 정상적인 사업을 이어갈 수 없게 되었고, 결국 파산 절차에 들어갔습니다. 파산을 신청하면 법원이 회사의 재산을 정리해서 채권자들에게 나누는 과정을 진행합니다. 여기서 채권자란, 돈을 받아야 할 권리가 있는 사람들을 말합니다. 머지포인트의 경우 대부분이 이용자와 가맹점 등 피해자들입니다. 하지만 회사가 보유하고 있던 실제 재산은 이미 많이 줄어든 상태였고, 남아 있는 자산은 전체 피해 규모에 비해 극히 적었습니다.

재판과 보상은 어떻게 다른가

형사 재판은 “어떤 사람이 죄를 지었는지, 그리고 그 죄에 맞는 형벌이 무엇인지”를 결정하는 절차입니다. 머지포인트 사건에서 권남희 대표와 권보군 본부장에게 징역 8년이 확정된 것도 바로 형사 재판의 결과입니다. 하지만 형사 재판에서 유죄가 인정되었다고 해서, 피해자들이 자동으로 모든 손해를 돌려받게 되는 것은 아닙니다. 이것이 많은 사람들이 헷갈리는 부분입니다.

실제 돈을 돌려받기 위해서는 민사 소송을 통해 손해배상을 청구해야 합니다. 피해자들은 머지포인트 피해자 모임이나 협의체를 만들어 집단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민사 소송을 제기해 이긴다고 해도, 상대방에게 재산이 남아 있지 않으면 받을 수 있는 돈은 거의 없거나 아주 적어집니다. 머지포인트의 경우가 바로 그런 사례입니다. 회수 가능한 자산이 많지 않으니, 법적으로 권리를 인정받더라도 실제로 내 손에 들어오는 돈은 매우 작을 수밖에 없습니다.

수사기관은 범죄 수사 중에 피의자와 관련된 재산을 동결하거나 추징하기도 합니다. 이것은 범죄로 얻은 이익을 그냥 두지 않고 회수하기 위한 조치입니다. 머지포인트 사건에서도 일부 자산이 동결 및 추징되었습니다. 그러나 이 역시 전체 피해액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었습니다. 이렇게 동결되거나 추징된 재산은 파산 절차와 채권자 배당 과정에서 나누어지게 됩니다.

파산 절차와 배당의 현실

머지플러스가 파산 신청을 하면서 법원은 회사의 자산과 부채를 조사했습니다. 파산관재인은 회사가 가지고 있는 건물, 예금, 장비, 기타 회수 가능한 채권 등을 확인하고, 이를 정리해 현금으로 바꿀 수 있는 것은 바꾸게 됩니다. 그 다음에는 누가 얼마만큼의 채권을 가지고 있는지, 즉 돈을 받을 권리가 있는지를 확인합니다.

이 과정에서 피해자들은 자신의 피해 사실을 증명하는 자료를 준비해 채권 신고를 해야 합니다. 신고가 인정되면 채권자로 등록되고, 나중에 배당이 이루어질 때 그 비율에 따라 돈을 나누어 받게 됩니다. 하지만 회사의 남은 자산이 적으면, 피해액이 크든 적든 모든 채권자가 기대할 수 있는 금액은 매우 작은 비율이 됩니다. 예를 들어 전체 피해액이 수천억 원인데 실제로 나누어줄 수 있는 돈이 수십억 원 정도밖에 없다면, 각자 돌아가는 돈은 충전해 둔 금액에 비해 극히 일부에 불과합니다.

이런 이유로 머지포인트 피해 보상은 전반적으로 매우 더디게 진행되고 있고, 이미 드러난 구조상 “손실의 대부분을 되찾기는 어렵다”는 평가가 많습니다. 형사 처벌로 책임자들이 옥살이를 하게 되었다고 해서, 자동으로 돈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라는 현실이 그대로 드러난 사건이기도 합니다.

머지포인트 사태가 남긴 교훈

머지포인트 사건은 단순히 한 회사의 실패나 부도 정도로 볼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수많은 개인이 본인의 생활비, 저축, 용돈, 가족을 위한 선물비 등을 이런 포인트에 넣어두었다가, 하루아침에 큰 손해를 본 일이기 때문입니다. 이 사건은 우리에게 몇 가지 중요한 점을 다시 생각하게 합니다.

첫째, 선불로 돈을 맡기는 서비스는 사실상 금융과 비슷한 성격을 가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일반 상점에서 물건을 사는 것과 달리, 아직 받지 않은 서비스나 상품을 위해 미리 큰 금액을 지급할 때에는, 그 회사를 신뢰할 수 있는지, 관련 인허가를 갖추었는지, 재무 상태는 어떤지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눈에 보이는 것은 화려한 광고와 앱 디자인일지 모르지만, 실제로 중요한 것은 그 회사가 고객의 돈을 어떻게 관리하느냐입니다.

둘째, 지나치게 큰 할인이나 혜택은 항상 조심해서 바라봐야 한다는 점입니다. 합리적인 범위를 훨씬 벗어난 혜택이 계속해서 제공된다면, “이 구조가 어떻게 유지되는지”를 한 번쯤 의심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정상적인 수익 구조로는 설명되기 어려운 할인은 언젠가 누군가에게 피해를 떠넘기는 방식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셋째, 법과 제도의 한계 또한 드러났습니다. 새로운 형태의 서비스가 빠르게 등장할 때, 기존 법 체계가 이를 충분히 따라가지 못하면, 규제의 빈틈을 악용하는 사례가 생길 수 있습니다. 머지포인트 사태 이후로 관련 법과 감독 제도를 보완해야 한다는 논의가 이어졌고, 선불 전자지급수단과 유사한 서비스에 대한 점검도 강화되었습니다. 하지만 이미 발생한 피해를 완전히 되돌릴 수는 없다는 점에서, 사후 대책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반성도 함께 나오고 있습니다.

머지포인트 사태는 가해자들이 법적인 처벌을 받았음에도, 피해자들이 잃어버린 돈을 대부분 되찾지 못하는 안타까운 현실을 그대로 보여주었습니다. 이런 사건이 반복되지 않기 위해서는, 개인의 주의와 함께 제도적인 보완이 함께 이루어져야 합니다. 한 번의 실패와 피해가 다음 세대에게 같은 상처로 이어지지 않도록, 어떤 서비스에 돈을 맡길 때 무엇을 확인해야 하는지, 우리 사회 전체가 더 진지하게 고민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