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중소기업 대표와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는데, 요즘 가장 신경 쓰이는 것이 “정부지원금”과 “컨설팅 수수료”라고 하시면서 답답함을 토로하신 적이 있습니다. 분명히 지원금을 받았는데, 실제 통장에 들어온 금액은 생각보다 적고, 여기저기 검색해 보니 “비즈넷 환급 후기”라는 표현이 자꾸 눈에 띄어 더 혼란스러웠다고 합니다. 그 이야기를 들으면서, 같은 고민을 하는 분들이 많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이 글에서는 “비즈넷 환급 후기”라는 말을 둘러싼 여러 가지 오해를 정리하고, 정부지원사업 컨설팅과 환급 구조를 차분히 풀어보려고 합니다.
우선 “비즈넷 환급”이라는 표현은 특정 회사의 공식 명칭이라기보다는, 보통 정부지원사업을 도와주는 컨설팅 업체들(이름에 ‘비즈넷’이 들어가는 곳을 포함한 여러 업체)을 통틀어 부르거나, 그 업체 도움으로 정부지원금을 받아 실제로 기업이 손에 쥔 금액을 가볍게 표현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비즈넷 환급 후기”를 찾아보면, 어떤 회사 하나에 대한 이야기만 있는 것이 아니라, 정부지원 컨설팅 전반에 대한 경험담이 섞여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환급’은 무엇을 뜻하는지
많은 분들이 ‘환급’이라는 말을 들으면, 물건을 샀다가 돌려주고 돈을 다시 받는 ‘환불’을 떠올리십니다. 그런데 정부지원사업에서 말하는 환급은 그런 의미와는 조금 다릅니다. 주로 다음과 같은 상황을 가리킵니다.
기업이 정부 부처나 지자체에서 진행하는 지원사업에 선정되어 자금을 받는 과정을 떠올려 보겠습니다. 중소벤처기업부, 고용노동부, 산업통상자원부, 지자체, 공공기관 등에서 여러 가지 사업을 운영합니다. 예를 들면 다음과 같은 것들입니다.
- 연구개발(R&D) 자금 지원
- 직원 채용 시 고용 지원금
- 창업 초기 사업화 자금
- 설비 투자나 공정 개선을 위한 자금
- 마케팅, 홍보, 수출 지원 등 사업화 지원
이 과정에서 기업이 혼자 준비하기 어렵거나, 어떤 사업을 어떻게 신청해야 할지 모르겠을 때, 컨설팅 업체의 도움을 받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때 컨설팅 업체는 보통 “성공보수”라는 방식으로 비용을 받습니다. 즉, 지원금을 실제로 받아냈을 때에만 일정 비율을 수수료로 받고, 실패하면 수수료를 거의 받지 않거나, 약속한 최소 비용만 받는 형태입니다. 기업 입장에서는 정부에서 지급한 지원금에서 컨설팅 수수료를 제하고 남은 금액을 “돌려받았다, 환급받았다”라고 표현하기도 합니다.
정부지원금이 실제로 어떻게 들어오는지
정부지원금이라고 해서 모두 같은 방식으로 들어오지는 않습니다. 크게 나누면 다음과 같은 형태가 있습니다.
- 현금으로 직접 지급되는 지원금
- 프로젝트 수행 과정에서 집행한 비용을 사후 정산해 주는 방식
- 세금 감면이나 사회보험료 지원처럼 비용 부담을 줄여주는 방식
컨설팅 업체를 통해 지원금을 받았다면, 실제 통장에 들어오는 금액은 다음과 같이 계산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 정부지원사업에 선정되어 총 지원금이 결정됩니다.
- 그 금액의 일정 비율을 컨설팅 업체에 성공보수로 지불합니다.
- 수수료를 제외한 나머지 금액이 기업이 실제로 활용할 수 있는 금액입니다.
예를 들어 살펴보겠습니다.
어떤 기업이 컨설턴트 도움을 받아 1억원 규모의 정부지원금을 확보했다고 가정하겠습니다. 컨설팅 계약서에 성공보수 10%라고 적혀 있다면, 기업은 1억원의 10%인 1천만원을 컨설팅 비용으로 지급합니다. 그러면 남은 9천만원이 실제로 기업이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쓸 수 있는 금액, 혹은 “실제로 환급받은 금액”처럼 느껴지는 부분입니다. 물론 사업 성격에 따라 이 9천만원 전부가 한 번에 들어오는 것이 아니라, 사업계획에 맞게 나누어 지급되거나, 나중에 정산을 거쳐 지급될 수도 있습니다.
얼마나 돌려받는지는 왜 제각각인지
인터넷에서 “환급 후기”를 찾아보면 어떤 회사는 몇 천만 원을 받았다 하고, 또 다른 회사는 기대보다 적었다고 합니다. 이 차이는 단순히 컨설팅 업체의 좋고 나쁨만으로 설명되지 않습니다. 여러 요소가 함께 작용합니다.
지원사업의 종류에 따른 차이
지원사업마다 목표와 구조가 다르기 때문에, 기업이 실제로 받아 활용할 수 있는 금액도 크게 달라집니다.
- 연구개발(R&D) 사업은 인건비와 재료비처럼 연구에 필요한 비용을 중심으로 지원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 고용 지원금은 새로운 직원을 채용했을 때, 일정 기간 동안 인건비의 일부를 보전해 주는 방식이 많습니다.
- 창업 지원은 시제품 제작, 마케팅, 사무실 임대료 등 초기 운영비를 도와줍니다.
- 마케팅, 수출 지원은 전시회 참가비, 홍보물 제작비, 통역비 등을 일부 부담해 줍니다.
같은 “1억원짜리 지원사업”이라도, 그 중 일부는 장비 구입에만 사용할 수 있고, 일부는 인건비로만 써야 하며, 기업이 임의로 현금처럼 쓸 수 있는 비중은 생각보다 제한적일 수 있습니다. 그래서 후기만 보고 단순히 금액만 비교하는 것은 정확하지 않습니다.
기업 규모와 업종의 영향
기업의 규모에 따라 참여할 수 있는 사업이 다르며, 업종에 따라 가점을 받거나 불리한 위치에 있을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면 다음과 같습니다.
- 직원 수와 매출 규모에 따라 “소상공인”, “중소기업”, “중견기업”으로 나뉘어 신청 가능한 사업이 달라집니다.
- 제조업, IT, 바이오, 콘텐츠 산업 등 업종별로 특화된 지원사업이 따로 있습니다.
- 지역 전략 산업에 속해 있으면, 같은 사업이라도 우대받을 수 있습니다.
컨설팅 업체가 아무리 열심히 도와줘도, 애초에 기업이 지원 대상이 아니거나 경쟁이 너무 치열한 사업에만 계속 도전하면 최종적으로 환급받는 금액이 적게 느껴질 수밖에 없습니다.
컨설팅 수수료율의 차이
실제 체감 금액을 가장 크게 바꾸는 요소 중 하나가 바로 수수료율입니다. 일반적으로 성공보수는 확보한 지원금의 약 5%에서 20% 정도인 경우가 많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다만 실제 시장에서는 사업 난이도, 필요한 작업량, 업체의 인지도 등에 따라 이 범위를 벗어나는 경우도 존재합니다.
예를 들어 비슷하게 5천만원을 확보했더라도,
- A 업체와는 8%로 계약했으면 400만원을 수수료로 내고 4,600만원을 활용하게 되고
- B 업체와는 20%로 계약했으면 1,000만원을 수수료로 내고 4,000만원을 활용하게 됩니다.
두 기업 모두 “5천만원을 따냈다”라는 점은 같지만, 실제로 쓸 수 있는 금액은 600만원 차이가 납니다. 후기에서 “생각보다 별로였다”라는 표현이 나오는 이유 중 상당수가 바로 이 지점에서 갈립니다.
컨설팅 업체 도움을 받는 과정에서 알 수 있는 것들
실제 후기를 보면, 극단적으로 만족하거나, 반대로 아주 실망했다는 이야기가 함께 등장합니다. 그만큼 컨설팅의 품질과 기업의 기대가 제각각이라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만족하는 경우
만족한 기업들의 이야기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은 공통점이 있습니다.
- 어떤 사업에 도전해야 할지 잘 몰랐는데, 기업 상황에 맞는 사업을 찾아주었다고 합니다.
- 사업계획서 작성, 예산 편성, 필요 서류 정리 등 혼자 하기 벅찬 일을 대신 도와주어 시간과 인력을 절약했습니다.
- 발표 평가나 서면 평가에서 어떤 부분을 강조해야 할지, 실제 심사위원이 궁금해할 만한 포인트를 잘 짚어주었다고 합니다.
이런 경우에는 수수료를 내더라도 “그래도 이 정도면 남는 장사였다”라고 느끼게 됩니다.
불만족하는 경우
반대로 아쉬움을 표현하는 후기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있습니다.
- 처음에는 “무조건 됩니다”, “이 정도면 거의 확정이다”라고 장담했는데, 실제로는 떨어졌다는 경우
- 수수료율이 지나치게 높아서, 지원금 규모에 비해 남는 금액이 적었다는 경우
- 서류 작업을 대부분 기업에 떠넘기고, 컨설팅은 형식적인 조언만 해 주었다는 경우
특히 “성공률 100% 보장”, “무조건 얼마 이상 나온다”처럼 과장된 표현을 강조하는 곳일수록, 실제 결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 실망과 불신이 더 크게 남습니다.
컨설팅 업체 역량은 왜 중요한지
정부지원사업은 단순히 신청서 한 장만 내는 일이 아니라, “이 사업이 왜 필요한지, 회사가 어떤 성장을 할 수 있는지”를 설득하는 작업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컨설팅 업체의 역량은 다음과 같은 부분에서 드러납니다.
- 기업의 현재 상황과 목표를 이해하고, 맞는 사업을 정확히 골라주는 능력
- 사업계획서를 논리적으로 구성하고, 심사위원이 이해하기 쉽게 정리하는 글쓰기 능력
- 예산을 현실적으로 편성하면서도 사업 취지에 맞게 설명해 주는 능력
- 발표나 인터뷰를 준비할 때, 핵심 메시지를 정리해 주는 지도 능력
이런 부분을 제대로 도와주는 컨설팅 업체를 만난다면, 단순히 “환급 금액이 얼마냐”를 떠나서, 기업이 앞으로 다른 사업에 도전할 때도 큰 자산이 됩니다. 반대로 이런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업체라면, 지원금이 운 좋게 나왔더라도 수수료에 비해 얻은 것이 적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계약할 때 특히 살펴봐야 할 내용들
비슷한 이름의 업체가 여럿 있고, 후기 내용도 제각각이다 보니,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계약서입니다. 계약 전에 다음과 같은 점을 꼭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 성공보수 비율이 몇 퍼센트인지, 부가세 포함인지 여부
- “성공”을 무엇으로 정의하는지 (최종 선정 기준인지, 1차 통과 기준인지 등)
- 선정 실패 시 비용은 전혀 없는지, 혹은 최소 컨설팅 비용이 있는지
- 서류 작성, 사업계획서, 발표 자료 준비 등에서 실제로 어느 부분까지 도와주는지
- 여러 건의 사업에 동시에 도전할 때, 각각의 수수료 기준이 어떻게 되는지
특히 “최종 지원금의 몇 퍼센트”라는 표현이 모호하게 적혀 있으면, 나중에 정산 단계에서 갈등이 생길 수 있습니다. 중간에 사업 규모가 바뀌었을 때, 반려되었다가 재도전했을 때, 추가로 수정 작업을 할 때 수수료가 어떻게 되는지도 미리 정리되어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과장된 홍보 문구를 볼 때 주의할 점
온라인 광고나 홍보 글을 보면 “성공률 99%”, “무조건 ○○만원 이상 환급” 같은 표현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이런 문구 자체가 모두 거짓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다음과 같은 태도는 경계할 필요가 있습니다.
- 지원사업의 위험성과 변수를 거의 설명하지 않고, 장점만 내세우는 경우
- 기업 상황을 제대로 듣기도 전에 “이건 무조건 됩니다”라고 장담하는 경우
- 정확한 수수료 구조를 말해 주지 않고, 계약서도 자세히 보여주지 않는 경우
정부지원사업은 심사위원의 판단, 경쟁 기업의 수준, 정책 방향 변화 등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밖에 없습니다. 어느 누구도 100%를 장담할 수 없습니다. 현실적인 가능성과 한계를 솔직하게 설명해 주는 곳일수록, 오히려 신뢰할 수 있습니다.
후기 정보를 읽을 때의 태도
인터넷 후기는 참고 자료로는 유용하지만, 그대로 믿기에는 한계도 분명합니다. 어떤 글은 순수한 경험담일 수 있지만, 어떤 글은 광고성일 수도 있고, 반대로 감정이 상한 나머지 사실보다 과장되었을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후기를 볼 때에는 다음과 같은 관점으로 한 번 더 생각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 후기가 언제 작성된 것인지, 최근 정책 상황과 맞는지 살펴봅니다.
- 작성자가 어떤 규모, 어떤 업종의 기업인지 추측해 봅니다.
- 금액뿐 아니라, 과정을 어떻게 설명하는지(설명 태도, 구체성)를 살펴봅니다.
- 비슷한 내용을 여러 곳에서 반복해서 볼 수 있는지, 아니면 한두 곳에서만 나오는지 확인합니다.
“비즈넷 환급 후기”라는 말만 보고 단순히 금액만 비교하기보다는, 그 안에 담긴 맥락과 조건을 함께 읽어내려고 하면 훨씬 더 현실적인 판단을 할 수 있습니다.
정부지원사업과 컨설팅은 분명히 기업에게 기회가 될 수 있는 제도입니다. 다만 그 구조와 역할, 비용을 잘 이해한 상태에서 접근할 때, 비로소 “생각보다 괜찮았다”라는 경험으로 남게 됩니다. 이 글이 그런 판단을 하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