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트 계산대 앞에서 잠깐 계산기를 두드려 보다가, 6천 몇 백 원 나오던 금액을 슬쩍 5,999원에 맞춰 결제해 본 적이 있습니다. 계산을 도와주던 사람은 고개를 갸웃했지만, 카드 결제 알림에 999원이 포인트로 들어오는 걸 보고 혼자서 조용히 뿌듯해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한 번 원리를 이해하고 나니, 물건값을 볼 때마다 “이걸 어떻게 5,999원 근처로 나누지?”부터 떠오르곤 했습니다. 이 특이한 경험의 중심에 있었던 카드가 바로 KB국민 더모아카드입니다.

더모아카드는 지금은 새로 만들 수 없는 단종 카드이지만, 이미 가지고 있는 분들에게는 여전히 쏠쏠한 절약 수단입니다. 어떻게 쓰면 효과가 좋은지, 어떤 결제는 아예 실적으로 인정이 안 되는지, 처음부터 차근차근 정리해 보겠습니다.

더모아카드가 어떤 카드인지 간단히 정리해 보기

더모아카드는 예전에 KB국민카드에서 발급하던 카드로, 지금은 신규 발급이 중단된 상태입니다. 하지만 기존에 발급받은 사람들은 계속 사용이 가능하며, 카드 자체의 적립 구조도 유지되고 있습니다. (다만 카드사 정책은 언제든 바뀔 수 있으니, 실제 이용 전에는 KB국민카드 공식 안내를 한 번 더 확인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이 카드의 핵심은 “5천 원 이상 결제할 때, 그 금액의 1천 원 미만 부분을 포인트로 적립해 준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 5,800원을 결제하면 800원이, 12,999원을 결제하면 999원이 KB 포인트(또는 KB Pay 머니 등으로 전환 가능한 포인트)로 쌓이는 구조입니다. 그래서 결제금액을 5,999원처럼 만들면, 한 번에 최대치인 999원을 적립할 수 있습니다.

정리하자면 다음과 같은 특징이 있습니다.

  • 5,000원 이상 결제에만 혜택이 생깁니다.
  • 1,000원 미만 잔돈(최대 999원)을 포인트로 돌려줍니다.
  • 같은 가맹점에서는 하루에 한 번만 이 혜택이 적용됩니다.
  • 실적 인정 기준과 포인트 적립 기준이 대부분 비슷합니다.

이 원리만 이해해도 이후 설명이 훨씬 쉽습니다.

실적 인정 기준을 먼저 정확히 짚고 넘어가기

카드를 제대로 쓰려면 “어떤 결제가 실적으로 인정되는지”를 먼저 알아야 합니다. 더모아카드는 실적 인정과 포인트 적립 기준이 거의 같기 때문에, 이 부분을 잘 기억해 두면 불필요한 결제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됩니다.

5천 원 이상, 잔돈 적립 구조 이해하기

더모아카드의 기본 조건은 다음과 같습니다.

  • 5,000원 이상 결제만 적립 대상입니다.
    • 4,999원 결제 → 조건 미달, 적립 0원입니다.
    • 5,000원 결제 → 잔돈이 없어서 적립 0원입니다.
  • 1,000원 미만 잔돈을 포인트로 적립합니다.
    • 5,100원 결제 → 100원 적립
    • 5,999원 결제 → 999원 적립
    • 10,340원 결제 → 340원 적립
  • 같은 가맹점에서는 하루에 포인트 적립이 한 번만 됩니다.
    • 여기서 말하는 ‘같은 가맹점’은 카드사 전산 상 업종코드(MCC) 기준입니다.
    • 간판만 다르더라도 카드사 입장에서는 같은 업종, 같은 가맹점으로 묶일 수 있습니다.
  • 할인·쿠폰 적용 후 실제 결제 금액이 기준입니다.
    • 원래 6,000원인데 쿠폰 1,500원 써서 4,500원만 결제 → 5,000원 미만이기 때문에 적립 불가입니다.
  • 가족카드 이용분은 본인카드 실적에 합산됩니다.

즉, “최종 결제 금액이 5,000원 이상인지”와 “같은 날, 같은 가맹점에서 여러 번 나눈 결제를 하지는 않았는지” 이 두 가지만 먼저 체크해도 큰 실수를 피할 수 있습니다.

실적과 적립에서 아예 제외되는 결제들

더모아카드라고 해서 모든 결제가 실적으로 잡히는 것은 아닙니다. 카드사에서 정한 예외 항목이 제법 많습니다. 이 부분이 헷갈리면 괜히 “실적 채운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는 일이 생깁니다.

일반적으로 다음과 같은 항목들은 실적 인정과 포인트 적립에서 모두 제외되는 것으로 안내되어 왔습니다.

  • 상품권·선불카드 관련
    • 백화점·마트 상품권, 모바일 상품권, 기프티콘, 지역 화폐 등 각종 상품권 구매
    • 선불카드, 충전식 카드, 교통카드 충전 등
  • 공과금과 세금
    • 국세, 지방세
    • 전기·가스·수도요금, 4대보험료
    • 아파트 관리비, 학교 등록금 등
  • 보험 관련
    • 생명보험, 손해보험 등 각종 보험료 결제
  • 특수 결제 방식
    • 무이자 할부 이용 금액
    • 해외 가맹점 결제 금액
    • 대중교통 요금과 통신요금 자동납부
  • 기타
    • 연회비, 카드 대출(단기·장기), 각종 수수료와 이자
    • 결제 취소된 금액
    • 카드사 내부 규정에 따라 별도로 정한 일부 가맹점

이런 항목은 애초에 더모아카드의 강점을 살릴 수 없는 부분입니다. 이런 결제를 할 때까지 굳이 더모아카드를 꺼내기보다는, 다른 카드 혜택을 노리는 편이 더 낫습니다.

더모아카드를 “잘” 쓰는 핵심 전략

더모아카드의 묘미는 “잔돈을 최대한 999원에 가깝게 만드는 것”과 “하루 한 번 제한을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다루는 것”입니다. 무리하게 억지로 맞추는 것은 좋지 않지만, 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활용하는 정도라면 충분히 재미있고 유용합니다.

결제 금액 나누기: 분할 결제의 기본 원리

분할 결제는 한 번에 큰 금액을 결제하는 대신, 여러 번에 나누어서 5,XXX원, 15,XXX원처럼 1천 원 미만 잔돈을 크게 만드는 방법입니다. 예를 들어 50,000원어치 장을 본다고 했을 때, 한 번에 결제하면 잔돈 적립은 한 번만 발생합니다. 하지만 5,999원씩 여러 번 나누면 적립이 여러 번 생깁니다.

오프라인에서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 계산대에서 요청하기
    • “먼저 5,999원만 이 카드로 끊어 주시고, 나머지는 다른 카드로 결제할게요.”처럼 부탁할 수 있습니다.
    • 점원이 바쁘거나 시스템이 복잡한 매장에서는 번거로울 수 있으니, 상황을 봐 가며 사용하는 편이 좋습니다.
  • 키오스크(무인 주문기) 활용하기
    • 키오스크에서는 직원 눈치를 볼 필요가 적어 조금 더 자유롭습니다.
    • 가능하다면 여러 번에 나누어 결제 메뉴를 선택해, 5,999원 또는 15,999원에 가깝게 맞춰 볼 수 있습니다.

다만, 같은 가맹점에서 하루에 한 번만 적립된다는 점은 잊으면 안 됩니다. 아무리 분할 결제를 여러 번 해도, 카드사 전산에서 같은 가맹점으로 묶이면 적립은 한 번만 될 수 있습니다.

온라인 쇼핑에서 금액 쪼개기

온라인 쇼핑몰에서는 장바구니를 나누어 주문하는 방식으로 비슷한 효과를 노릴 수 있습니다.

  • 장바구니를 여러 개의 주문으로 나누기
    • 여러 물건을 한 번에 구매할 때, 물건들을 조합해서 5,9XX원에 가깝게 주문서를 따로 만드는 방식입니다.
    • 예를 들어 총 30,000원어치를 샀다면, 5,9XX원짜리 주문 4~5개와 나머지 한 번 정도로 나누는 식입니다.
    • 단, 택배비가 주문마다 붙는 경우라면 오히려 손해가 될 수 있으니 반드시 배송비까지 함께 계산해 보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예전에 일부 온라인몰 자체 상품권을 활용하는 방식이 입소문을 타기도 했지만, 현재 대부분의 상품권·포인트 충전류 결제는 적립 및 실적 제외 대상인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부분은 항상 최신 조건을 카드사 공지에서 확인해야 합니다.

간편결제 앱으로 가맹점 인식 바꾸기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PAYCO, SSG페이, L.Pay 같은 간편결제 앱을 통해 결제하면, 카드사 전산에서는 “실제 매장”이 아니라 “간편결제사”를 가맹점으로 인식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 점을 이용하면, 하루 한 번 제한을 어느 정도 우회할 수 있는 가능성이 생깁니다.

예를 들어, 한 카페에서 같은 날 이렇게 쓸 수도 있습니다.

  • 오전에는 네이버페이로 더모아카드 결제
  • 오후에는 카카오페이로 더모아카드 결제

이 경우, 카드사 입장에서는 “네이버페이 가맹점”과 “카카오페이 가맹점”으로 따로 인식될 수 있어, 각각 한 번씩 적립이 되는 사례가 보고된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 방식은 100% 보장되는 것은 아닙니다. 간편결제사와 매장, 카드사 시스템이 어떻게 연동되어 있는지에 따라, 같은 가맹점으로 묶여 버릴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실제로 시도해 본 뒤, KB국민카드 또는 KB Pay 앱에서 적립 내역을 확인하는 과정이 꼭 필요합니다. 한두 번 테스트해 보면서 “이 매장은 이렇게 쓰면 되겠구나” 하는 감을 잡는 식으로 접근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배달 앱에서의 활용법

배달의민족, 요기요, 쿠팡이츠 등 배달 앱에서도 더모아카드를 쓸 수 있습니다. 여기서도 기본 원리는 같습니다. 한 번에 크게 결제하기보다는, 조건이 허용하는 선에서 나누어 결제하는 방식입니다.

  • 앱 내 분할 결제 기능이 있는지 확인하기
    • 일부 배달 앱이나 제휴 서비스에서는 주문 금액을 나누어 결제하거나, 추가 결제 기능을 제공하기도 합니다.
    • 이 기능을 활용할 수 있다면 5,9XX원에 가깝게 맞춰 나누는 방식으로 응용할 수 있습니다.
  • 배달 앱 안에서도 간편결제 연동하기
    • 배달 앱에서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등을 선택하고 그 안에 더모아카드를 등록하는 형태로 결제할 수 있습니다.
    • 이 경우에도 실제 적립이 어떻게 되는지, 몇 번까지 분할이 허용되는지, 배송비가 추가로 생기지는 않는지 등을 직접 확인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배달 주문은 소액이 여러 번 나가기도 하고, 금액 맞추기가 비교적 쉬운 편이라 더모아카드와 궁합이 괜찮은 편에 속합니다. 다만, 잦은 주문으로 식비가 늘어나지 않도록 전체 지출 관리가 함께 필요합니다.

생활 속 자주 가는 곳에서 자연스럽게 활용하기

굳이 특별한 장치를 쓰지 않더라도, 평소 자주 가는 곳에서 조금만 신경 써도 더모아카드의 장점을 살릴 수 있습니다.

  • 편의점
    • 음료, 과자, 간단한 생필품 등을 살 때 5,XXX원 정도로 계산되도록 물건을 조합해 보는 방식입니다.
    • 어차피 살 물건이라면, 금액만 살짝 조정해서 5,9XX원 근처로 맞춰 보는 정도입니다.
  • 카페
    • 혼자 방문했을 때는 간단한 디저트를 추가해 5,000원 이상으로 만드는 정도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 여러 명이 함께 갔을 때, 계산을 한 사람이 모아서 하되 5,9XX원 안팎으로 나누어 결제하는 방식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이때는 동석한 사람들에게 충분히 양해를 구하는 것이 좋습니다.
  • 주유소
    • 주유 금액을 5,9XX원, 15,9XX원처럼 정해 두고 넣는 방식입니다.
    • 리터당 가격에 따라 맞추기가 번거로울 수 있으니, 일정 금액 단위로 정해 두고 주유소에서 그 금액만큼 충전해 달라고 부탁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 생활용품점(다이소, 올리브영 등)
    • 여러 물건을 담되, 한 번에 계산하는 금액을 5,9XX원 근처로 맞춰 결제하고, 나머지는 다른 결제 수단을 쓰는 식으로 분리할 수 있습니다.

이런 방식은 억지로 소비를 늘리는 것이 아니라, 어차피 쓸 돈을 조금 더 효율적으로 쓰는 관점에서 접근할 때 의미가 있습니다.

월별 계획 세우기와 적립 내역 관리하기

더모아카드는 구조상 한두 번 써서는 큰 차이를 느끼기 어렵고, 꾸준히 쌓았을 때 효과가 나타나는 편입니다. 그래서 한 달 단위로 계획을 세우고 관리하는 습관이 있으면 훨씬 도움이 됩니다.

  • 한 달 적립 목표 정하기
    • 예를 들어 “한 달에 2만 포인트는 모으자”처럼 대략적인 목표를 잡아 둡니다.
    • 그러면 일주일에 어느 정도 횟수로, 어느 정도 금액을 써야 하는지 감이 생깁니다.
  • 정기적으로 앱에서 적립 내역 확인하기
    • KB국민카드 앱이나 KB Pay 앱에서 더모아 적립 내역을 살펴보면, 어떤 가맹점에서 잘 적립되는지, 어떤 결제는 왜 안 되었는지를 금방 알 수 있습니다.
    • 여기서 “이 매장은 간편결제로 하면 따로 잡히는구나”, “이 업종은 아예 적립이 안 되는구나” 같은 패턴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 가맹점 업종코드(MCC) 감각 익히기
    • 세세한 코드까지 다 알 필요는 없지만, 자주 가는 매장이 어떤 업종으로 묶이는지 정도를 감으로 익혀 두면 하루 한 번 제한을 피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 예를 들어, 프랜차이즈 카페 여러 지점이 전산 상 한 가맹점으로 묶이는 경우도 있고, 반대로 지점별로 나뉘는 경우도 있습니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여기는 그냥 다른 카드 쓰자”, “여기는 더모아카드 쓰는 게 이득이다”라는 기준이 자연스럽게 생기게 됩니다.

주의해야 할 점과 현실적인 균형 잡기

더모아카드는 분명히 재미있고 유용한 카드이지만, 모든 상황에서 무조건 이 카드만 고집하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특히 다음과 같은 점을 항상 염두에 두면 좋습니다.

  • 점원이나 다른 손님에게 과도한 불편을 주지 않기
    • 분할 결제를 여러 번 요청하다 보면, 계산대가 밀려 있는 상황에서는 눈치가 보일 수 있습니다.
    • 상대가 난처해하는 상황까지 만들면서 적립을 챙기는 것은 장기적으로도 좋지 않습니다.
  • 배송비, 수수료 등 숨은 비용 따지기
    • 온라인 쇼핑에서 주문을 여러 번 나누면 배송비가 더 붙을 수 있습니다.
    • 적립되는 포인트보다 배송비가 더 크면, 이득이 아니라 손해가 됩니다.
  • 무리한 소비로 이어지지 않게 조절하기
    • 포인트를 모으겠다고 불필요한 물건을 하나 더 사는 순간, 이미 전략이 어긋난 것입니다.
    • “어차피 살 물건” 범위 안에서, “어차피 쓸 돈”을 조금 더 효율적으로 쓰자는 태도가 중요합니다.
  • 카드사 정책 변경 수시 확인하기
    • 카드 혜택은 언제든 변경되거나 축소될 수 있습니다.
    • 정확한 최신 조건은 항상 KB국민카드의 공식 안내를 통해 다시 확인하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더모아카드는 한때 “짠테크”의 상징처럼 불리기도 했습니다. 다만 결국 중요한 것은 카드 한 장보다는, 자신이 돈을 쓰는 패턴을 얼마나 잘 이해하고 관리하느냐입니다. 카드의 구조를 이해하고, 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활용해 보면서, 스스로에게 잘 맞는 지출 습관을 만들어 가는 과정이 더 오래 남는 자산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