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온누리상품권을 들고 전통시장에 갔을 때 무엇부터 사야 할지 한참을 두리번거린 기억이 있습니다. 평소 카드만 쓰다가 종이 상품권을 손에 쥐고 있으니 괜히 설레기도 하고, 이걸 받을 수 있는 가게와 안 되는 가게가 나뉜다는 말도 들려와서 조금 헷갈리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이왕이면 제대로 알고 쓰고 싶어 관련 내용을 하나하나 찾아보게 되었고, 자연스럽게 온누리상품권 가맹점이 어떤 기준으로 정해지는지까지 살펴보게 되었습니다.

온누리상품권 가맹점은 그냥 “아무 가게나 신청하면 되는 곳”이 아니라, 법에 근거해 정해진 지역과 업종을 중심으로 지정됩니다. 특히 「전통시장 및 상점가 육성을 위한 특별법」이라는 법을 기반으로, 전통시장과 상점가, 지하도상가 안에 있는 점포들이 주요 대상이 됩니다. 온누리상품권이 만들어진 이유가 전통시장과 동네 가게를 돕기 위한 것이기 때문에, 이 목적에 맞게 기준이 정리되어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온누리상품권 가맹점이 될 수 있는 지역

온누리상품권 가맹점이 되려면 가장 먼저 “어디에 있는 가게인가”가 중요합니다. 법에서 정한 전통시장, 상점가, 지하도상가 같은 곳에 들어가 있어야 합니다.

전통시장이라고 해서 모두 같은 기준으로 불리는 것은 아닙니다. 「전통시장 및 상점가 육성을 위한 특별법」 제2조에 따르면, 시·도지사나 시장·군수·구청장이 “이곳은 전통시장으로 인정할 만하다”고 판단하고 공식적으로 인정해야 전통시장으로 분류됩니다. 쉽게 말해, 오래되었다고 해서 자동으로 전통시장이 되는 것이 아니라, 일정한 조건을 충족하고 행정기관의 인정을 받아야 법적인 전통시장이 되는 것입니다.

상점가도 이와 비슷한데, 상업지역에 상점들이 일정 규모 이상 밀집해 있는 구역을 말합니다. 예를 들어 가게 수가 일정 기준 이상이고, 그 구역의 면적이 일정 범위 안에 들어야 상점가로 지정될 수 있습니다. 실제 기준은 지자체마다 조금씩 다를 수 있으나, 일반적으로 점포 수가 많고 일정 구역 안에 모여 있는 곳을 상점가로 봅니다. 이 상점가 역시 시·도지사나 시장·군수·구청장이 법에 따라 공식적으로 인정해야 합니다.

지하도상가 역시 그냥 지하상가라는 이름이 붙어 있다고 해서 모두 인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지하도로 연결된 구역에 상점들이 줄지어 들어서 있고, 이를 시장·군수·구청장이 지하도상가로 인정해야 법에서 말하는 지하도상가가 됩니다. 이렇게 인정된 지하도상가 안에 있는 점포라야 온누리상품권 가맹점이 될 수 있는 자격이 생깁니다.

온누리상품권 가맹점이 될 수 있는 점포의 종류

다음으로 중요한 것은 “어떤 업종의 가게인가”입니다. 온누리상품권의 목적은 전통시장과 동네 소상공인을 돕는 것이기 때문에, 대부분 작은 가게들이 주 대상입니다.

전통시장, 상점가, 지하도상가 안에서 소상공인이 운영하는 대부분의 업종은 가맹점이 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다음과 같은 가게들이 있습니다.

  • 밥집, 분식집, 국밥집, 김밥집 등 다양한 식당
  • 동네 카페, 빵집, 떡집
  • 의류점, 신발가게, 가방가게, 액세서리 가게
  • 정육점, 생선가게, 채소·과일가게, 잡화점
  • 미용실, 이발소, 네일샵 등 미용 관련 업종
  • 세탁소, 수선집, 열쇠집, 문구점 같은 생활 서비스업

이 밖에도 전통시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소규모 점포는 대부분 온누리상품권 가맹점으로 등록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습니다. 다만 “소상공인”이 기준이기 때문에 기업 규모가 너무 크거나, 온누리상품권의 취지와 맞지 않는 업종은 제외됩니다.

대표적으로 다음과 같은 곳은 가맹점에서 제외됩니다.

  • 대형마트와 대형 백화점
  • 기업형 슈퍼마켓(SSM)처럼 대형 유통업체가 운영하는 매장
  • 유흥주점, 사행성 업종 등 건전한 소비와 거리가 먼 업종
  • 일부 대기업이 직접 운영하는 대형 프랜차이즈 직영점

이런 제한이 있는 이유는 할인 혜택이 큰 상품권이 대기업이나 유흥업소로 몰려가지 않고, 실제로 성장 지원이 필요한 전통시장과 소상공인에게 도움이 되도록 하기 위해서입니다.

온누리상품권 가맹점이 되는 절차

가게가 온누리상품권을 받으려면, 단순히 “받겠다”라고 말한다고 해서 되는 것이 아니라 공식적으로 가맹점 등록을 해야 합니다. 이 과정은 보통 상인회 또는 개별 신청을 통해 이루어집니다.

상인회를 통한 일괄 등록

많은 전통시장과 상점가에는 상인회나 상점가진흥조합 같은 조직이 있습니다. 이 단체가 시장 전체, 또는 상점가 전체의 가게들을 모아 한 번에 가맹점 등록을 추진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때 진행되는 과정은 대략 다음과 같습니다.

  • 상인회에서 가게들에게 온누리상품권 가맹 여부를 안내합니다.
  • 가맹을 원하는 점포는 신청서를 제출하고 필요한 서류를 준비합니다.
  • 상인회가 이 자료들을 모아 중소기업유통센터 등 담당 기관에 일괄 신청합니다.
  • 심사를 거쳐 승인이 이루어지면 해당 점포들이 온누리상품권 가맹점으로 등록됩니다.

이 방식의 장점은 가게 주인이 혼자 서류를 준비하고 절차를 알아보지 않아도 된다는 점입니다. 상인회에서 양식과 방법을 안내해 주기 때문에 더 수월하게 진행할 수 있습니다.

개별 점포가 직접 신청하는 경우

모든 시장에 상인회가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규모가 작은 곳이나 새로 형성된 상권의 경우, 상인회가 없거나 아직 조직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곳의 점포는 개별적으로 가맹점 신청을 해야 합니다.

일반적으로는 다음과 같이 진행됩니다.

  • 해당 점포가 위치한 곳이 법에서 정한 전통시장, 상점가, 지하도상가에 해당하는지 먼저 확인합니다.
  • 중소기업유통센터나 관련 지자체 부서에 문의해 신청 방법과 제출 서류를 안내받습니다.
  • 사업자등록증 사본, 점포가 전통시장·상점가·지하도상가 안에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 서류 등을 준비합니다.
  • 신청서를 작성해 제출하고, 심사 후 승인을 기다립니다.

필요한 구체적인 서류와 신청 방법은 지자체나 담당 기관의 안내에 따라 조금씩 달라질 수 있습니다. 다만 기본적으로는 “사업자등록이 되어 있고, 지정된 시장·상점가·지하도상가 안에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온누리상품권 가맹점인지 확인하는 여러 가지 방법

막상 온누리상품권을 손에 들고 시장에 가면, 이 가게가 가맹점인지 아닌지 헷갈릴 때가 많습니다. 계산대까지 갔다가 “여긴 안 받아요”라는 말을 들으면 서로 조금 어색해지기도 합니다. 그래서 미리 가맹점 여부를 확인하는 방법을 알고 있으면 훨씬 편합니다.

가게 앞에 붙어 있는 표지 확인하기

온누리상품권을 받는 가게는 보통 출입문이나 계산대 근처에 “온누리상품권 가맹점”이라고 적힌 스티커나 안내판을 붙여 둡니다. 이것만 봐도 이 점포에서 온누리상품권을 쓸 수 있는지 어느 정도 알 수 있습니다.

다만 스티커를 붙여놓고도 나중에 가맹이 해지되었거나, 모바일 온누리상품권은 받지 않고 종이만 받는 경우 등 세부 조건은 다를 수 있어서, 헷갈리면 계산 전에 한 번 더 물어보는 것이 좋습니다.

온누리상품권 관련 앱에서 가맹점 찾기

모바일 온누리상품권을 사용할 때는 앱에서 가맹점 찾기 기능을 제공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현재 위치를 기준으로 주변 가맹점을 보여주거나, 상호명을 검색할 수 있는 기능이 있어 어느 정도 참고가 됩니다. 다만 실제 현장 상황이 앱에 모두 반영되지 못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앱 정보는 “참고용”으로 보고, 현장에서 다시 확인하는 것이 가장 안전합니다.

직접 점포에 물어보기

가장 확실한 방법은 결국 점포에 직접 물어보는 것입니다. 계산하기 전에 “온누리상품권 결제 가능하나요?”라고 한마디만 물어봐도, 종이 상품권만 가능한지, 모바일도 가능한지, 일부 품목은 제외되는지 등을 바로 알 수 있습니다.

특히 같은 시장 안에서도 점포마다 상황이 다를 수 있기 때문에, 매번 확인하는 습관을 들이면 불필요한 오해를 줄일 수 있습니다.

온누리상품권 가맹점 기준이 중요한 이유

온누리상품권은 단순히 “할인된 상품권으로 물건을 싸게 살 수 있게 해주는 제도”가 아닙니다. 원래의 목적은 전통시장과 동네 상권을 활성화하고, 지역 경제가 살아나도록 돕는 데 있습니다. 그래서 굳이 법에 근거해 가맹점 기준을 정하고, 대형마트나 사행성 업종을 제외해 두는 것입니다.

이 기준이 없다면 할인 혜택을 노리고 규모가 큰 업체들이 대부분의 이익을 가져가 버릴 수 있습니다. 그러면 정작 도움을 받아야 할 전통시장과 소상공인들에게 돌아가는 몫이 줄어들고, 제도의 취지가 흐려지게 됩니다. 그래서 어떤 지역에 있는 어떤 업종의 점포만 가맹점이 될 수 있는지 세세하게 정해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시장 골목을 걸어다니다 보면 작은 가게 하나하나가 지역 사람들의 생활과 연결되어 있다는 느낌이 들 때가 있습니다. 온누리상품권 가맹점 기준을 이해하고 나면, 상품권 한 장을 쓰더라도 “이 돈이 어디를 향해 흐르고 있는지”를 조금 더 분명하게 떠올리게 됩니다. 그렇게 소비하는 사람과 가게 주인, 그리고 지역 전체가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점에서 온누리상품권과 그 가맹점 제도는 꽤 의미 있는 장치라고 느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