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퇴근 시간마다 비슷한 얼굴들을 자주 보게 됩니다. 같은 시간, 같은 칸에 서 있다 보면, 누가 항상 책을 읽는지, 누가 이어폰을 꼭 끼고 있는지, 또 누가 교복을 입고 서둘러 내리는지 자연스럽게 눈에 들어옵니다. 어느 날, 늘 보이던 교복 입은 친구가 교통카드를 찍으면서 옆 친구에게 “이번 달에는 기후동행카드 후불로 바꿔서 그냥 막 타고 다닌다”고 말하는 걸 들었습니다. 그때 처음 ‘후불 기후동행카드’라는 말을 듣고 궁금해지기 시작했습니다. 도대체 뭐길래 매일 대중교통을 타는 학생들까지 관심을 가지는 걸까, 직접 알아보고 하나씩 정리해보게 되었습니다.

기후동행카드 후불 결제형이란 무엇인지

기후동행카드는 일정 금액을 내면 한 달 동안 정해진 범위 안에서 대중교통을 거의 마음껏 이용할 수 있도록 만든 교통 전용 카드입니다. 원래는 충전해서 쓰는 선불 방식이 먼저 나왔는데, 후에 신용카드나 체크카드 안에 이 기능을 넣은 후불 결제 방식이 새로 등장했습니다.

후불 결제형 기후동행카드는 말 그대로 ‘먼저 이용하고 나중에 돈을 내는’ 구조입니다. 별도로 교통카드에 돈을 충전할 필요가 없고, 한 달 이용료가 카드 대금처럼 매월 자동으로 결제됩니다. 이 기능이 들어간 카드를 한 장만 들고 다니면, 그 카드로 일반 결제도 하고 대중교통도 이용할 수 있습니다.

후불 기후동행카드 발급 시기와 어디서 신청하는지

후불 결제형 기후동행카드는 2024년 5월 중순부터 순차적으로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신한카드가 5월 16일에 가장 먼저 출시했고, 이후 하나카드, 우리카드, KB국민카드, NH농협카드, BC카드 계열 등 주요 카드사들이 차례로 참여했습니다. 구체적인 날짜나 상품 구성은 카드사마다 조금씩 다를 수 있습니다.

신청 방법은 일반 카드 신청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다만 각 카드사에서 실제로 어떤 이름으로 상품을 내놓았는지, 기후동행 기능이 들어간 카드가 따로 있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어디서 어떻게 신청할 수 있는지

기본적으로 다음과 같은 경로에서 신청이 가능합니다.

  • 각 카드사 모바일 앱
  • 카드사 홈페이지
  • 카드사 고객센터 상담 후 신청
  • 해당 카드사와 제휴된 은행 지점 방문 신청

다만 모든 지점이나 모든 상담 창구에서 기후동행카드를 바로 안내해주는 것은 아닐 수 있습니다. 그래서 신청 전에는 본인이 이용하려는 카드사가 기후동행카드 후불 상품을 운영하는지, 어떤 카드에 이 기능이 포함되는지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누가 신청할 수 있는지

후불 결제형 기후동행카드는 일반 신용카드나 체크카드 발급 기준을 그대로 따릅니다. 즉, 다음과 같은 점을 기본적으로 생각해야 합니다.

  • 신용카드는 만 19세 이상이거나, 카드사에서 정한 조건을 충족해야 합니다.
  • 체크카드는 보통 나이가 더 어려도 발급이 가능하지만, 은행 계좌가 있어야 하고, 부모 동의가 필요한 경우도 있습니다.
  • 신용 상태, 소득, 기존 거래 내역 등에 따라 발급 여부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결국 “신용카드나 체크카드를 발급받을 자격이 있는 사람”이라면 후불 기후동행카드 기능이 들어간 상품을 신청할 수 있다고 보면 됩니다.

기후동행카드가 원래 제공하는 기본 혜택

후불이냐 선불이냐와 상관없이, ‘기후동행카드’라는 이름으로 제공되는 핵심 혜택은 거의 같습니다. 후불형도 이 기본 혜택 위에 후불 카드의 장점이 더해지는 구조입니다.

한 달 동안 무제한에 가깝게 대중교통 이용

기후동행카드를 발급받아서 처음 개찰구에 찍는 순간부터 30일 동안 정해진 범위 내에서 자유롭게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다만 ‘모든 교통수단’이 되는 것은 아니고, 서울을 중심으로 한 특정 범위가 정해져 있습니다.

  • 서울 지하철 전 노선 이용 가능 (민자 노선인 신분당선은 제외)
  • 서울 시내버스 (간선, 지선, 순환, 광역, 심야버스)
  • 서울 마을버스
  • 서울시 공공자전거 따릉이 선택 이용 가능

이때 따릉이는 별도의 선택 사항으로 붙는 개념입니다. 즉, 대중교통만 이용하는 상품과 대중교통에 따릉이까지 함께 포함된 상품으로 나뉩니다.

이용 요금과 종류

요금 체계는 대략 다음과 같이 알려져 있습니다.

  • 월 62,000원: 지하철과 버스 등 대중교통만 이용
  • 월 65,000원: 대중교통 + 따릉이 이용

가격은 정책에 따라 변동될 수 있지만, 대략 이 정도를 기준으로 보면 됩니다. 한 달 동안 통학이나 통근, 학원, 약속 등으로 대중교통을 자주 타는 편이라면, 일반 교통카드를 사용하는 것보다 비용이 줄어드는 경우가 많습니다.

교통비 절감과 환경 측면의 의미

기후동행카드는 이름처럼 ‘기후’와 ‘동행’이라는 의미를 동시에 담고 있습니다. 자동차를 조금이라도 덜 타고, 버스와 지하철을 더 이용하도록 유도하기 위해 만들어진 제도입니다. 실제로 다음과 같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 대중교통을 많이 이용하는 사람일수록 교통비를 절약할 수 있습니다.
  • 자가용 이용을 줄이면 도로 정체가 줄어들고,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감소시키는 데 도움이 됩니다.
  • 자연스럽게 자동차 대신 대중교통을 선택하게 되는 생활 습관을 만드는 계기가 됩니다.

결국 돈을 아끼는 동시에, 환경 보호에도 조금씩 참여하는 셈입니다.

후불 결제형이라서 생기는 추가 장점들

여기서부터가 후불 기후동행카드의 특징입니다. 선불형과 기본 혜택은 비슷하지만, 후불 구조 덕분에 편리해지는 부분과 카드사에서 제공하는 부가 혜택들이 더해집니다.

매달 자동 결제로 충전 걱정을 덜 수 있음

선불형 기후동행카드는 사용 전에 미리 6만 원대 금액을 충전해두어야 합니다. 잔액이 부족하면 다시 충전해야 하고, 기간이 끝나면 또 새로 결제해야 합니다. 반면 후불형은 다음과 같이 다르게 움직입니다.

  • 카드에 들어 있는 기후동행 기능을 한 번 신청하면,
  • 카드가 유효한 기간 동안 매달 자동으로 이용료가 결제됩니다.
  • 따로 충전하거나 매달 다시 구매하는 절차를 줄일 수 있습니다.

이용을 그만하고 싶을 때는 카드사 앱이나 고객센터, 또는 티머니 관련 앱 등에서 기후동행 기능을 정지할 수 있습니다. 단, 정지 시점과 약관에 따라 해당 달 이용료가 전부 청구될지, 일부만 환불이 되는지 등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사용 전 반드시 각 카드사의 안내를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카드사별 포인트, 할인, 캐시백 혜택

후불형 기후동행카드의 가장 큰 차별점은, 대중교통 이용료 자체가 일반 카드 결제금액으로 취급된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카드사에서 제공하는 다양한 부가 혜택과 연결될 수 있습니다.

  • 카드 사용액에 따라 포인트가 적립될 수 있습니다.
  • 통신비, 주유, 편의점, 카페 등 특정 업종에서 할인 혜택을 함께 받을 수 있습니다.
  • 한 달 카드 실적을 채우는 데 기후동행카드 이용료가 포함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카드사와 상품마다 조건이 다릅니다. 어떤 카드는 대중교통 이용금액에만 특별 할인율을 주기도 하고, 어떤 카드는 실적 인정은 되지만 별도의 추가 혜택은 없을 수도 있습니다. 또, 일부 카드는 특정 조건을 충족하지 못하면 연회비만 내고 혜택을 제대로 못 받을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후불 기후동행카드를 신청하기 전에는 카드사에서 제공하는 상품 설명서나 이용 약관을 천천히 읽고, 본인의 소비 패턴과 잘 맞는지 점검하는 과정이 꼭 필요합니다.

초기 목돈 부담이 줄어드는 구조

선불형 기후동행카드는 한 번에 6만 원대의 금액을 결제해야 시작할 수 있습니다. 물론 이것도 한 달 기준으로 보면 그렇게 큰돈만은 아니지만, 생활비가 빠듯할 때는 한꺼번에 내는 것이 부담스러울 수 있습니다.

후불형은 한 달 사용 후에 결제가 이뤄집니다. 그래서 교통비를 ‘그 달 카드 대금’ 속 일부로 나눠서 관리하는 느낌으로 쓸 수 있습니다. 특히 신용카드를 사용하는 사람들에게는 한 번에 돈을 미리 빼놓지 않아도 되니 심리적인 부담이 약간 줄어드는 효과가 있습니다. 다만, 사용했다는 사실을 잊고 과도하게 결제하면 나중에 한꺼번에 돈이 빠져나가므로, 본인 소비 습관을 잘 알고 있어야 합니다.

소득공제 측면에서의 이점

일반적으로 신용카드와 체크카드 사용 금액은 연말정산 때 소득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후불형 기후동행카드를 이용하면 매달 내는 기후동행 이용료 역시 카드 사용액에 포함됩니다. 따라서 평소 대중교통을 많이 이용하면서 연말정산을 준비해야 하는 근로자 입장에서는, 기후동행카드를 단순한 교통카드가 아닌 하나의 소비 항목으로도 활용할 수 있습니다.

티머니페이 앱과 연동되는 경우

후불형 기후동행카드는 보통 실물 카드 형태로 발급받게 되지만, 일부 경우에는 티머니페이 앱과 연동해 모바일에서도 이용할 수 있도록 되어 있습니다. 대략 다음과 같은 흐름입니다.

  • 카드사에서 후불형 기후동행카드 실물 카드를 발급받습니다.
  • 이 카드를 티머니페이 앱에 등록합니다.
  • 안드로이드 기기에서는 모바일 교통카드처럼 단말기를 찍고 이용할 수 있습니다.

다만 운영체제에 따라 차이가 있습니다. 안드로이드폰은 교통카드 기능을 직접 쓸 수 있는 경우가 많지만, 아이폰(iOS)은 시스템 특성상 티머니 후불 교통 기능을 직접 사용할 수 없는 제한이 여전히 존재합니다. 이 경우 실물 카드만 실제 교통수단에서 사용하고, 앱은 이용 내역 조회나 따릉이 이용권 등록, 정지 신청 등에만 활용해야 할 수 있습니다.

실제 이용 방법과 알아두어야 할 점들

카드를 받은 후 처음 사용할 때

후불 기후동행카드를 발급받고 나면, 따로 복잡한 등록 절차 없이 실물 카드를 가지고 지하철 개찰구나 버스 단말기에 태그하면 됩니다. 그 순간부터 30일 이용 기간이 시작되며, 종료일이 되면 같은 방법으로 다시 다음 달 이용권을 결제한 것으로 처리됩니다(자동결제를 활성화해둔 경우).

이용 정지와 환불 관련 주의사항

기후동행카드를 더 이상 사용하고 싶지 않을 때는, 중간에 기능을 정지하거나 해지 신청을 해야 합니다. 일반적으로는 다음과 같은 방법으로 가능하도록 안내되고 있습니다.

  • 티머니페이 앱에서 정지 또는 환불 메뉴 이용
  • 카드사 고객센터를 통한 해지 요청

다만 환불 기준은 카드사와 운영 주체의 약관에 따라 다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사용을 거의 안 했을 때는 일부 금액만 내거나 환불을 받을 수 있지만, 이미 많이 이용한 뒤에는 해당 달 요금이 전액 청구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사용 전이나 신청 직후에 반드시 약관을 읽어보고, “사용 시작 후 몇 일 안에 취소하면 어떻게 되는지”, “중간에 정지하면 남은 기간은 환불이 되는지” 등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기후동행카드가 적용되지 않는 교통수단

기후동행카드라고 해서 모든 교통수단이 다 가능한 것은 아닙니다. 대표적으로 다음과 같은 교통수단은 이용 대상에서 제외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 신분당선 (민자 노선)
  • 타 시·도 면허 버스 (서울 시외 구간 운행 일부 광역버스 제외)
  • 공항버스
  • KTX 및 일반 기차

즉, 서울을 중심으로 한 도시철도와 시내·광역버스, 마을버스, 따릉이 등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고 이해하시면 됩니다. 멀리 지방으로 이동할 때나, 공항으로 가는 리무진 버스를 탈 때는 별도의 요금을 내야 합니다.

어떤 사람에게 특히 잘 맞는지 생각해보기

후불 기후동행카드는 ‘대중교통을 자주 타는지’, ‘카드를 평소에 어떻게 사용하는지’에 따라 만족도가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다음과 같은 사람들에게 특히 잘 맞는 편입니다.

  • 지하철과 버스를 거의 매일 이용하는 통학·통근자
  • 서울 안에서 약속, 학원, 취미 활동 등으로 이동이 잦은 사람
  • 이미 특정 카드사의 신용카드나 체크카드를 꾸준히 쓰고 있어서 실적을 채워야 하는 사람
  • 충전이나 잔액 확인을 자주 하는 것이 번거로운 사람

반대로, 한 달 동안 버스나 지하철을 몇 번 안 타는 사람이라면, 굳이 기후동행카드를 쓸 필요가 없을 수 있습니다. 또, 카드를 사용하면 자꾸 과소비를 하게 되는 편이라면, 선불형처럼 아예 교통비를 따로 떼어놓고 관리하는 것도 한 가지 방법입니다.

기후동행카드 후불 결제형은 단순한 교통카드를 넘어, 생활 속 이동 습관과 소비 패턴을 함께 바꾸는 도구처럼 느껴집니다. 매일 개찰구를 지나며 찍는 한 번의 태그에, 이동의 자유와 비용 절감, 그리고 작지만 꾸준한 환경 보호의 의미가 함께 담겨 있는 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