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여의도 벚꽃길을 달려봤을 때를 아직도 잊지 못합니다. 강바람이 조금 차갑게 불어오는데, 길 양쪽으로 벚꽃이 눈처럼 흩날리며 떨어졌습니다. 평소 같았으면 사람들 사이를 비집고 천천히 걸었을 거리인데, 그날만큼은 수많은 사람들이 같은 방향을 바라보며 발을 맞춰 달리고 있었습니다. 기록을 재는 진지한 러너도 있었고, 친구들과 사진을 찍으며 웃는 사람들도 있었고, 가족끼리 손을 잡고 걷듯이 완주하는 모습도 보였습니다. 그때 “벚꽃과 마라톤을 함께 즐기는 사람들이 정말 많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서울 벚꽃 마라톤”이라는 이름의 한 가지 큰 공식 대회가 있다고 생각하시지만, 2024년 기준으로 그런 이름을 가진 단일 대규모 공식 대회는 명확하게 존재하지 않습니다. 대신 서울 곳곳에서 봄, 특히 벚꽃이 피는 시기에 맞춰 다양한 러닝 대회가 열립니다. 그중에서도 여의도에서 열리는 벚꽃 관련 대회가 가장 많이 알려져 있습니다.
여의도 벚꽃 대회의 실제 모습
여의도는 서울에서 벚꽃으로 가장 유명한 곳 가운데 하나입니다. 국회의사당 뒤편 윤중로 일대와 한강공원 일대는 봄마다 벚꽃이 하얗게 터지듯 피어오릅니다. 이 시기를 노려 여러 러닝 대회가 열리는데, 흔히 “여의도 벚꽃마라톤”이라고 불리는 행사들도 실제 이름이나 세부 내용은 해마다 조금씩 달라질 수 있습니다.
2024년에도 여의도 한강공원과 윤중로를 중심으로 벚꽃 시즌 러닝 대회가 진행되었습니다. 날짜는 4월 초 일요일이었고, 장소는 여의도 한강공원 이벤트 광장 일대가 중심이었습니다. 참가자들은 대체로 이런 종목을 선택해서 참여했습니다.
- 하프 마라톤(약 21.0975km)
- 10km 코스
- 5km 코스 또는 가족·체험형 코스
전문적으로 기록을 노리는 사람들은 하프 마라톤에 많이 참여하고, 가볍게 벚꽃길을 즐기고 싶은 사람들은 10km나 5km에 참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코스는 한강변을 크게 도는 방식으로 구성되는 경우가 많고, 벚꽃이 피는 시기에는 일부 구간에서 양옆으로 벚꽃 터널을 지나가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 대회들은 보통 연초부터 참가 신청을 받기 시작합니다. 대략 1월 말에서 3월 초 사이에 접수를 열고, 인기가 높아 빨리 마감되는 편입니다. 대회별로 참가비, 제공되는 기념품(티셔츠, 기념 메달 등), 참가 인원 규모가 다르기 때문에 사전에 상세 정보를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2025년 여의도 벚꽃 관련 대회는 어떻게 준비할까
벚꽃 시기는 해마다 기온과 날씨에 따라 조금씩 바뀌지만, 대체로 3월 말에서 4월 초 사이가 가장 만개하는 시기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2025년에도 여의도 일대 벚꽃 러닝 대회는 비슷한 시기에 열릴 가능성이 높습니다.
다만 이 대회들은 매년 똑같은 이름으로 열리는 것이 아니라, 주최 단체와 스폰서에 따라 명칭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어떤 해에는 “여의도 벚꽃마라톤”이라는 이름으로, 또 어떤 해에는 “한강 벚꽃런”, “스프링 러닝 페스티벌”처럼 다른 이름으로 진행되기도 합니다. 이름이 조금 달라져도, 여의도 벚꽃길을 달린다는 핵심은 크게 변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2025년 일정을 미리 알고 싶다면 다음과 같은 방법을 활용할 수 있습니다.
- 러닝·마라톤 관련 커뮤니티에서 봄 시즌 대회 일정 공지를 확인합니다.
- 마라톤 신청 전문 사이트나 스포츠 이벤트 안내 페이지에서 “여의도”, “벚꽃”, “한강”과 관련된 키워드를 검색합니다.
- 전년도(2024년)에 열렸던 벚꽃 러닝 대회의 이름을 기준으로, 같은 주최 측이 2025년에도 대회를 여는지 확인합니다.
대부분의 봄 시즌 대회는 전년도 가을부터 준비를 시작하고, 연말이나 연초에 모집 공지를 올리는 편입니다. 그래서 2025년 봄 대회를 노리고 있다면 2024년 말부터 차근차근 정보를 찾아보는 것이 좋습니다.
서울에서 즐길 수 있는 다른 봄 마라톤들
벚꽃을 메인 테마로 내세우지는 않더라도, 서울에서는 봄마다 다양한 러닝 대회가 열립니다. 이 대회들은 벚꽃과 정확히 날짜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날씨가 따뜻해지기 시작하는 시기에 열려서 운동하기에 좋습니다.
서울마라톤(동아마라톤)
서울마라톤, 흔히 동아마라톤이라고 부르는 이 대회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되고 규모가 큰 국제 마라톤 대회 가운데 하나입니다. 풀코스(42.195km)를 중심으로 운영되며, 세계적인 엘리트 선수들과 일반 마라톤 동호인들이 함께 참여합니다.
2024년에는 3월 중순에 행사가 진행되었고, 엘리트 부문과 일반 참가자를 위한 마스터즈 부문이 나누어 열렸습니다. 서울 시내 도로를 통제하고 달리는 만큼 규모가 크고, 본격적으로 기록에 도전하는 사람들에게 인기가 많습니다. 벚꽃이 피기 직전 시기라서, 완연한 벚꽃길은 아니지만 봄 공기를 느끼며 달릴 수 있습니다.
이 대회도 매년 비슷한 시기에 열리는 경향이 있지만, 세부 일정과 코스, 참가비 등은 해마다 조금씩 달라질 수 있습니다. 대회가 가까워지면 공지되는 정보를 통해 확인하는 편이 가장 정확합니다.
서울 인근의 다른 봄철 대회
서울에서 조금만 벗어나면 “벚꽃”이라는 이름이 들어가는 대규모 대회도 여럿 있습니다. 예를 들어 경주에서는 경주벚꽃마라톤처럼 벚꽃을 전면에 내세운 행사가 열립니다. 이런 대회들은 서울에서 출발해 당일치기나 1박 2일 여행을 겸해 참가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기차나 고속버스를 타고 내려가, 경기 전날 천천히 코스를 둘러보고 사진도 찍으면서 벚꽃을 즐기는 식입니다.
이처럼 “서울 벚꽃 마라톤”이라는 이름의 하나뿐인 대표 대회를 찾는다면 약간 헷갈릴 수 있지만, 실제로는 서울 안팎에 다양한 봄철 대회가 존재하고, 각자 나름의 매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벚꽃 시즌 마라톤에 참가할 때 알아두면 좋은 점
벚꽃이 피는 시기의 마라톤은 풍경이 아름답지만, 그만큼 준비해야 할 것도 있습니다. 특히 첫 참가를 준비하고 있다면 몇 가지를 미리 알고 있으면 좋습니다.
1. 정확한 정보는 공식 안내에서 확인하기
마라톤 대회 이름은 해마다 조금씩 바뀌고, 일정도 주최 측 사정이나 날씨에 따라 조정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검색창에 떠도는 예전 정보를 그대로 믿기보다는, 다음과 같은 순서로 정보를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 가장 먼저 대회 공식 안내문을 찾습니다. 주최·주관 단체에서 배포하는 공지가 기준이 됩니다.
- 공식 안내에서 날짜, 시간, 집결 장소, 코스, 참가비, 환불 규정 등을 꼼꼼히 읽습니다.
- 내용이 애매하거나 변경되었다는 공지가 있으면, 최신 날짜의 안내를 기준으로 생각합니다.
특히 벚꽃 시즌에는 주말마다 여러 대회가 열리기 때문에, 비슷한 이름의 행사와 헷갈리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2. 참가 신청 시기 놓치지 않기
벚꽃이 피는 시기는 짧고, 모두가 그 시기를 노리기 때문에 참가 경쟁이 치열합니다. 일부 인기 있는 대회는 접수 시작 당일, 심지어 몇 시간 만에 마감되기도 합니다. 이런 상황을 피하려면 다음과 같이 준비하는 것이 좋습니다.
- 전년도 대회가 언제 열렸는지 확인하고, 비슷한 시기에 공지가 올라오는지 지켜봅니다.
- 주최 측에서 안내하는 접수 시작 날짜와 시간을 메모해두고, 그날 미리 회원 가입이나 결제 수단 등록 등을 준비합니다.
- 여러 종목 중 어느 거리를 신청할지 미리 정해두면, 접수 화면에서 헤매지 않게 됩니다.
처음 참가하는 경우 너무 긴 거리보다는 5km나 10km처럼 부담이 덜한 종목을 선택하는 것도 좋습니다. 완주에 성공하면 자신감이 생기고, 다음 해에는 더 긴 거리에도 도전해볼 수 있습니다.
3. 참가 자격, 비용, 준비물 확인하기
마라톤 대회마다 나이 제한, 참가비, 제공되는 혜택 등이 다릅니다. 예를 들어 어떤 대회는 미성년자 참가에 보호자 동의를 요구할 수도 있고, 가족이 함께 뛰는 패밀리 코스를 별도로 운영하기도 합니다.
일반적으로는 다음 내용을 확인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 참가 가능한 최소·최대 연령, 보호자 동반 필요 여부
- 종목별 참가비와 환불 규정
- 기념품(티셔츠, 번호표, 기록 측정용 칩, 메달 등) 포함 여부
- 현장 수령 물품과 사전 배송 물품이 어떻게 나뉘는지
준비물도 중요합니다. 러닝화는 발에 맞는 것을 미리 길들여 놓는 것이 좋고, 옷은 날씨 변화에 대비해 얇은 겉옷을 추가로 준비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벚꽃 시즌이라 해도 새벽과 아침은 생각보다 쌀쌀할 수 있습니다.
4. 날씨와 컨디션에 따라 유연하게 대응하기
마라톤 대회는 대부분 비가 와도 진행되지만, 폭우나 심한 미세먼지, 안전 문제가 예상될 경우 주최 측에서 연기나 코스 변경을 결정할 수 있습니다. 또 본인이 감기나 부상으로 컨디션이 좋지 않을 때는 무리해서 완주를 시도하기보다 건강을 우선하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벚꽃이 피는 시기에는 일교차가 크고, 알레르기 비염이 있는 사람은 꽃가루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습니다. 필요하다면 마스크나 눈 보호용 안경 등을 준비해 두면 도움이 됩니다.
벚꽃과 함께 달린다는 것의 의미
벚꽃길을 달리는 경험은 단순히 운동을 한다는 것 이상의 느낌을 줍니다. 겨울 동안 추워서 움츠러들었던 몸을 다시 깨우는 과정이기도 하고, 짧게 피었다가 금세 지는 벚꽃을 보면서 지금 이 순간을 아끼게 되는 경험이기도 합니다. 기록을 재는 사람도, 친구들과 사진을 찍으러 가는 사람도, 혼자 조용히 달리는 사람도 각자 이유는 달라도 같은 길 위를 함께 걷고 달립니다.
“서울 벚꽃 마라톤”이라는 단 하나의 거대한 대회를 찾기보다는, 여의도와 한강, 그리고 서울 곳곳에서 열리는 여러 봄철 러닝 대회를 살펴보는 시선으로 바라보면 더 많은 선택지가 보입니다. 이름은 매년 조금씩 바뀌더라도, 벚꽃이 흩날리는 길을 달리며 봄을 온몸으로 느낀다는 사실은 크게 달라지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