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타키나발루 공항 입국 심사대 앞에 서 있으면, 대부분 한 번쯤은 괜히 가방 안을 다시 뒤적이게 됩니다. 예전에 다른 나라에서 종이 입국신고서를 썼던 기억 때문에, 혹시 여기서도 뭔가 하나 빠트린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주변에서도 “입국 카드 써야 하나요?”, “Q-코드 필요하나요?” 같은 질문을 많이 하게 되는데, 막상 알고 보면 절차는 생각보다 단순합니다.
말레이시아 입국 시 종이 입국신고서 작성 여부
코타키나발루를 포함한 말레이시아 공항에서는 일반 관광객 기준으로 별도의 종이 입국신고서를 작성하지 않습니다. 예전처럼 비행기에서 승무원이 나눠주는 종이 카드를 받아 적는 방식이 아니라, 디지털 방식으로 정보를 미리 제출하는 시스템으로 변경되어 있습니다.
대신 말레이시아 디지털 입국 카드(MDAC)를 온라인으로 작성해야 하며, 이것이 종이 입국신고서를 대체하고 있다고 이해하시면 가장 쉽습니다.
MDAC(말레이시아 디지털 입국 카드)란 무엇인지
MDAC(Malaysia Digital Arrival Card)는 말레이시아에 입국하는 외국인의 기본 정보를 미리 등록하는 온라인 사전 입국 신고 시스템입니다. 공항에서 줄을 서 있는 동안 급하게 적는 것이 아니라, 출국 전 여유 있을 때 미리 작성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입니다.
대부분의 한국인 관광객은 MDAC 작성 대상에 해당하며, 일부 예외(싱가포르 시민, 말레이시아 영주권자, 자동 출입국 시스템 정식 등록자 등)를 제외하고는 일반 여행자는 작성한다고 생각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MDAC 작성 가능 시기와 기준
MDAC는 말레이시아 입국 예정일 기준 3일 전부터 작성할 수 있습니다.
- 예: 1월 4일 코타키나발루 도착 예정 → 1월 1일부터 작성 가능
너무 일찍 작성하면 시스템에서 날짜 선택이 되지 않을 수 있으니, 출발 전 일정이 확정된 시점에 맞춰 3일 이내에 진행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MDAC 작성 시 필요한 정보
작성 과정은 그리 어렵지 않지만, 미리 준비해 두면 한 번에 끝낼 수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다음과 같은 정보가 필요합니다.
- 여권에 기재된 영문 이름
- 국적
- 여권 번호
- 입국 예정일(Date of Arrival)
- 출국 예정일(Date of Departure)
- 항공편명(예: KE123, AK1234 등)
- 말레이시아 내 숙소 정보(호텔 이름 또는 주소)
- 이메일 주소(확인용)
- 연락 가능한 연락처
모든 내용을 입력한 뒤 제출하면 별도의 회원가입 없이 절차가 마무리되며, 작성 과정 자체는 일반적인 온라인 양식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MDAC 작성 후 꼭 해두면 좋은 일
MDAC를 제출하면 화면에 확인 페이지가 나타나거나, 입력한 이메일 주소로 확인 메일이 도착할 수 있습니다. 입국 심사 시 직원이 별다른 요구 없이 바로 통과시키는 경우도 많지만,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다음과 같이 준비해 두면 안심이 됩니다.
- 확인 페이지를 캡처해 휴대폰에 저장
- 이메일로 온 확인 메일을 별도 폴더에 보관
- 필요하다면 출력물 한 장 정도 준비
입국 심사관이 MDAC 작성 여부를 확인하거나, 확인 화면을 보여 달라고 요청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어 이렇게 대비해 두면 부담이 줄어듭니다.
Q-코드(Q-Code)와의 혼동 정리
여기서 헷갈리기 쉬운 부분이 바로 Q-코드입니다. 코로나19 시기에 한국 등 일부 국가에서 방역과 건강 상태 확인을 위해 사용하던 시스템이라, 예전에 해외여행을 하신 분들은 자연스럽게 Q-코드를 떠올리곤 합니다.
하지만 말레이시아는 현재 Q-코드 시스템을 사용하지 않으며, 코타키나발루 입국 시에도 Q-코드는 전혀 필요하지 않습니다. 건강 관련 사전 신고나 별도 방역 서류 제출 의무도 일반적인 관광 목적 입국 기준으로는 운영되고 있지 않습니다.
여권, 비자, 항공권 등 기본 입국 요건
MDAC 외에도 말레이시아 입국 시 기본적으로 확인해야 할 사항들이 있습니다. 이 부분은 규정이 비교적 명확합니다.
- 여권 유효기간: 말레이시아 도착일 기준 6개월 이상 남아 있어야 합니다.
- 비자: 대한민국 국적자는 관광 목적 여행 시, 90일 이내 체류의 경우 비자 없이 입국이 가능합니다.
- 왕복 항공권: 일부 입국 심사관이 귀국 또는 제3국으로 출국하는 항공권을 보여 달라고 요청할 수 있으므로, 전자 항공권을 휴대폰에 저장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 숙소 정보: 예약해 둔 호텔 바우처나 주소를 미리 정리해 두면, 입국 카드 작성 및 심사 시에도 답변이 수월합니다.
이 기본 사항만 잘 준비해 두면, 입국 심사에서 추가 질문을 받더라도 비교적 짧은 시간 안에 통과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실제 입국 과정에서 느껴지는 점들
코타키나발루에 도착하면 긴 비행 끝에 피곤한 상태로 입국 심사대에 서게 됩니다. 그때 “MDAC 작성하셨나요?”라는 질문을 받으면, 미리 준비한 화면 캡처를 바로 보여주며 가볍게 지나갈 수 있어 마음이 편안해집니다. 반대로 그 자리에서 처음 듣는 것처럼 당황하면, 공항 와이파이를 연결하고, 여권 정보를 꺼내 다시 입력해야 해서 여행 시작부터 지치기 쉽습니다.
여행 준비 단계에서 MDAC를 한 번만 제대로 해두면, 공항에서는 거의 신경 쓸 일이 없습니다. 종이 입국신고서를 따로 작성하지 않는다는 점, Q-코드는 필요 없다는 점만 기억해 두어도, 코타키나발루 입국 절차는 훨씬 단순하게 느껴지실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