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새로 산 컴퓨터를 켰을 때는 전원 버튼을 누르고 잠깐 눈을 깜빡이면 바로 바탕화면이 보였던 기억이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부팅이 점점 느려져서, 전원을 켜두고 물 한 잔을 가져와도 아직 시작하는 중일 때가 있습니다. 직접 컴퓨터를 사용하다 보면 “뭘 잘못한 건가?”라는 걱정이 들기도 합니다. 사실 윈도우 11에서 부팅이 느려지는 이유는 한 가지가 아니라 여러 요소가 조금씩 쌓여서 나타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래 내용을 차근차근 따라 하시면, 괜히 겁먹지 않고 스스로 원인을 찾고 속도를 개선해볼 수 있습니다.
1. 시작 프로그램 정리로 가볍게 출발하기
윈도우가 켜질 때 자동으로 같이 실행되는 프로그램이 많으면, 부팅 시간이 길어질 수 있습니다. 메신저, 게임 런처, 클라우드 동기화 프로그램 등은 편리하지만 모두 동시에 켜지면 컴퓨터에 부담을 줍니다.
이럴 때는 작업 관리자를 이용해 필요 없는 시작 프로그램을 꺼 두는 것이 좋습니다.
순서는 다음과 같습니다.
- 키보드에서 Ctrl + Shift + Esc를 눌러 작업 관리자를 엽니다.
- 상단의 ‘시작프로그램’ 탭을 클릭합니다.
- 목록에서 자주 사용하지 않는 프로그램을 선택한 뒤, 오른쪽 아래의 ‘사용 안 함’을 눌러 비활성화합니다.
다만, 보안 프로그램이나 그래픽 카드 관련 프로그램 등 시스템에 꼭 필요한 항목은 그대로 두는 것이 좋습니다. 이름이 낯설고 역할을 모르겠다면 바로 끄기보다는 한 번 검색해 본 뒤 결정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2. 윈도우 설정에서 시작 앱 추가로 정리하기
작업 관리자에 나오지 않는 시작 앱도 있습니다. 이 경우 윈도우 설정에서 따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 Windows 키 + I를 눌러 ‘설정’을 엽니다.
- ‘앱’을 클릭한 뒤 ‘시작 앱’ 메뉴로 이동합니다.
- 목록에서 잘 사용하지 않는 앱의 스위치를 ‘끔’으로 바꿉니다.
이렇게 두 군데(작업 관리자와 설정)에서 시작 프로그램을 정리하면, 윈도우가 켜질 때 불필요한 프로그램들이 한꺼번에 달라붙는 상황을 많이 줄일 수 있습니다.
3. 빠른 시작 기능 제대로 켜져 있는지 확인하기
윈도우 11에는 ‘빠른 시작’이라는 기능이 있습니다. 컴퓨터를 완전히 꺼질 때 운영체제의 일부 정보를 저장해두었다가, 다음에 켤 때 더 빠르게 불러오는 방식입니다. 보통 기본으로 켜져 있지만, 설정을 바꾸는 과정에서 꺼져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 Windows 키 + R을 누르고 powercfg.cpl을 입력한 뒤 Enter를 눌러 전원 옵션을 엽니다.
- 왼쪽 메뉴에서 ‘전원 단추 작동 설정’을 클릭합니다.
- 위쪽의 ‘현재 사용할 수 없는 설정 변경’을 클릭해 회색으로 잠겨 있던 항목을 활성화합니다.
- 아래쪽 ‘종료 설정’에서 ‘빠른 시작 켜기(권장)’에 체크하고 ‘변경 내용 저장’을 클릭합니다.
만약 이 옵션이 보이지 않는다면, 컴퓨터의 전원 관리 방식이나 디스크 종류에 따라 표시되지 않을 수 있으니 너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4. 디스크 정리로 불필요한 파일 비우기
컴퓨터를 오래 쓰다 보면 임시 파일, 업데이트 잔여 파일, 휴지통 파일 등이 조금씩 쌓입니다. 이런 파일들이 많을수록 디스크 읽기·쓰기 작업에 부담이 늘어나고, 전반적인 속도가 떨어질 수 있습니다.
디스크 정리는 다음과 같이 진행할 수 있습니다.
- 작업 표시줄의 검색창에 ‘디스크 정리’를 입력하고 실행합니다.
- 정리할 드라이브(C: 드라이브가 보통 윈도우 설치 드라이브입니다)를 선택하고 확인을 누릅니다.
- 삭제 가능한 파일 목록에서 제거해도 되는 항목에 체크하고 확인을 클릭합니다.
- ‘시스템 파일 정리’ 버튼을 누르면, 이전 윈도우 설치 파일 등 더 많은 불필요한 파일을 정리할 수 있습니다.
디스크 용량이 늘어나면 단순히 여유 공간이 생길 뿐 아니라, 부팅 과정에서 디스크를 읽고 쓰는 속도도 간접적으로 도움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5. HDD와 SSD의 차이 이해하기
같은 윈도우 11이라도 어떤 저장장치를 쓰느냐에 따라 부팅 속도 차이가 매우 크게 나타납니다. HDD(하드 디스크)는 안에 실제로 회전하는 원판이 들어 있는 구조라, SSD(반도체 기반 저장장치)에 비해 읽고 쓰는 속도가 훨씬 느립니다.
윈도우가 HDD에 설치되어 있다면, 아무리 최적화를 해도 SSD에 설치된 컴퓨터만큼 빠르기가 어렵습니다. 부팅 속도를 눈에 띄게 올리고 싶다면 다음과 같은 방법을 고려할 수 있습니다.
- 기존 HDD는 자료 저장용(사진, 동영상, 문서 등)으로 쓰고,
- 새로 SSD를 구매해 그 위에 윈도우와 자주 사용하는 프로그램을 설치하는 방식입니다.
SSD 업그레이드는 비용이 들기는 하지만, 체감 속도 향상이 매우 커서 많은 사용자들이 가장 확실한 해결책으로 꼽습니다.
6. 드라이브 최적화 기능 활용하기
HDD를 사용 중이라면 ‘드라이브 조각 모음 및 최적화’ 기능을 사용하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파일이 여기저기 흩어져 저장되어 있는 상태를 정리해주는 기능입니다.
- 검색창에 ‘드라이브 조각 모음 및 최적화’를 입력하고 실행합니다.
- 목록에서 드라이브를 선택하고 ‘최적화’ 버튼을 클릭합니다.
SSD는 구조가 다르기 때문에 조각 모음이 필요 없고, 윈도우에서 자동으로 TRIM 기능을 사용해 최적화해 줍니다. 따라서 SSD를 일부러 조각 모음할 필요는 없습니다.
7. 윈도우 업데이트로 성능 개선하기
윈도우 11은 업데이트를 통해 보안 문제를 해결할 뿐만 아니라, 성능을 개선하거나 버그를 수정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오래 동안 업데이트를 하지 않으면, 부팅 과정에서 오류가 자주 발생하거나 특정 드라이버가 제대로 동작하지 않아 속도가 느려질 수 있습니다.
- Windows 키 + I를 눌러 설정을 열고 ‘Windows 업데이트’를 클릭합니다.
- ‘업데이트 확인’을 선택하여 새 업데이트가 있는지 확인합니다.
- 설치 가능한 업데이트가 있다면 모두 설치하고, 필요할 경우 안내에 따라 재부팅합니다.
다만, 업데이트 직후에는 설정을 적용하느라 잠시 부팅이 느려질 수도 있지만, 보통 몇 번 재부팅하고 나면 안정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8. 시각 효과 조정으로 컴퓨터 부담 줄이기
윈도우 11은 창이 부드럽게 열리고 닫히거나, 그림자가 생기는 등 눈에 보기 좋은 효과를 많이 사용합니다. 하지만 컴퓨터 사양이 낮거나, 그래픽 드라이버가 완벽히 최적화되지 않았다면 이런 효과들이 오히려 속도를 떨어뜨릴 수 있습니다.
- 검색창에 ‘성능’을 입력하고 ‘Windows의 모양 및 성능 조정’을 선택합니다.
- ‘시각 효과’ 탭에서 ‘최적 성능으로 조정’을 선택하면 대부분의 화려한 효과가 꺼집니다.
- 또는 ‘사용자 지정’을 선택해서, 꼭 필요하지 않은 항목만 개별적으로 체크 해제할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면 ‘창을 최소화 및 최대화할 때 애니메이션 효과’, ‘창 아래 그림자 표시’ 같은 옵션입니다.
이렇게 하면 화면이 조금 단순해 보일 수는 있지만, 시스템이 처리해야 할 작업이 줄어들어 부팅 후 전체 반응 속도가 좋아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9. 백신과 맬웨어 검사로 숨은 문제 찾기
눈에 보이지 않게 백그라운드에서 돌아가는 악성코드나 불필요한 프로그램들이 부팅 속도를 심하게 늦출 수 있습니다. 특히 출처가 불분명한 프로그램을 설치한 뒤부터 느려졌다면, 바이러스나 맬웨어 가능성을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 윈도우에 기본 포함된 Windows 보안(Windows Defender)을 실행합니다.
- ‘바이러스 및 위협 방지’ 메뉴에서 정식 검사를 선택하고, 가능하면 ‘전체 검사’를 실행합니다.
- 이미 다른 백신 프로그램을 사용 중이라면, 해당 프로그램에서도 전체 검사를 한 번 돌려보는 것이 좋습니다.
검사 과정은 시간이 오래 걸릴 수 있지만, 부팅과 전체 속도에 영향을 주는 숨은 문제를 잡아낼 수 있는 중요한 단계입니다.
10. 시스템 파일 검사로 손상된 파일 복구하기
전원 강제 종료, 갑작스러운 오류, 불완전한 업데이트 등으로 인해 윈도우 시스템 파일이 손상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부팅 과정에서 오류가 반복되어 시간이 오래 걸릴 수 있습니다.
- 검색창에 ‘cmd’를 입력한 뒤, 결과에서 ‘명령 프롬프트’를 마우스 오른쪽 버튼으로 클릭하고 ‘관리자 권한으로 실행’을 선택합니다.
- 검은 창이 열리면 sfc /scannow 를 입력하고 Enter 키를 누릅니다.
- 검사와 복구가 완료될 때까지 기다립니다. 중간에 창을 닫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이 명령은 중요한 시스템 파일을 확인하고, 문제가 있으면 자동으로 복구하려고 시도합니다. 복구 후에는 한 번 재부팅을 해 보고, 부팅 속도가 나아졌는지 살펴보는 것이 좋습니다.
11. 메모리(RAM)와 백그라운드 앱 상태 확인하기
부팅 자체는 빨라졌는데, 바탕화면이 나온 뒤 한참 동안 마우스만 빙글빙글 도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런 상황은 보통 메모리 부족이나 너무 많은 프로그램이 동시에 실행될 때 나타납니다.
- Ctrl + Shift + Esc로 작업 관리자를 열고, ‘성능’ 탭에서 메모리(RAM) 사용량을 확인합니다.
- ‘프로세스’ 탭으로 이동해 메모리를 많이 쓰는 프로그램이 무엇인지 확인합니다.
- 필요 없는 프로그램이면 선택 후 ‘작업 끝내기’를 눌러 종료합니다.
만약 메모리 사용량이 항상 거의 꽉 차 있다면, 사용 중인 프로그램을 줄이거나 RAM을 실제로 증설하는 것도 좋은 선택입니다. 예를 들어 4GB RAM으로는 여러 웹 브라우저 탭, 게임, 문서 작업을 동시에 하기에는 다소 부족할 수 있습니다.
12. BIOS/UEFI에서 부팅 순서 점검하기
컴퓨터가 켜질 때, 어떤 장치에서 먼저 부팅을 시도할지 정해 놓은 설정이 있습니다. 이것이 BIOS 또는 UEFI의 부팅 순서입니다. 예를 들어 USB, DVD, 네트워크 부팅 등이 SSD보다 앞에 있으면, 컴퓨터가 실제로 윈도우가 설치된 디스크를 찾기 전에 여러 장치를 먼저 확인하느라 시간이 지체될 수 있습니다.
- 컴퓨터 전원을 켜자마자 DEL, F2, F10, F12 같은 키를 여러 번 눌러 BIOS/UEFI 설정 화면으로 진입합니다. 메인보드 제조사마다 진입 키가 조금씩 다릅니다.
- ‘Boot’ 또는 ‘Boot Order’ 메뉴를 찾아서, 윈도우가 설치된 SSD나 HDD를 첫 번째로 오도록 설정합니다.
- 저장(Save) 후 설정 화면을 나와 다시 부팅합니다.
단, BIOS/UEFI에서는 잘 모르는 옵션을 함부로 바꾸면 부팅 자체가 안 될 수 있습니다. 정확히 의미를 알고 있는 항목만 조심스럽게 수정하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13. 실제로 시도해볼 만한 순서 정리
한꺼번에 너무 많은 설정을 건드리면 나중에 무엇 때문에 나아졌는지 알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다음과 같은 순서로 차근차근 진행해 보는 것을 권장드립니다.
- 1단계: 작업 관리자와 설정에서 시작 프로그램 및 시작 앱 정리
- 2단계: 디스크 정리, 드라이브 최적화, 윈도우 업데이트 확인
- 3단계: 시각 효과 조정, 백그라운드 앱 정리, 메모리 사용량 점검
- 4단계: 바이러스/맬웨어 검사, 시스템 파일 검사 실행
- 5단계: 디스크 종류(HDD/SSD) 확인 후, 필요하다면 SSD 업그레이드 또는 RAM 증설 검토
또한, 장시간 절전만 반복하기보다는 가끔씩은 완전히 종료 후 다시 켜 주는 것도 좋습니다. 최근에 설치한 프로그램 이후부터 부팅이 유난히 느려졌다면, 해당 프로그램을 삭제하거나 자동 실행을 끄고 변화가 있는지 확인해 보시는 것도 한 가지 방법입니다.
각 기능에 대한 보다 자세한 설명과 공식 안내는 Microsoft 지원 페이지에서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전원 및 절전 관련 설정은 다음 링크에서 참고하실 수 있습니다: https://support.microsoft.com/ko-kr/windows
이처럼 부팅 속도 문제는 하나의 원인보다는 여러 가지 요소가 겹쳐서 나타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한 번에 완벽하게 해결하려 하기보다는 차근차근 상태를 점검하면서 자신에게 맞는 설정을 찾아가는 방식으로 접근하시는 것이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