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비상장 주식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주변에서 상장 전 스타트업 투자로 수익을 냈다는 이야기를 들으면서였습니다. 증권사 MTS만 보던 입장에서, 비상장 주식 거래 화면은 낯설고 정보도 적어 막막하게 느껴졌습니다. 어디에서 어떤 방식으로 거래해야 하는지, 그리고 혹시 급하게 자금이 필요해졌을 때 비상장 주식을 담보로 대출까지 받을 수 있는지 알아보면서, 여러 플랫폼을 직접 써 보고 금융기관 상담도 받아 보게 됐습니다. 아래 내용은 그 과정에서 정리한 핵심만 담아 재구성한 것입니다.

비상장 주식 거래 방식과 기본 이해

비상장 주식 거래는 상장 주식처럼 거래소에서 실시간으로 호가가 쌓이는 구조가 아닌 경우가 많습니다. 매도자와 매수자를 연결해 주는 플랫폼을 통해 1:1 또는 소수의 상대방과 협의해 가격을 정하는 방식이 일반적입니다.

이 과정에서 가장 크게 체감되는 부분은 두 가지였습니다. 첫째, 공개된 정보가 많지 않다는 점입니다. 공시 의무가 제한적인 기업이 대부분이라, 재무 정보나 사업 계획을 찾기 위해 별도로 회사 자료를 요청하거나 기사, 보고서를 일일이 찾아봐야 했습니다. 둘째, 거래가 금방 성사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원하는 가격에 거래 상대를 찾기까지 시간이 꽤 걸리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래서 어떤 플랫폼을 쓰느냐에 따라 정보 접근성과 거래 편의성이 크게 달라집니다. 아래에서는 국내에서 비교적 많이 언급되는 유형별 플랫폼 특징을 정리해 보겠습니다.

주요 비상장 주식 거래 플랫폼 특징

실제 투자 과정에서 자주 마주치는 비상장 주식 플랫폼들은 성격이 조금씩 다릅니다. 각 플랫폼의 이름과 운영 주체, 제공 서비스는 시간이 지나면서 바뀔 수 있지만, 큰 틀의 특징은 다음과 같이 나뉩니다.

공식 시장: KRX 코넥스(KONEX)

코넥스는 한국거래소가 운영하는 시장으로, 코스닥 상장 전 단계의 기업들이 주로 상장되는 곳입니다. 완전히 ‘장외’라고 보기보다는, 상장 기준과 투자자 요건이 다를 뿐 거래 구조는 증권사 HTS·MTS를 통해 코스피·코스닥과 비슷하게 이용할 수 있습니다.

  • 장점
    • 거래소가 운영해 공시, 결제, 보호 장치가 상대적으로 체계적입니다.
    • 재무제표 등 기본 정보가 정기적으로 제공됩니다.
    • 증권계좌만 있으면 추가 앱 설치 없이 거래가 가능한 경우가 많습니다.
  • 단점
    • 상장 조건이 있어 모든 비상장 기업이 코넥스에 들어와 있는 것은 아닙니다.
    • 종목에 따라 거래량이 매우 적어, 원하는 시점에 매도·매수가 어려울 수 있습니다.

개인 투자자 중심 앱: 증권플러스 비상장 등

모바일 기반 비상장 주식 거래 앱들은 일반 개인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접하는 채널입니다. 대표적인 서비스들은 카카오 계정, 휴대폰 인증만으로 쉽게 가입할 수 있고, 기업 정보와 게시판, 호가 정보를 한 화면에서 보여주는 식의 구성에 강점이 있습니다.

  • 장점
    • UI가 직관적이고 간편해 처음 비상장 투자를 접하기에 부담이 덜합니다.
    • 소액 단위 매수·매도가 비교적 자유로운 편입니다.
    • 최근에는 전자증권 전환, 안전결제 구조 등으로 거래 안정성을 꾸준히 개선하고 있습니다.
  • 단점
    • 모든 거래가 실시간 자동 체결이 아니라, 상대방 매칭·협의 절차가 필요할 때가 있습니다.
    • 플랫폼 내에 정보가 모여 있기는 하지만, 공시 수준의 검증된 자료가 아니라 참고용인 경우도 많습니다.

전문투자자·기관 특화 플랫폼

일부 플랫폼은 애초에 기관 투자자나 전문 투자자를 주요 고객으로 삼고, 심층 리포트·딜 구조화·자금 유치 자문 같은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이름은 계속 바뀌거나 새로 등장하기 때문에 특정 서비스에 한정하기보다는, ‘기관 주문 비중이 높은 장외 플랫폼’이라고 이해하는 편이 현실적입니다.

  • 장점
    • 기업 실사 자료, 분석 보고서 등 일반 개인이 얻기 어려운 정보를 바탕으로 논의가 진행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 대규모 지분 거래, 구조화 딜 등 복잡한 거래를 지원합니다.
  • 단점
    • 개인 투자자가 접근하기 위해서는 일정 자산 요건이나 전문투자자 등록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 소액 단기 투자보다는 중장기·대규모 거래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진입 장벽이 있습니다.

전자증권·증권관리 중심 플랫폼

넥스트페이와 유사한 성격의 서비스들은 ‘투자자용 거래 플랫폼’이라기보다는, 비상장 기업이 전자증권 형태로 주식을 발행·관리하도록 돕는 인프라에 가깝습니다. 다만 이런 시스템이 깔려 있어야 나중에 2차 거래(투자자 간 매매)가 투명하게 이뤄지기 쉬워집니다.

  • 특징
    • 주주명부 전자화, 전자증권 발행, 스톡옵션 관리 등의 기능에 강점이 있습니다.
    • 일부 서비스는 투자자용 거래 기능도 점차 확대하는 추세입니다.
  • 유의점
    • 일반 투자자 입장에서는 기업이 어떤 시스템을 통해 주식을 관리하는지가 직접적인 투자 수익에 당장 영향을 주지는 않지만, 향후 상장 준비나 지분 이전 과정의 투명성을 가늠하는 간접적인 단서가 될 수 있습니다.

사모·프리IPO·스타트업 투자 플랫폼

IPOD, 펀블과 같은 이름으로 알려졌던 플랫폼들은 비상장 회사 중에서도 특히 스타트업이나 상장 직전 기업을 대상으로 사모 성격의 투자를 연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규제가 지속적으로 정비되는 영역이라, 플랫폼별로 투자 방식과 최소 투자 금액, 참여 가능한 투자자 유형이 다릅니다.

  • 장점
    • 초기 단계에서 유망 기업에 투자해, 성공 시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 일반 공모로는 접근하기 어려운 프리IPO 기회가 열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 단점
    • 실패 확률이 높고, 투자 원금 전액 손실 가능성을 항상 염두에 둬야 합니다.
    • 기업 정보가 제한적인 만큼, 스스로 비즈니스 모델과 재무 구조를 분석할 능력이 중요합니다.

비상장 주식을 담보로 대출받을 수 있는지

비상장 주식을 담보로 대출을 받는 것은 이론상 가능하고, 실제로 일부 금융기관에서 취급하고 있습니다. 다만 상장 주식에 비해 훨씬 까다로운 심사와 보수적인 조건이 적용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직접 여러 군데 문의해 보면, “비상장 주식은 아예 취급하지 않는다”는 답변도 적지 않습니다.

담보로 인정받기 위한 핵심 요소

금융기관 입장에서 비상장 주식은 가격을 즉시 산정하기도 어렵고, 필요 시 현금화하는 과정도 길어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다음과 같은 항목을 특히 중요하게 봅니다.

  • 기업의 기본 체력
    • 재무제표상 매출 규모, 이익, 부채비율, 현금흐름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합니다.
    • 외부 회계감사를 받는지, 감사 의견이 적정인지도 중요한 기준입니다.
  • 상장 가능성과 시장 인지도
    • 상장 준비 단계인지, 주관사 선정이나 예비심사 청구 등 구체적인 계획이 있는지 등을 확인합니다.
    • 해당 업종의 성장성, 경쟁사 대비 위치도 간접적으로 반영됩니다.
  • 유동성과 지분 구조
    • 정기적으로 장외 거래가 이뤄지는지, 최근 거래 사례 가격이 있는지 등을 따져 봅니다.
    • 경영진 지분율, 주요 투자자 구성, 의결권 구조 등도 안정성 판단에 들어갑니다.

어디에서 비상장 주식 담보 대출을 취급하는지

실제 이용 가능한 창구는 생각보다 제한적이었습니다. 대략 다음과 같이 나눌 수 있습니다.

  • 증권사
    • 일부 증권사는 자기 고객을 대상으로, 특정 비상장 종목에 한해 담보 대출을 열어 주기도 합니다.
    • 대부분 기업 가치가 어느 정도 검증된 후기 단계 비상장주 위주이며, 스타트업 초기 지분은 거의 취급하지 않는 편입니다.
  • 저축은행·상호금융
    • 지점 단위로 개별 심사를 하는 경우가 많아, 조건이 기관마다 크게 다를 수 있습니다.
    • 담보 평가를 외부 전문기관에 의뢰하면서 별도의 수수료가 발생하기도 합니다.
  • 사설 대부업체
    • 공식 금융권에서 거절되는 경우, 비상장 주식을 담보로 잡아 준다는 업체들이 있지만, 금리가 매우 높고 계약 조건도 투자자에게 불리한 경우가 많습니다.
    • 연체 시 담보권 실행 과정에서 분쟁이 발생하는 사례들도 있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합니다.

담보 인정 비율과 금리 수준

비상장 주식 담보 대출의 담보인정비율(LTV)은 상장 주식보다 낮게 책정되는 편입니다. 예를 들어 시가 평가액의 30~50% 선에서 한도가 나오는 경우가 많고, 기업이 상장 직전 단계이거나 이미 시장에서 활발히 거래되는 경우에 한해 60~70%까지 올라가는 사례가 있을 수 있습니다.

금리 역시 보수적으로 적용됩니다. 같은 조건이라면 상장 주식 담보 대출보다 높은 금리가 제시되는 경우가 일반적이며, 신청자의 신용점수, 소득 수준, 기존 부채 상황에 따라 실제 적용 금리가 크게 달라집니다.

실무 절차에서 자주 겪는 부분

상담을 받아 보면 예상보다 준비할 자료가 많다는 점을 느끼게 됩니다. 통상적으로 다음 절차를 거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 주식 보유 증빙
    • 예탁결제원 전자등록 내역, 주주명부 등 보유 지분을 공식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서류가 필요합니다.
  • 기업 정보 제출
    • 최근 재무제표, 사업보고서에 준하는 자료, 회사 소개서 등을 요구받을 수 있습니다.
    • 외부 평가기관의 밸류에이션 리포트를 활용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 담보권 설정
    • 대출 실행 전 해당 지분에 질권을 설정하거나, 양도담보 계약을 체결합니다.
    • 이 과정에서 법무·등기 관련 비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비상장 주식을 담보로 잡을 때 꼭 생각해 볼 점

비상장 주식 담보 대출을 고민하면서 가장 크게 체감했던 부분은, “이 주식의 가치를 나보다 금융기관이 더 보수적으로 본다”는 점이었습니다. 투자자는 미래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지만, 금융기관은 최악의 경우를 기준으로 판단하기 때문에 기대보다 낮은 한도가 나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 담보 가치 급락 가능성
    • 비상장 기업은 뉴스 하나, 투자 유치 실패 하나로도 가치 평가가 크게 바뀔 수 있습니다.
    • 추가 담보 요구나 중도 상환 요구가 들어올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합니다.
  • 정보 비대칭과 평가의 한계
    • 외부에서 기업의 실제 상황을 100% 알기 어렵기 때문에, 평가 자체가 보수적으로 이뤄질 수밖에 없습니다.
    • 투자자 본인이 기업을 잘 안다고 해도, 그 확신이 대출 조건으로 그대로 반영되지는 않습니다.
  • 상환 계획의 현실성
    • 비상장 주식은 필요할 때 즉시 매도하기 어렵기 때문에, “안되면 주식 팔아서 갚지”라는 생각으로 대출을 받기에는 위험이 큽니다.
    • 급변 상황에서도 감당 가능한 상환 계획을 미리 세워 두는 것이 안전합니다.

비상장 주식 투자는 성장성 있는 기업과 함께 가는 매력이 있지만, 거래와 담보 대출 측면에서는 상장 주식보다 고려할 요소가 훨씬 많습니다. 플랫폼 선택부터 담보 활용까지, 눈에 보이는 수익률뿐 아니라 정보의 신뢰도와 자금 계획의 안정성까지 함께 살펴보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