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근이 이어지던 어느 날, 급하게 끼니를 때운 뒤 속이 갑자기 쓰리고 더부룩해진 적이 있습니다. 편의점에서 대충 위장약 하나 사서 먹으면 되겠지 싶어 매장을 둘러봤지만, 막상 찾고 있던 게비스콘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때서야 ‘어떤 약은 편의점에서 살 수 있고, 어떤 약은 꼭 약국에 가야 하는구나’ 하는 걸 조금씩 깨닫게 되었습니다.

게비스콘은 왜 편의점에서 판매하지 않을까

게비스콘은 위산 역류와 속 쓰림 완화에 사용하는 의약품으로 분류되어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약을 크게 전문의약품, 일반의약품, 그리고 편의점 등에서 살 수 있는 안전상비의약품 등으로 나누는데, 게비스콘은 이 중에서 약국에서만 판매가 허용되는 일반의약품에 해당합니다.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약들은 누구나 비교적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성분과 용량이 제한된 제품 위주로 구성됩니다. 두통약, 해열제, 소화제 중에서도 가장 기본적인 것들만 ‘안전상비의약품’으로 지정되어 있고, 그 목록에 게비스콘은 포함되어 있지 않습니다. 그래서 편의점 진열대를 아무리 둘러봐도 게비스콘은 찾기 어렵습니다.

게비스콘은 어디에서 어떻게 살 수 있을까

게비스콘을 구매하려면 결국 약국을 방문해야 합니다. 동네에 있는 일반 약국이면 대부분 취급하고 있으며, 제품이 진열되어 있지 않더라도 약사에게 직접 문의하면 정리해 둔 재고에서 찾아주는 경우가 많습니다.

약국에서 게비스콘을 찾을 때는 다음과 같이 하면 조금 더 수월합니다.

  • 제품 이름을 정확히 말하거나, 기억이 안 난다면 ‘위산 역류에 쓰는 그 약’처럼 증상을 설명합니다.
  • 평소 가지고 있는 지병, 복용 중인 다른 약이 있다면 함께 알려 약사가 상호작용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합니다.
  • 야간이나 주말에는 당번약국을 미리 확인한 뒤 방문하는 것이 좋습니다.

편의점에서 구할 수 있는 대체 선택지

한밤중이나 약국 영업시간이 아닐 때는 어쩔 수 없이 편의점을 찾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때 게비스콘은 없더라도, 안전상비의약품으로 지정된 기본적인 제산제나 소화제를 대신 사용할 수 있습니다. 다만 모든 제품이 같은 효과를 내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평소 자신에게 맞는 약을 한두 가지 정도 알아두면 도움이 됩니다.

또한 증상이 너무 잦거나 심하다면 약으로만 해결하려 하기보다는, 카페인·자극적인 음식·야식 등을 조절하고, 필요하면 병원을 방문해 정확한 진료와 처방을 받는 편이 안전합니다.

속이 불편할 때 기억해 두면 좋은 점

갑자기 속이 쓰리거나 역류가 느껴질 때는 당장 약을 찾기 전에 잠시 자세를 세우고, 꽉 끼는 옷을 조금 풀어주는 것만으로도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물을 천천히 조금씩 마시고, 바로 눕지 않는 습관도 위산 역류를 줄이는 데에 도움이 됩니다.

그러나 이러한 방법들은 어디까지나 일시적인 완화일 뿐이고, 자주 반복되는 속 쓰림과 역류는 위식도역류질환 같은 질환의 신호일 수 있습니다. 증상이 몇 주 이상 이어지거나, 통증이 심하거나, 체중 감소나 삼킴 곤란과 같은 다른 증상이 동반된다면, 약국에서 약만 구입하기보다는 병·의원을 찾아 정확한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