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에 도착해 처음 타이베이 지하철 개찰구 앞에 섰을 때, 주머니에서 카드를 꺼낼 필요 없이 휴대폰만 대고 “삑” 소리가 나며 바로 통과되던 순간이 꽤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날 이후로 버스, 편의점, 심지어 자판기까지 거의 모든 결제를 애플페이 속 교통카드 하나로 해결하게 되었는데, 처음 설정하는 과정만 알면 생각보다 훨씬 간단하고 실수할 일도 많지 않습니다.

대만에서 애플페이로 쓸 수 있는 교통카드 종류

대만에서 애플페이에 교통카드로 추가해 사용할 수 있는 대표적인 카드는 다음 두 가지입니다.

  • 이지카드(EasyCard, 悠遊卡)
  • 아이패스(iPASS, 一卡通)

두 카드 모두 타이베이, 가오슝 등 주요 도시의 지하철(MRT), 버스, 일부 기차 구간에서 사용 가능하며, 세븐일레븐, 전가(全家, 패밀리마트), 하이라이프 등 편의점과 일부 카페, 상점, 자판기에서도 결제가 가능합니다. 실제로 일정을 짤 때 교통권과 소액 결제를 거의 이 카드들로 해결해도 큰 불편이 없었습니다.

애플페이에 교통카드 추가하기 전 준비사항

대만에서 교통카드를 애플페이에 추가하려면 몇 가지를 미리 확인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 지원 기기: 애플페이와 교통카드 기능을 지원하는 iPhone 또는 Apple Watch
  • 운영체제: 비교적 최신 버전의 iOS, watchOS (너무 구형 버전은 교통카드 메뉴가 보이지 않을 수 있습니다.)
  • 네트워크: Wi-Fi 또는 셀룰러 데이터 연결
  • 결제수단: 애플페이에 미리 등록해 둔 신용카드 또는 체크카드(충전 시 필요)

실물 이지카드나 아이패스를 이미 갖고 있다면, 일부 카드는 Wallet으로 잔액을 이전해 디지털 카드로 전환할 수 있습니다. 다만 발행 시기나 카드 종류에 따라 이전이 안 되는 경우가 있어서, 현지에서 오래전에 산 카드보다는 최근에 발급된 카드가 전환 가능성이 더 높았습니다.

애플 월렛에서 이지카드·아이패스 추가하는 방법

대만 현지에서 직접 해 본 기준으로, 가장 깔끔한 방법은 아예 디지털 교통카드를 새로 만드는 것입니다. 단계는 다음과 같습니다.

  • iPhone에서 Wallet 앱을 실행합니다.
  • 오른쪽 상단의 ‘+’ 버튼을 탭합니다.
  • 카드 유형 선택 화면에서 ‘교통카드’를 선택합니다.
  • 목록에서 ‘EasyCard’ 또는 ‘iPASS’를 고릅니다.
  • 새 카드 발급 옵션을 선택하고, 카드 종류와 초기 충전 금액을 설정합니다.
  • 애플페이에 등록된 결제카드로 결제해 발급을 완료합니다.

이 과정을 마치면 Wallet 안에 디지털 교통카드가 생기고, 이후부터는 지하철 개찰구나 버스 단말기에 iPhone이나 Apple Watch만 갖다 대면 자동으로 요금이 빠져나갑니다. 별도의 앱을 설치하지 않아도 되는 점이 여행자에게 꽤 편했습니다.

실물 카드에서 디지털 카드로 옮기는 경우

이미 가지고 있는 실물 이지카드나 아이패스를 애플 월렛에 등록하려는 경우도 있을 것입니다. 이때는 새로 발급하는 것과 약간 다른 과정을 거칩니다.

  • Wallet 앱에서 ‘+’ 버튼을 누르고, ‘교통카드’ → ‘EasyCard’ 또는 ‘iPASS’를 선택합니다.
  • ‘기존 카드 추가’나 이와 비슷한 문구를 선택합니다.
  • 화면 안내에 따라 카드 번호를 입력하거나, 카드 뒷면을 카메라로 스캔합니다.
  • 지시에 따라 iPhone 상단에 실물 카드를 올려두고 잔액을 전송하는 과정을 진행합니다.

이 과정을 마치면 실물 카드의 잔액이 월렛 속 디지털 카드로 옮겨가고, 일반적으로는 실물 카드는 더 이상 교통카드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일부 예전 카드나 특수 디자인 카드, 프로모션 카드 등은 전환이 제한될 수 있으니, 편의점 직원이 알려준 것처럼 “언제 산 카드인지”를 대략 알고 있으면 실패했을 때 원인을 짐작하기가 조금 더 수월했습니다.

애플 월렛에서 충전하는 방법

충전도 애플 월렛 안에서 바로 처리할 수 있습니다. 교통카드 충전 때문에 일부러 편의점을 찾지 않아도 되어서, 밤늦게 이동할 때 특히 편리했습니다.

  • Wallet 앱에서 이지카드 또는 아이패스를 선택합니다.
  • 화면에 보이는 ‘충전’ 또는 금액 추가 버튼을 탭합니다.
  • 원하는 충전 금액을 선택합니다.
  • 결제 수단(애플페이에 등록된 카드)을 확인하고, 페이스 ID 또는 터치 ID, 비밀번호로 결제를 승인합니다.

충전이 완료되면 곧바로 잔액이 반영되며, 교통 이용이나 편의점 결제에 즉시 사용할 수 있습니다. 환율과 해외 사용 수수료는 각 카드사 정책에 따라 달라지니, 여행 전에 사용하려는 카드의 해외 결제 수수료를 한 번 확인해 두면 예산 관리에 도움이 됩니다.

실물 교통카드와 애플페이의 관계

대만 편의점이나 지하철 역에서 판매하는 일반 실물 이지카드·아이패스는 그 자체만으로도 교통카드 기능을 완전히 수행합니다. 다만, 이 카드가 자동으로 애플페이에 연결되는 것은 아니며, 위에서 설명한 것처럼 별도로 Wallet에 등록하거나 새 디지털 카드를 발급해야 합니다.

여행자 입장에서는 선택지가 두 가지 정도로 나뉩니다.

  • 실물 카드만 사용: 충전은 역이나 편의점에서 하고, 개찰구에서는 카드를 단말기에 찍어 사용합니다.
  • 디지털 카드 사용: Wallet에 추가한 이지카드·아이패스로 대중교통과 결제를 처리합니다.

둘 다 가지고 있을 필요는 없지만, 단체 여행 중에 가족이나 친구에게 카드를 나눠 주어야 할 상황이라면 실물 카드가 한 장쯤 있는 것도 유용했습니다.

사용 시 주의할 점과 소소한 팁

대만에서 애플페이를 교통카드로 사용할 때 알아두면 좋은 점들을 정리해 보겠습니다.

  • 지역 제한: 대만의 이지카드·아이패스는 대만 내에서만 교통카드 기능을 합니다. 한국이나 일본 교통카드는 대만에서 사용할 수 없고, 반대로 대만 교통카드도 다른 나라에서는 교통용으로 쓸 수 없습니다.
  • 기기 호환성: 너무 오래된 iPhone, Apple Watch는 애플페이 자체는 되더라도 교통카드 모드가 지원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출국 전 애플 공식 안내에서 지원 모델을 한 번쯤 확인해 보시는 것이 안전합니다.
  • 잔액 확인: Wallet 앱에서 바로 잔액과 최근 이용 내역을 확인할 수 있어, 이동 중에 예산을 관리하기가 편합니다. 별도의 앱을 설치하지 않아도 되는 점이 특히 여행자에게 좋았습니다.
  • 배터리 관리: 개찰구를 통과해야 하는데 배터리가 거의 없는 상황을 한두 번 겪고 나니, 이동이 많은 날은 보조 배터리를 꼭 챙기게 되었습니다. 교통카드를 휴대폰에만 의존할수록 배터리 관리가 중요해집니다.
  • 등록 실패 시 대처: 카드 종류나 발행 시기 때문에 등록이 안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때는 괜히 여러 번 시도하며 시간을 쓰기보다, 새 디지털 교통카드를 하나 발급해 사용하는 편이 더 깔끔했습니다.

여행 전에 준비하면 좋은 점들

실제 경험상, 출국 전에 해두면 편했던 준비는 다음과 같습니다.

  • 애플페이에 결제용 카드를 미리 등록해 두기
  • iOS, watchOS를 가능한 최신 버전으로 업데이트해 두기
  • 해외 결제가 가능한 카드인지, 수수료는 어느 정도인지 확인해 두기

이 정도만 준비해 두면, 공항에서 시내로 이동하는 순간부터 바로 애플페이 교통카드를 활용할 수 있어, 공항 편의점이나 창구에서 줄 서서 실물 카드를 사느라 시간을 쓰지 않아도 됩니다. 현지에 도착해 바로 지하철을 타야 할 때 특히 체감되는 장점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