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음악 편집을 시작했을 때, 노트북 기본 녹음기로 목소리를 녹여놓고 “에코 좀 넣고 잡음만 지우면 딱 좋을 텐데” 싶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어떻게 손을 대야 할지 몰라서 몇 시간을 씨름하다가, 결국 무료 음악 편집 프로그램들을 하나씩 설치해 보며 감을 잡게 됐습니다. 막막했던 만큼, 어떤 프로그램을 고르느냐가 작업의 재미를 좌우한다는 것도 자연스럽게 알게 됐습니다.

무료 음악 편집 프로그램을 고를 때 먼저 생각할 점

음악 편집 프로그램마다 강점이 다르기 때문에, 먼저 자신의 목적을 정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보통 아래 네 가지 정도로 나뉩니다.

  • 목소리나 악기 간단 녹음 및 자르기, 잡음 제거
  • 여러 트랙을 섞어서 믹싱하기
  • MIDI로 작곡하고 가상악기 사용하기
  • 설치 없이 웹에서 가볍게 작업하거나 협업하기

이 기준으로 보면, 틀에 맞는 프로그램을 고르는 것이 훨씬 쉬워집니다. 같은 무료 프로그램이라도, 녹음 위주인지, 작곡 위주인지에 따라 편리함이 크게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Audacity: 가벼운 녹음·편집용으로 가장 무난한 선택

처음 팟캐스트 비슷한 녹음을 편집했을 때 가장 많이 도움을 받았던 프로그램이 Audacity였습니다. 인터페이스가 화려하진 않지만, “기본에 충실하다”는 표현이 잘 어울리는 도구입니다.

Audacity는 디지털 오디오 워크스테이션(DAW)이라고 부르기엔 MIDI 관련 기능이 거의 없어서, 본격적인 작곡보다는 오디오 편집에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다만 무료 프로그램 중에서 음성 녹음과 편집, 효과 적용, 잡음 제거 기능만 놓고 보면 여전히 상위권에 있습니다.

특징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장점
    • 완전 무료이며 Windows, macOS, Linux 모두 지원합니다.
    • 음성 녹음, 자르기, 붙이기, 페이드 인·아웃, 노이즈 제거 등 기본 편집 기능이 충실합니다.
    • VST 같은 플러그인을 통해 효과와 기능을 어느 정도 확장할 수 있습니다.
    • 사용자가 많아서 한글로 된 사용법 자료를 찾기 쉽습니다.
  • 단점
    • 인터페이스가 다소 투박하고, 처음 보면 촌스럽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 MIDI 편집이나 가상악기 사용에는 거의 적합하지 않습니다.

Audacity는 “목소리나 악기 녹음 → 필요 없는 부분 자르기 → 간단한 효과 넣기” 같은 작업에 특히 잘 맞습니다. 작곡보다는, 팟캐스트·인터뷰 편집, 영상용 음원 손질, 샘플 편집에 더 어울리는 프로그램입니다.

Cakewalk by BandLab: 윈도우에서 본격 작곡까지 하고 싶을 때

여러 트랙을 쌓아서 곡을 만들고, 가상악기로 드럼과 피아노를 찍어 넣고, 믹싱까지 해보고 싶어지는 시점이 오면 Audacity만으로는 아쉬움이 생깁니다. 이때 무료로 시도해볼 만한 선택지 중 하나가 Cakewalk by BandLab입니다.

원래는 유료였던 소나(SONAR) 계열 프로그램이 BandLab에 인수된 후, 사실상 무료 DAW로 제공되고 있습니다. 기능 수준만 놓고 보면 유료 DAW에 가까운 편입니다.

  • 장점
    • 오디오 녹음과 편집뿐 아니라 MIDI 편집, 가상악기, 믹싱, 마스터링까지 모두 지원합니다.
    • 여러 개의 트랙을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어 밴드 편성 곡 제작에도 적합합니다.
    • 인터페이스가 비교적 현대적이고, 한 번 익숙해지면 작업 흐름이 빠릅니다.
  • 단점
    • Windows 전용이라 macOS, Linux에서는 사용할 수 없습니다.
    • 설치 용량이 크고 기능이 많아, 처음 접하면 복잡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간단한 녹음만 한다면 오히려 부담스러울 수 있지만, “무료로 최대한 본격적인 DAW를 써보고 싶다”는 윈도우 사용자에게는 여전히 좋은 선택지입니다.

GarageBand: 애플 기기에서 가볍게 작곡을 시작할 때

맥이나 아이패드를 사용한다면, 음악을 처음 시작할 때 GarageBand만큼 접근성이 좋은 프로그램도 드뭅니다. 손에 쥔 기기 하나로 드럼, 피아노, 기타, 베이스를 순식간에 깔아볼 수 있어서, 복잡한 설정 없이 바로 음악 놀이를 시작하기 좋습니다.

  • 장점
    • macOS, iOS, iPadOS에서 무료로 제공됩니다.
    • 인터페이스가 직관적이라 첫 사용에도 어렵지 않게 적응할 수 있습니다.
    • 루프와 가상악기가 기본으로 많이 포함되어 있어, 코드만 찍어도 곡 분위기를 빠르게 잡을 수 있습니다.
    • 아이패드나 아이폰에서는 화면을 직접 터치하면서 연주하는 맛이 있습니다.
  • 단점
    • 애플 기기에서만 사용할 수 있습니다.
    • 전문적인 편집이나 세밀한 믹싱에는 한계가 있어, 나중에는 상위 DAW로 옮겨가야 할 가능성이 큽니다.

아이디어 스케치, 취미 작곡, 첫 음악 경험용으로는 충분히 강력합니다. 어느 정도 익숙해지면, Logic Pro와 같은 상위 프로그램으로 자연스럽게 넘어가는 경우도 많습니다.

BandLab: 설치 없이 웹에서 바로 쓰는 온라인 DAW

별도 설치가 어려운 환경에서 잠깐 시간을 내어 아이디어를 정리할 때, 브라우저만 켜서 작업할 수 있다는 점이 생각보다 큰 장점으로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BandLab은 이런 상황에 잘 맞는 웹 기반 DAW입니다.

  • 장점
    • 브라우저에서 바로 사용 가능하며, 기본 기능은 무료로 제공됩니다.
    • 간단한 녹음, 편집, 루프 배치, 기본 효과 적용이 가능합니다.
    • 프로젝트가 클라우드에 저장되어, 집과 작업실, 노트북을 오가며 이어서 작업하기 좋습니다.
    • 모바일 앱으로도 접근할 수 있어, 이동 중에 아이디어를 남기기 편합니다.
  • 단점
    • 데스크톱 전용 DAW에 비해 세밀한 기능은 부족할 수 있습니다.
    • 안정적인 인터넷 연결이 필요하고, 환경에 따라 지연이 느껴질 수 있습니다.

가벼운 아이디어 기록, 단순 편집, 협업용으로 생각하면 좋습니다. 본격적인 믹싱까지 한 번에 끝내기보다는, 초안 제작 단계에 적합한 도구라고 보는 편이 현실적입니다.

Soundtrap: 협업과 교육용으로 편한 온라인 작업실

여러 사람이 각자 다른 장소에서 한 곡을 완성해 본 적이 있다면, 파일을 주고받는 과정만으로도 지칠 때가 있습니다. Soundtrap은 이런 번거로움을 줄여주는, 협업에 초점을 둔 온라인 DAW입니다.

  • 장점
    • 브라우저에서 동작하며, 설치 없이 바로 프로젝트를 생성할 수 있습니다.
    • 여러 사용자가 하나의 프로젝트에 동시에 참여할 수 있어, 합주 느낌으로 작업하기 좋습니다.
    • 기본적인 루프, 가상악기, 효과가 제공되어 간단한 곡을 만드는 데 무리가 없습니다.
    • 교육용으로도 많이 사용되어, 학생들과 함께 곡을 만들어보는 용도로 활용하기 좋습니다.
  • 단점
    • 고급 기능은 유료 플랜에 포함된 것이 많아, 무료 버전만으로는 한계가 있습니다.
    • 마찬가지로 인터넷 연결이 필수이며, 환경에 따라 지연이 생길 수 있습니다.

복잡한 믹싱보다는 아이디어 공유와 공동 작업이 중요한 상황에서 장점을 발휘합니다. 수업, 동아리 활동, 원격 합주 느낌의 프로젝트에 특히 잘 맞습니다.

상황별로 추천해 볼 수 있는 선택 조합

여러 프로그램을 직접 번갈아 써보면, 결국 상황에 따라 도구를 나눠 쓰게 됩니다. 대략 아래처럼 정리할 수 있습니다.

  • 음성 녹음·편집, 팟캐스트, 인터뷰 위주
    • Audacity를 기본으로 사용하는 것이 편리합니다.
  • 윈도우에서 본격 작곡·믹싱까지 해보고 싶을 때
    • Cakewalk by BandLab이 적합합니다.
  • 맥·아이패드로 부담 없이 음악을 시작할 때
    • GarageBand가 가장 접근성이 좋습니다.
  • 설치 없이 가볍게, 또는 여러 사람과 협업하고 싶을 때
    • BandLab이나 Soundtrap 같은 웹 기반 DAW를 고려해 볼 만합니다.

처음부터 하나만 골라 끝까지 쓰겠다고 생각하기보다는, 간단한 프로그램으로 시작해 보면서 필요에 따라 다른 도구를 시도해 보는 편이 부담이 덜합니다. 실제로도 “녹음은 이 프로그램에서, 작곡은 저 프로그램에서”처럼 나눠 쓰는 경우가 많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