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노래방에서 고음 노래를 제대로 불러봤을 때가 아직도 기억이 납니다. 화면에 가사가 올라가는데 손에 마이크에 땀은 나고, 옆에서는 친구들이 “후렴에서 질러!”라고 부추기고, 정작 목은 이미 반쯤 쉬어 있는 상태였습니다. 그날은 고음에서 매번 음이 갈라졌지만, 희한하게도 집에 돌아오는 길에 또 부르고 싶다는 생각이 계속 났습니다. 그 이후로 노래방 갈 때마다 한두 곡씩 고음 노래를 연습하다 보니, 어느 순간 사람들 앞에서 고음을 내는 일이 예전보다 훨씬 덜 떨리게 되었고, 자연스럽게 고음 추천곡을 찾아보는 습관도 생겼습니다.
노래방에서 고음을 멋지게 내는 건 단순히 목청이 크다고 되는 일이 아니라, 곡을 고르는 센스와 연습, 그리고 조금의 요령이 합쳐졌을 때 비로소 빛을 발하는 것 같습니다. 여기에서는 남자분들이 특히 많이 찾는 고음 노래들을 중심으로, 분위기를 확실히 살려줄 곡들과 함께 부르기 전에 알아두면 좋은 팁까지 정리해 보았습니다.
폭발적인 가창력으로 분위기를 뒤흔드는 락·락 발라드
노래방에서 정말 시원하게 한 번 터뜨리고 싶다면 락이나 락 발라드 장르가 최고입니다. 감정을 쌓아 올리다가 후반부에서 고음이 폭발하는 구조라, 잘만 부르면 방 안 분위기가 순식간에 달아오릅니다.
YB – 나는 나비
YB의 “나는 나비”는 락 발라드의 정석처럼 자주 언급되는 곡입니다. 초반에는 비교적 낮고 편안한 멜로디로 시작하지만, 후반으로 갈수록 한 단계씩 고음이 올라가며 감정이 폭발합니다. 고음 자체가 너무 극단적으로 높지는 않아서, 락 고음에 도전해 보고 싶은 분들에게 첫 도전곡으로 추천할 만한 곡입니다. 다만 후렴부에서 힘을 한 번에 다 쓰지 않고, 점점 세게 가져가는 연습을 하면 훨씬 안정적으로 부를 수 있습니다.
국카스텐 – 거울
“거울”은 국카스텐 특유의 강한 사운드와 독특한 분위기가 잘 드러나는 곡입니다. 후반으로 갈수록 고음이 길게 이어지고, 호흡도 많이 필요해서 난이도가 상당히 높은 편입니다. 원곡의 음역은 상당히 높기 때문에, 처음에는 무리해서 따라 부르기보다 구간을 나눠 연습하거나, 노래방에서 키를 한두 개 정도 내려서 도전해 보는 것도 좋습니다. 성공적으로 끝까지 불렀을 때의 짜릿함이 상당히 큰 곡입니다.
김경호 – 나의 죄, 나의 벌
김경호의 노래들은 전반적으로 음역이 높고 파워가 강하게 요구됩니다. “나의 죄, 나의 벌” 역시 고음을 계속 유지해야 하는 구간이 많아서 체력과 연습이 꼭 필요합니다. 단순히 목으로만 고음을 지르기보다는 배에서 힘을 주어 소리를 올리는 느낌을 익히는 것이 중요합니다. 무리하게 따라 부르면 쉽게 목이 상할 수 있기 때문에, 집에서 여러 번 연습해 보고 자신이 있을 때 노래방에서 시도하는 편이 좋습니다.
플라워 – 세상에 대한
“세상에 대한”은 차분하게 시작해 후반부에 고음이 터지는 전형적인 락 발라드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초반에는 감정을 너무 과하게 쓰지 말고, 가사를 또박또박 전달하는 데 집중했다가 후렴에서 힘을 실어 주면 훨씬 더 드라마틱한 느낌을 줄 수 있습니다. 멜로디 자체가 귀에 잘 들어오는 편이라, 여러 번 듣고 따라 부르다 보면 어느 정도 음정이 자연스럽게 몸에 익습니다.
박효신 – 야생화
“야생화”는 단순히 높은 음만 낸다고 해서 잘 부른 것처럼 들리기 어려운 곡입니다. 고음이 나오기 전까지 감정을 어떻게 쌓아 올리느냐가 중요하고, 소리를 무작정 세게 내기보다 부드럽게 밀어 올리는 느낌이 필요합니다. 노래 자체가 워낙 섬세한 표현을 요구해서 난이도가 높은 편이지만, 후반부의 절규하듯 올라가는 고음을 자신만의 스타일로 소화하면 듣는 사람들에게 큰 인상을 남길 수 있습니다.
감성을 자극하는 정통 발라드 고음 추천
고음이라고 해서 항상 소리를 세게 지르기만 하는 것은 아닙니다. 부드럽게 시작해서 점점 감정을 끌어올린 뒤, 결정적인 한두 구간에서 고음으로 감정을 터뜨리는 발라드 곡들도 노래방에서 큰 인기를 끕니다.
임재범 – 너를 위해
“너를 위해”는 초반부부터 묵직한 감정이 느껴지는 곡입니다. 후반부에 고음이 연달아 나오는 부분이 있어서 호흡 조절을 잘하지 않으면 금방 지치기 쉽습니다. 처음에는 전부 다 힘을 주어 부르기보다, 어떤 구간에서 힘을 써야 하는지 체크해 가며 부르는 연습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가사 전달과 감정 표현을 신경 쓰면 고음이 약간 흔들려도 전체적으로는 멋지게 들릴 수 있습니다.
김범수 – 보고 싶다
“보고 싶다”는 비교적 잔잔하게 시작해 후반부에 고음이 나오는 구조라, 감정선과 고음이 잘 어울리는 곡입니다. 후렴 부분에서 “보고 싶다”라고 부르는 구간의 음정이 생각보다 높게 올라가기 때문에, 그 부분을 반복해서 연습해 두면 노래방에서 훨씬 안정적으로 부를 수 있습니다. 지나치게 울먹이듯 부르기보다는, 차분하게 슬픔을 담는 느낌을 가지면 훨씬 자연스럽게 들립니다.
조성모 – To Heaven
조성모의 “To Heaven”은 오래된 곡이지만 여전히 많이 불리는 발라드입니다. 고음이 갑자기 튀어나오는 구조가 아니라, 전체적으로 서서히 음이 올라가면서 감정이 커지는 방식이라 부르는 사람도, 듣는 사람도 편안하게 집중할 수 있습니다. 발음이 비교적 또렷하게 들리는 편이라, 가사를 선명하게 전달해 주면 곡의 분위기를 살리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이수(엠씨더맥스) – 잠 못 드는 밤에, 그대는
엠씨더맥스의 곡들은 대부분 고음 난이도가 높은 편입니다. “잠 못 드는 밤에”나 “그대는” 같은 곡들은 후반부에서 고음이 길게 이어지고, 고음을 유지하는 힘도 필요합니다. 노래방에서 원키로 부르기 벅차다면, 키를 한두 개 낮춰 부르더라도 감정 표현과 곡의 흐름을 살리는 데 집중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중요한 것은 무조건 높은 음을 내는 것이 아니라, 곡 전체를 설득력 있게 들리게 만드는 것입니다.
케이윌 – 왼쪽 가슴
“왼쪽 가슴”은 케이윌 특유의 감성적인 보컬이 잘 드러나는 곡입니다. 후렴의 고음 구간에서 슬픔과 분노가 섞인 듯한 느낌을 표현해 주면 곡의 매력이 더 살아납니다. 앞부분에 힘을 너무 많이 쓰지 말고, 후렴의 고음에서 한 번에 감정을 터뜨릴 수 있도록 에너지를 아껴 두는 것이 좋습니다.
조금 더 도전하기 쉬운 인기 고음 곡
지나치게 어려운 곡만 부르다 보면 금방 지치기 마련입니다. 노래방에서는 모두가 알고 있는 곡을 함께 따라 부를 때 분위기가 더 좋아지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비교적 부담이 덜하면서도 고음을 맛볼 수 있는 곡들도 준비해 두면 좋습니다.
에일리 – 보여줄게
원래 여성 보컬곡이지만, 남자분들이 키를 낮춰서 부르기에도 좋은 곡입니다. 초반에는 다소 낮고 여유롭게 진행되다가, 후반부에 고음과 함께 분위기가 크게 전환됩니다. 랩 파트는 과감히 넘기고, 후렴과 고음 구간 위주로 부르는 것도 하나의 방법입니다. 고음을 시원하게 질러 주되, 너무 목에만 힘을 주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버스커 버스커 – 벚꽃 엔딩
“벚꽃 엔딩”은 전체적인 음역이 그렇게까지 높지는 않지만, 후반부 “흩날리는 벚꽃잎이~” 부분을 살짝 힘을 줘서 올려 부르면 고음 느낌을 낼 수 있습니다. 노래 자체가 워낙 유명해서, 고음에 자신이 없어도 함께 따라 부르는 분위기로 자연스럽게 넘어갈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고음을 과하게 지르기보다는, 살짝만 음을 들어 올린다는 느낌으로 부르면 목에 부담도 덜합니다.
성시경 – 너의 모든 순간
이 곡은 아주 극단적으로 높은 고음이 나오지는 않지만, 중간중간 음역이 올라가는 구간이 있어 적당히 도전적인 느낌을 줍니다. 무엇보다 부드러운 창법이 잘 어울리는 곡이라, 힘을 빼고 가볍게 부르는 연습을 하는 데도 좋습니다. “너의 모든 순간”에서는 폭발적인 고음보다는 음정과 감정 표현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아이유 – 좋은 날
“좋은 날” 하면 흔히 떠올리는 것이 3단 고음입니다. 원곡 그대로의 3단 고음을 완벽히 따라 하기란 쉽지 않지만, 노래방에서는 굳이 똑같이 하지 않아도 됩니다. 자신이 낼 수 있는 선에서 한 번만 시원하게 올려 주거나, 중간까지만 도전해 보는 것도 충분히 재미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완벽한 재현이 아니라, 분위기를 즐기면서 시도해 보는 경험 자체입니다.
SG 워너비 – 죄와 벌
SG 워너비 특유의 애절한 감정이 잘 담긴 곡입니다. 후반부로 갈수록 음이 높아지고, 긴 음을 힘 있게 끌어줘야 해서 생각보다 에너지가 많이 들어갑니다. 여러 명이 있을 때는 서로 나눠서 파트를 부르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이렇게 나눠 부르면 한 사람에게 부담이 덜 가고, 각자 고음이 가능한 부분만 담당해도 멋진 합창처럼 들릴 수 있습니다.
노래방에서 고음을 더 멋지게 부르기 위한 현실적인 팁
아무리 좋은 고음 노래를 골라도, 준비 없이 무작정 지르기만 하면 목이 금방 상하고 금세 지치게 됩니다. 몇 가지 기본적인 요령을 알아두면 훨씬 편하게, 그리고 오래 즐길 수 있습니다.
1. 자신의 음역대를 먼저 파악하기
사람마다 편하게 낼 수 있는 음역대가 다릅니다. 친구가 잘 부르는 곡이라고 해서 그대로 따라 한다고 반드시 잘 어울리는 것은 아닙니다. 평소에 자주 부르는 노래 중에서 편안하다고 느껴지는 곡들을 떠올려 보고, 그 곡들과 비슷한 음역이나 조금만 더 높은 정도의 곡을 선택하는 것이 좋습니다. 노래방에서 키 조절 기능을 활용해 자신에게 맞는 음역대를 찾는 연습을 해보면 도움이 됩니다.
2. 충분한 연습과 워밍업
고음은 한 번에 갑자기 내기보다, 익숙해지는 과정이 중요합니다. 집에서 노래를 틀어 놓고 따라 부르며, 어떤 부분에서 목이 힘들어지는지 체크해 보세요. 노래방에 가서도 처음부터 최고 난이도 곡을 고르기보다, 비교적 낮은 곡으로 목을 풀고, 점점 난이도를 올려 가는 순서를 정해 놓는 것이 좋습니다. 간단하게 허밍을 하거나, 작게 음계처럼 올렸다 내렸다 하며 목을 천천히 풀어 주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3. 목에만 힘을 주지 않기
고음을 낼 때 가장 흔한 실수가 목을 꽉 조이듯이 힘을 주는 것입니다. 이렇게 부르면 금방 쉰 목소리가 나고, 고음도 깨지기 쉽습니다. 배에 살짝 힘을 주고 허리를 곧게 세운 상태에서, 소리가 윗머리 쪽으로 올라간다는 느낌을 가지면 조금 더 편하게 고음을 낼 수 있습니다. 처음에는 잘 느껴지지 않을 수 있지만, 여러 번 연습해 보면 목에만 힘을 주는 것과는 확실히 다른 느낌을 알게 됩니다.
4. 자신감 있는 태도와 표정
노래방에서의 노래는 완벽한 실력이 아니라 분위기가 더 중요할 때가 많습니다. 가끔 음이 살짝 흔들리더라도, 주눅 들지 않고 끝까지 밀고 나가는 태도가 훨씬 멋있게 보입니다. 가사를 보면서 표정도 어느 정도 곡에 맞춰 주면, 듣는 사람들도 더 몰입하게 됩니다. 무대에 선 가수라고 생각하고 곡을 해석해 본다는 마음으로 불러 보세요.
5. MR과 키 조절을 적극 활용하기
노래방 반주는 원곡과 편곡이 조금 다른 경우도 있습니다. 어떤 기계에서는 음정이 조금씩 높거나 낮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한 곡을 선택했을 때 “원곡 키”가 너무 버겁다고 느껴지면, 바로 포기하기보다는 키를 한두 단계 낮춰 보세요. 키를 조절해 자신이 부르기 편한 구간을 찾는 것도 일종의 연습입니다. 그렇게 맞춰 놓으면, 같은 곡을 여러 번 선택해도 훨씬 안정적으로 부를 수 있습니다.
노래방에서 고음을 잘 부르는 것은 단지 남들보다 목소리가 크거나, 타고난 성량이 좋아야만 가능한 일은 아닙니다. 어떤 곡을 선택하느냐, 어떻게 준비하느냐, 그리고 얼마나 즐기면서 부르느냐가 훨씬 더 큰 영향을 줍니다. 위에 소개한 곡들 중에서 마음이 끌리는 곡 몇 개를 정해 놓고, 집에서 미리 한두 번씩 따라 불러 본 다음에 노래방에 가면 훨씬 여유 있게 고음을 즐길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