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를 타고 가다가 카드 단말기에 낯선 이름이 뜨는 걸 보고 멈칫한 적이 있습니다. 평소 쓰던 교통카드가 아니라, 동네 가게에서만 쓸 수 있다는 어떤 카드였는데, 계산은 똑같이 되는데도 느낌이 꽤 달랐습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그것이 바로 지역화폐로 쓸 수 있는 코나카드였고, 이 카드 하나로 동네 시장과 가게들이 숨통이 트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이 꽤 인상적으로 다가왔습니다.
코나카드는 여러 지방자치단체(지자체)가 운영하는 지역화폐를 발급하고 관리하는 데 많이 쓰이는 플랫폼 카드입니다. 간단히 말해서, 하나의 카드·앱 시스템을 기반으로, 각 지역에 맞는 정책과 혜택을 얹어서 쓰는 구조라고 보면 이해하기 쉽습니다. 이름은 같아도, 어느 지역에서 어떤 정책으로 쓰이느냐에 따라 혜택과 제한이 달라집니다.
코나카드와 지역화폐의 기본 개념
먼저 헷갈리기 쉬운 부분을 바로잡고 싶습니다. 코나카드가 곧 하나의 지역화폐 이름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실제로는 여러 지역화폐를 운영할 수 있는 결제 플랫폼 또는 카드에 가깝습니다. 여기에 각 지자체가 예산과 정책을 얹어서, 예를 들면 ○○페이, △△사랑상품권 같은 형태로 지역화폐가 발행되는 구조입니다.
정리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 코나카드 자체: 선불 충전형 카드·앱 서비스
- 지역화폐: 지자체가 코나카드 같은 플랫폼을 활용해 발행하는 지역 전용 충전 금액
- 결과: 코나카드는 여러 종류의 지역화폐를 담아서 쓸 수 있는 그릇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각 지자체는 이 시스템을 활용해 동네 소상공인 가게 매출을 늘리고, 지역 내에서 돈이 돌도록 유도합니다. 그래서 어디에서 어떻게 쓰느냐가 엄격하게 정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코나카드(지역화폐) 사용 가능 업종과 특징
코나카드가 어떤 지역화폐와 연결되어 있느냐에 따라 사용처가 조금씩 달라지지만, 공통적으로 지향하는 방향은 비슷합니다. 지역 안의 소상공인에게 돈이 돌아가도록 돕는 것이 핵심입니다. 그래서 다음과 같은 곳에서 많이 쓰입니다.
주로 사용 가능한 곳
- 동네 식당, 분식집, 카페, 베이커리 등 개인·소규모 음식점
- 동네 슈퍼, 동네 마트, 전통시장 내의 각종 상점
- 미용실, 이발소, 네일샵, 세탁소 등 생활 관련 서비스 업종
- 약국, 동네 병원·의원, 일부 치과·한의원 등 의료기관 (지역 정책에 따라 차이 가능)
- 학원, 공부방, 공부카페, 일부 문화·체육시설 등
이러한 곳들은 대부분 지역 주민과 바로 연결된 동네 가게들입니다. 지역화폐를 이 가게들에서 쓰면, 매출이 늘어나고 그 돈이 다시 같은 지역 안에서 돌게 됩니다.
사용이 제한되거나 불가능한 업종
반대로, 지역화폐의 목적과 맞지 않거나, 이미 규모가 큰 업체의 경우에는 사용이 제한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만 모든 지역에서 완전히 똑같이 적용되는 것은 아니고, 각 지자체의 조례와 정책에 따라 일부 차이가 납니다.
일반적으로 제한되는 곳
- 대형 유통업체
백화점, 이마트·롯데마트·홈플러스 같은 대형마트, 기업형 슈퍼마켓(SSM) 등은 대부분 사용이 불가합니다. - 대부분의 온라인 쇼핑몰
인터넷 쇼핑몰, 앱 기반의 대형 배달 플랫폼 결제 등은 보통 지역화폐 사용이 안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 유흥·사행성 업종
유흥주점, 일부 노래방, 카지노, 단란주점, 도박 관련 업종 등에는 지역화폐 사용이 제한되도록 규정하는 곳이 많습니다. - 일부 대형 프랜차이즈 직영점
본사에서 직접 운영하는 매장 중에서는, 본사가 해당 지역이 아닌 경우 사용이 막혀 있는 사례가 있습니다. 같은 브랜드라도 가맹점은 허용되고, 직영점은 제한되는 등 조건이 나뉠 수 있습니다. - 본사가 지역 밖에 있는 일부 법인 가맹점
지역 내에 매장은 있지만, 본사가 다른 지역인 경우 사용을 제한하는 지자체도 있습니다.
이렇게 제한을 두는 이유는, 예산이 들어가는 지역화폐 혜택이 이미 규모 있는 본사로 흘러가 버리기보다는, 실제로 동네에서 장사하는 가게들에 집중되도록 하기 위함입니다.
코나카드 사용처를 직접 확인하는 방법
정책이 자주 바뀌기 때문에, “어디까지 되겠지?” 하고 짐작만 하는 것은 위험합니다. 가장 안전한 방법은 몇 가지를 동시에 확인해 보는 것입니다.
앱을 이용한 확인
코나카드 앱이나, 해당 지역화폐 전용 앱에는 보통 다음과 같은 기능이 들어 있습니다.
- 가맹점 검색 메뉴
- 지도에서 주변 가맹점 보기 기능
- 업종별, 거리별 필터 기능
앱에서 현재 위치 주변을 검색해 보면, 어느 가게에서 결제가 가능한지 비교적 정확하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가게 입구 스티커·표지 확인
많은 가맹점은 출입문이나 계산대 근처에 “○○페이 사용 가능”, “지역화폐 가맹점” 같은 스티커를 붙여 둡니다. 이 표지가 있다면, 결제 전에 어느 정도 안심하고 카드를 꺼내도 됩니다.
직접 물어보기
정책이 바뀌면서 가게에서도 아직 새 정보를 반영하지 못한 경우가 있습니다. 이럴 때는 계산 전에 “○○페이(지역화폐) 결제 되나요?”라고 한 번만 물어보면 됩니다. 가장 간단하면서도 확실한 방법입니다.
지자체나 운영기관 안내 참고
각 지자체는 지역화폐 전용 안내 페이지나 공지글을 통해 가맹점과 사용처, 이용 제한 업종을 정리해 두는 경우가 많습니다. 정책 변경, 인센티브 조정, 사용 가능 업종 확대·축소 같은 소식도 이런 안내를 통해 먼저 공개되는 편입니다.
코나카드 앱으로 지역화폐를 발급하고 충전하는 과정
코나카드를 사용할 때 “연동”이라는 표현이 종종 쓰이지만, 실제로는 앱을 통해 특정 지역의 지역화폐를 선택·발급받고, 그 금액을 카드에 충전해서 쓰는 과정에 가깝습니다. 순서를 차근차근 따라가 보면 복잡하지 않습니다.
1. 앱 설치하기
먼저 스마트폰에 관련 앱을 설치해야 합니다. 코나카드가 직접 제공하는 앱이 있는 경우도 있고, 어떤 지자체는 자체 이름을 딴 전용 앱을 따로 운영하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지역화폐 전용 앱이나, △△페이 앱처럼 지역 이름이 들어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앱 이름과 운영 주체는 시간이 지나면서 바뀌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앱 마켓 설명에 적혀 있는 운영사와 안내 문구를 잘 읽고, 공식 앱인지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2. 회원가입과 본인인증, 카드 신청
앱을 실행하면 보통 다음과 같은 순서로 진행됩니다.
- 휴대전화 번호 인증, 간단한 본인확인 절차
- 이용약관, 개인정보 수집·이용 동의
- 회원 정보 입력
회원가입을 마쳤다면, 앱 안에 있는 “카드 신청”, “지역화폐 발급” 같은 메뉴에서 실제로 사용할 지역화폐를 고를 수 있습니다. 이때 거주지 기준으로 선택하는 경우가 많지만, 직장 소재지나 학교가 있는 지역을 선택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는 지자체별 정책에 따라 조금씩 다릅니다.
실물 카드가 필요한 경우, 카드 디자인을 고르고 배송지를 입력하면, 며칠 뒤 우편이나 택배로 받을 수 있습니다. 어떤 지역은 모바일 카드(앱 내 결제)만으로도 편의점이나 일부 가맹점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도 합니다.
3. 카드 등록과 은행 계좌 연결
실물 카드를 받았다면, 다시 앱으로 돌아가 카드 등록을 해 줍니다.
- 카드 번호나 바코드를 앱에서 스캔 또는 직접 입력
- 카드 별명 설정(선택 사항인 경우도 있음)
이후 충전을 위해 본인 명의 은행 계좌를 등록하는 과정이 이어집니다. 보통 다음과 같은 절차를 거칩니다.
- 은행 선택 후 계좌번호 입력
- 본인 명의 확인(공동인증서, 간편인증, 문자 인증 등 활용)
- 자동이체 또는 간편결제용 계좌 등록 완료
이 과정을 통해 앱과 계좌가 연결되면, 필요할 때마다 앱에서 바로 지역화폐를 충전할 수 있게 됩니다.
4. 지역화폐 충전과 인센티브 이해하기
이제 실제로 돈을 넣는 단계입니다. 앱의 “충전” 메뉴로 들어가면, 충전할 지역과 금액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이 몇 가지 있습니다.
인센티브(추가 지급 금액)
많은 지자체는 지역화폐 충전 시 일정 비율만큼 돈을 더 얹어 줍니다. 예를 들어 인센티브 비율이 10%라고 하면, 10만 원을 충전했을 때 카드에는 11만 원이 들어오는 방식입니다. 이때 1만 원은 지자체 예산에서 지원되는 금액입니다.
하지만 이 비율과 한도는 항상 똑같지 않습니다.
- 지자체 예산 상황에 따라 인센티브 비율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 월별, 분기별, 연간 충전 한도를 따로 정해두는 경우가 많습니다.
- 예산이 소진되면 인센티브가 일시 중단되거나 비율이 낮아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충전하기 전에 앱 내 공지나 안내문을 한 번쯤 확인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습니다.
충전 한도
지역화폐마다 다음과 같은 기준으로 충전 한도를 정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 월 최대 충전 가능 금액
- 1회 충전 상한선
- 인센티브 적용이 되는 최대 금액(그 이상은 인센티브 없이 충전만 되는 경우 등)
이 한도는 지역마다 크게 다를 수 있기 때문에, 자신이 이용하려는 지역화폐의 공지사항을 확인하는 것이 가장 정확합니다.
5. 실제 사용 방법
충전이 끝났다면 이제 일반 체크카드처럼 쓸 수 있습니다. 실물 카드가 있다면, 동네 가게의 카드 단말기에 긁거나 꽂아서 결제하면 됩니다. 후불이 아니라, 미리 충전해 둔 금액 안에서만 쓸 수 있는 선불방식입니다.
어떤 지역은 모바일 카드(앱 상의 바코드나 QR코드)를 제시해 결제하는 방식도 지원합니다. 이 경우에는 실물 카드를 항상 들고 다니지 않아도, 스마트폰만 있으면 결제가 가능해집니다. 다만 이 기능의 지원 여부 역시 지역과 가맹점에 따라 차이가 있습니다.
결제 후에는 앱에서 바로 사용 내역과 잔액을 확인할 수 있고, 언제 얼마를 어디에서 썼는지 기록이 남습니다. 덕분에 용돈이나 생활비를 관리하는 데도 나름 도움이 됩니다.
코나카드와 지역 정책의 변화에 주의해야 하는 이유
지역화폐는 지자체 예산과 깊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다음과 같은 변화가 주기적으로 일어날 수 있습니다.
- 인센티브 비율 조정 또는 일시 중단
- 사용 가능 업종 확대 또는 축소
- 가맹점 추가·해지
- 앱 이름·운영사 변경, 카드 디자인 변경 등
이런 변화는 보통 앱 공지, 문자 안내, 지자체 안내문 등을 통해 먼저 알려집니다. 이미 충전해 둔 금액이 있다면, 유효기간이나 정책 변경 시점도 함께 확인해 두는 것이 안전합니다. 어떤 지역은 잔액을 환불해 주기도 하고, 어떤 곳은 일정 기간 안에 사용해야 하는 조건을 두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코나카드는 이렇게 여러 지역화폐를 담아낼 수 있는 도구이면서도, 동시에 각 지역의 경제와 생활을 조금 더 가까이 느끼게 해 주는 수단이기도 합니다. 카드 한 장으로 동네 가게들을 더 자주 찾게 되고, 자연스럽게 지역 안에서 돈이 도는 구조를 체감하게 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