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이 책을 펼쳤을 때 가장 먼저 들었던 생각은 “이 정도면 나도 할 수 있겠다”는 안도감이었습니다. 두꺼운 문제집을 보면 시작도 하기 전에 지치는 경우가 많지만, 이 교재는 페이지를 넘길수록 부담이 조금씩 줄어드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동안 “고등 수학 상”이라는 이름만 들어도 어렵게 느껴졌는데, 이 책을 따라가다 보니 내용이 생각보다 차근차근 정리되어 있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특히 예시 문제가 바로바로 나와서, 개념을 읽고 곧바로 적용해 볼 수 있는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부르는 ‘라이트 쎈 공수1’의 정식 이름은 ‘라이트 쎈 고등 수학 상’입니다. 예전에 고등학교 1학년 1학기 과정을 ‘공수1’이라고 불렀던 명칭이 아직도 습관처럼 남아 있는 것뿐입니다. 현재 기준으로는 고등학교 1학년 첫 학기에 배우는 내용을 다루는 책이라고 이해하면 됩니다. 교과 과정은 계속해서 개편되지만, 이 책이 다루는 범위는 교육과정에 맞추어 구성되어 있고, 오래된 옛 교과서 내용을 그대로 쓰는 식은 아니라는 점에서 안심해도 괜찮습니다.

라이트 쎈은 이름 그대로 ‘가볍게 시작하는 쎈 수학’에 가깝습니다. 이미 잘 알려져 있는 유형서인 ‘쎈 수학’의 체계를 유지하면서도, 난이도와 문제 양을 조절해 기본기를 다지기에 알맞게 만들어진 교재입니다. 어려운 심화문제를 쏟아내기보다는 꼭 알아야 할 개념과 필수 유형을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어서, 수학이 막막하게 느껴지는 학생도 천천히 따라갈 수 있게 도와줍니다. “기초를 다진 뒤에 심화로 넘어가자”라는 생각으로 설계된 책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라이트 쎈 고등 수학 상(공수1)의 전체 구성

라이트 쎈 고등 수학 상은 기본적으로 A, B, C 세 단계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 구조는 일반 쎈과 비슷하지만, 각각의 단계에서 요구하는 난이도와 문제 수가 더 부담스럽지 않게 조정되어 있습니다. 핵심 개념을 이해하고, 필수 유형을 익히고, 마지막으로 단원 전체를 정리하는 흐름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한 단원을 처음부터 끝까지 스스로 정리해 나가는 연습을 하기에 좋습니다.

A단계: 개념 다지기와 기본 문제

A단계는 말 그대로 기초를 깔아 두는 부분입니다. 한 단원의 시작 부분에는 중요한 개념이 간결하게 정리되어 있고, 옆에는 바로 예시 문제와 간단한 확인 문제가 붙어 있습니다. 새로운 개념을 읽기만 하고 넘어가면 금방 잊어버리기 쉬운데, 이 단계에서는 “읽고 → 바로 풀어보고 → 다시 개념을 확인하는” 흐름을 자연스럽게 따라가도록 구성되어 있습니다.

특히 고등 수학 상에서 자주 헷갈리는 부분, 예를 들면 집합의 표현, 명제의 참과 거짓, 함수의 정의처럼 용어가 복잡하게 느껴지는 부분은 설명을 너무 어렵게 쓰면 이해하기 힘듭니다. 라이트 쎈의 A단계는 이런 용어들을 지나치게 추상적으로만 설명하지 않고, 간단한 사례나 그림과 함께 제시해서 스스로 정리해 볼 수 있게 돕는 편입니다. 이 단계에서 중요한 점은 문제를 많이 푸는 것이 아니라, 각 개념을 정확히 설명할 수 있을 정도로 이해하는 것입니다.

B단계: 필수 유형 익히기

B단계는 고등 수학 상에서 꼭 풀어봐야 하는 ‘필수 유형’을 모아 놓은 부분입니다. 유형별로 대표 문제가 있고, 그 아래에 비슷한 방식으로 풀리는 유사 문제가 따라오는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여기서 다루는 유형들은 시험에서 자주 등장하는 형태이기 때문에, 이 부분을 충실히 연습하면 모의고사나 학교 시험에서 낯선 문제를 만날 일이 줄어듭니다.

일반 쎈과 비교했을 때 라이트 쎈 B단계는 다음과 같은 특징이 있습니다.

  • 난이도가 상대적으로 낮습니다. 복잡한 아이디어를 여러 개 한꺼번에 요구하는 문제보다는, 한 가지 개념을 정확하게 적용하는 문제 위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 문제 수가 과도하게 많지 않습니다. 양으로 압도하는 방식이 아니라, 꼭 필요한 유형을 여러 번 접하며 익숙해지도록 문제 수가 조절되어 있습니다.
  • 유형 안에서도 난이도가 점차 올라가도록 배열되어 있어, 앞부분에서 감을 잡고 뒷부분에서 조금씩 응용해 보는 흐름을 자연스럽게 따라가게 됩니다.

이 단계에서는 대표 문제를 정확히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단순히 정답만 맞히는 데 그치지 말고, 해설에 나온 풀이과정과 자신의 풀이를 비교해 보면서 “이 문제를 어떤 관점에서 바라봐야 하는지”를 익히는 것이 좋습니다. 그래야 비슷하지만 살짝 꼬인 문제를 만나더라도 당황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C단계: 단원 마무리와 응용력 키우기

C단계는 한 단원의 내용을 전체적으로 정리하는 단계입니다. 앞에서 공부한 개념과 필수 유형을 한꺼번에 활용해 보는 문제가 주로 나오며, 여러 개념이 섞여서 등장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일반 쎈의 C단계처럼 극단적으로 어려운 고난도 문제를 다루지는 않습니다. 기본 개념과 B단계 유형을 충실히 이해했다면, 시간을 조금 들여 차분히 생각해 볼 수 있는 정도의 난이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부분에서 중요한 점은 “맞히느냐, 틀리느냐”보다 “내가 무엇을 놓치고 있었는지”를 확인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함수와 그래프 단원이라면

  • 함수의 정의를 제대로 떠올리지 못해서 막혔는지
  • 좌표를 대입하는 계산 과정에서 실수가 있었는지
  • 문제를 읽으면서 조건을 빠뜨리고 풀지는 않았는지

이런 부분을 점검해 보는 것이 C단계를 활용하는 핵심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자연스럽게 단원 전체의 흐름을 다시 한 번 머릿속에서 정리하는 효과도 얻을 수 있습니다.

라이트 쎈 고등 수학 상을 공부할 때 알아두면 좋은 점

1. 개념을 대충 넘기지 않기

많은 학생들이 문제를 빨리 많이 풀어야 실력이 늘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기초 단계에서는 개념을 정확히 이해하는 것이 훨씬 중요합니다. A단계의 개념 설명을 읽을 때는 다음과 같은 점을 신경 쓰면 좋습니다.

  • 정의에 나오는 낱말 하나하나를 이해했는지 스스로 점검합니다.
  • 개념 옆의 간단한 예시에서 “왜 이렇게 되는지”를 자신의 말로 설명해 봅니다.
  • 헷갈리는 용어는 따로 표시해 두었다가, 단원 뒷부분을 공부한 뒤 다시 돌아와서 읽어 봅니다.

이 과정을 지나친 노력이라고 느낄 수도 있지만, 개념이 헷갈린 상태에서 문제만 많이 풀면 같은 유형에서 계속 비슷한 실수를 반복하게 됩니다. 시간이 더 걸리는 것처럼 보여도, 기초 단계에서 천천히 정리해 두는 편이 결국에는 공부 시간을 줄이는 길입니다.

2. 유형별 대표 문제로 풀이 흐름 익히기

B단계에서 대표 문제는 단순한 예시가 아니라, “이 유형을 어떻게 바라보고 풀어야 하는지”를 보여 주는 기준 역할을 합니다. 대표 문제를 풀 때는 다음 순서를 의식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 먼저 스스로 풀어 보되, 막힌 부분이 어디인지 표시해 둡니다.
  • 해설을 읽으면서 “이 문제를 이렇게 시작하는 이유”를 유심히 봅니다.
  • 비슷한 구조의 문제를 자신의 힘으로 다시 한 번 풀어 보면서 풀이 흐름을 기억합니다.

이렇게 하면 나중에 다른 문제를 만났을 때도, 전체 풀이 방법의 윤곽이 자연스럽게 떠오르게 됩니다. 단순 암기가 아니라 사고 과정 자체를 익히는 데 도움이 됩니다.

3. 오답을 그냥 넘기지 않기

틀린 문제를 빠르게 체크하고 넘어가는 것보다는, 왜 틀렸는지를 정확히 짚어 보는 것이 훨씬 의미 있습니다. 오답을 정리할 때는 다음처럼 나누어서 생각해 보면 좋습니다.

  • 개념을 잘못 알고 있어서 틀린 경우
  • 문제를 잘못 읽고 조건을 빠뜨린 경우
  • 계산 실수나 정리 과정의 실수 때문에 틀린 경우

이 세 가지를 구분해 두면, 나중에 비슷한 문제를 다시 풀어볼 때 “어떤 점에 특히 조심해야 하는지”가 눈에 잘 들어옵니다. 꼭 노트를 따로 만들지 않더라도, 문제 옆에 간단히 이유를 적어 두는 것만으로도 큰 도움이 됩니다.

4. 해설지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라이트 쎈의 장점 중 하나는 해설이 비교적 자세한 편이라는 점입니다. 혼자 공부할 때, 누군가 옆에서 설명해 주지 않아도 해설을 하나씩 따라가다 보면 풀이 흐름을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습니다. 해설을 볼 때는 다음과 같이 활용해 볼 수 있습니다.

  • 정답을 맞혔더라도, 풀이가 너무 길어졌다면 해설과 비교해 더 간단한 방법이 있는지 확인합니다.
  • 해설에서 사용하는 표현이나 정리 방식이 마음에 들면, 자신의 풀이에도 비슷하게 적용해 봅니다.
  • 아예 이해가 안 되는 문제는 해설에서 사용한 첫 단계만 따로 연습해 보는 것도 좋습니다.

해설은 단순히 ‘정답을 알려 주는 곳’이 아니라, “어떻게 생각을 시작해야 하는지”를 보여 주는 도구라고 생각하면 훨씬 더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습니다.

5. 공부량을 한 번에 몰아서 하지 않기

라이트 쎈은 문제 수를 조절해 부담을 줄인 교재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단기간에 책 한 권을 끝내는 것이 목표가 되면 금방 지치기 쉽습니다. 특히 고등 수학 상은 처음 접하는 개념이 많기 때문에, 머릿속에 남기려면 시간이 필요합니다. 한 번에 많은 양을 풀기보다는 다음과 같은 방식이 더 효율적입니다.

  • 하루에 풀 수 있는 양을 현실적으로 정하고, 그 분량을 꾸준히 지켜 나갑니다.
  • A단계를 끝내면 바로 B단계로 넘어가기보다는, A단계 내용을 한 번 훑어본 뒤 B단계를 시작합니다.
  • 한 단원을 끝낸 뒤에는 이틀 정도 여유를 두고, 전에 풀었던 문제 중 표시해 둔 부분만 다시 보는 시간도 가져 봅니다.

이렇게 하면 단기 스퍼트가 아니라 꾸준함으로 실력을 쌓을 수 있고, 중간에 포기하지 않고 책을 끝까지 마무리할 가능성도 훨씬 높아집니다.

6. 다음 단계로 자연스럽게 이어가기

라이트 쎈 고등 수학 상을 어느 정도 마무리했다면, 그 다음에는 조금 더 난이도가 있는 교재로 넘어가 보는 것도 좋습니다. 같은 출판사의 일반 쎈 고등 수학 상으로 이어 가는 경우가 많고, 이미 라이트 쎈에서 유형별 흐름을 익혀 두었다면 전혀 새로운 내용을 공부한다기보다 “조금 더 깊게 파고드는 느낌”에 가깝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입니다. 라이트 쎈을 통해 “내가 어디까지는 알고 있고, 어떤 부분에서 자주 막히는지”를 스스로 파악할 수 있다면, 그 다음 교재를 고를 때도 훨씬 안정적으로 선택할 수 있습니다. 어떤 책을 고르든, 이미 한 번 정리해 둔 기초 위에서 쌓아 올린다는 느낌으로 공부를 이어 가면 좋습니다.

라이트 쎈 고등 수학 상은 수학 공부를 처음 다시 정리해 보고 싶을 때, 지나치게 어렵지 않은 선에서 중요한 내용들을 골고루 연습해 볼 수 있는 교재입니다. 책 한 권을 끝내는 동안, 처음에는 낯설었던 용어와 기호들이 점점 친숙해지는 과정을 느끼게 되고, 한 단원을 스스로 완성했다는 경험이 쌓이면서 자연스럽게 자신감도 자라납니다. 이런 경험이 쌓이면, 그 다음 단계의 수학도 조금은 덜 두렵게 느껴질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