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엌 한쪽 구석에 커다란 도크가 놓이고, 바닥에서 조용히 로봇청소기가 움직이기 시작했을 때만 해도 그냥 “청소를 조금 덜 해도 되겠구나” 정도로만 생각했었습니다. 그런데 며칠 지나지 않아 물통을 비우고 채우는 일을 반복하다 보니, 어느 순간부터는 그 과정조차 귀찮게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직배수 키트를 설치해보기로 결심했고, 그 이후로는 청소에 직접 손댈 일이 거의 없어져서 생활 자체가 꽤 달라졌습니다.

이 글은 로보락 S8 Pro Ultra에 직배수 키트를 설치했을 때 어떤 점이 편리했고, 설치 전에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그리고 실제 사용하면서 느낀 점들을 정리한 이야기입니다. 비슷한 고민을 하는 분들이 있다면, 선택할 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하나씩 풀어보겠습니다.

로보락 S8 Pro Ultra를 선택한 이유

먼저 로봇청소기 자체를 고르는 과정에서 가장 크게 고려했던 점은 “얼마나 덜 손이 가느냐”였습니다. 단순히 바닥만 쓸어주는 정도가 아니라, 청소 전반을 최대한 자동으로 해결해주는 제품을 찾았습니다.

로보락 S8 Pro Ultra를 선택하게 된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흡입력과 브러시 구조입니다. 최대 6000Pa 수준의 흡입력을 제공하고, 듀얼 롤러 브러시(DuoRoller Riser) 구조라서 먼지, 머리카락, 반려동물 털까지 꽤 잘 빨아들입니다. 카펫이 있는 집에서도 성능이 좋은 편이라, 바닥 재질이 섞여 있어도 크게 신경쓰지 않아도 되는 점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둘째, 물걸레 기능입니다. 바이브라라이즈 3.0(VibraRise 3.0)이라는 이름의 진동 물걸레 시스템을 사용해 바닥을 문질러 닦아주는데, 단순히 적당히 물만 묻히고 지나가는 수준이 아니라 꽤 강하게 진동하면서 때를 밀어내는 느낌입니다. 물걸레가 카펫 위에서는 자동으로 올라가는 구조라서, 카펫이 젖을까 걱정할 필요도 거의 없었습니다.

셋째, 도크의 자동 기능입니다. 도크에서 자동 먼지 비움, 자동 물 보충, 오수 배출, 물걸레 세척과 건조까지 알아서 해주는 구조라서, 제대로만 설치해두면 사람이 직접 신경 써야 할 부분이 정말 줄어듭니다. 처음부터 이런 기능들이 모두 들어간 모델을 찾고 있어서 자연스럽게 S8 Pro Ultra로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왜 직배수 키트를 추가했는지

로봇청소기 자체는 편리했지만, 쓰다 보니 반복적으로 신경 쓰이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도크에 들어 있는 깨끗한 물통을 채우고, 청소가 끝난 뒤에 더러운 물이 모인 오수통을 비우는 과정입니다. 하루에 한 번씩만 청소해도 수조 관리가 은근히 번거롭고, 청소를 자주 돌릴수록 이 작업이 점점 귀찮아졌습니다.

그래서 “물통을 아예 만질 일이 없게 만드는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다가 직배수 키트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직배수 키트는 말 그대로 수도와 배수관에 도크를 직접 연결해서, 도크가 알아서 깨끗한 물을 공급받고 더러운 물을 바로바로 배출하게 해주는 장치입니다. 한 번만 제대로 설치해두면 매번 물통을 꺼내고 옮길 필요가 없다는 점이 가장 큰 이유였습니다.

직배수 설치 전 꼭 생각해봐야 할 점

직배수를 설치하기로 마음먹었다면, 먼저 집 구조와 상황을 차분히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아무 데나 설치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서, 몇 가지 조건을 점검해야 합니다.

첫 번째는 설치 위치입니다. 직배수는 기본적으로 물을 끌어와야 하고, 쓴 물을 내려보내야 합니다. 그래서 다음과 같은 장소들이 후보가 됩니다.

  • 싱크대 하부
  • 세탁실
  • 배수구가 있는 베란다

이 중에서 저는 싱크대 아래 공간을 선택했습니다. 주방 바닥을 자주 청소해야 하고, 싱크대 하부에 급수와 배수 라인이 함께 있어서 공사를 한 번에 끝낼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두 번째는 공간 확보입니다. 도크와 로봇청소기가 나란히 자리 잡을 수 있을 만큼의 평평한 공간이 필요하고, 도크 뒤쪽으로 급수·배수 호스를 지나갈 길도 필요합니다. 도크 뒤가 벽에 완전히 붙어 있으면 호스를 빼기가 어려울 수 있으니, 설치 전에 도크를 둘 위치를 실제로 놓아보면서 확인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세 번째는 누가 설치할지에 대한 선택입니다. 직배수는 자가 설치도 이론상 가능하지만, 수도 배관과 배수관을 건드리는 작업이 포함됩니다. T밸브 설치, 배수관 타공, 실링 처리 등이 필요한데, 잘못하면 누수나 역류 같은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저는 전문 업체에 의뢰하는 쪽을 선택했습니다. 비용은 들지만, 마감 깔끔함과 혹시 모를 누수에 대한 부담을 줄이고 싶었습니다.

전문 업체를 통한 설치 과정

전문 업체에 설치를 맡기면 대략 다음과 같은 순서로 진행됩니다.

먼저 기사님이 방문해 설치 위치를 확인하고, 도크를 어디에 놓을지, 호스를 어떻게 빼낼지, 싱크대 안에는 어떤 배관 구조가 있는지 등을 살펴봅니다. 이 과정에서 호스 길이, 작업 방식, 예상 소요 시간, 비용에 대한 설명을 듣게 됩니다.

급수 연결은 보통 싱크대 하부의 냉수 라인에 T밸브를 하나 더 달아서 그 중 한 갈래를 도크로 보내는 식으로 진행합니다. 이때 필요하다면 간단한 필터를 추가해 줄 수도 있는데, 대부분의 가정용 상수도는 그대로 사용해도 문제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배수 연결은 싱크대 배수관에 구멍을 내서 배수 호스를 꽂고 실링 처리로 고정하는 방식이 자주 사용됩니다. 이미 여분의 연결 포트가 있는 배관이라면 굳이 새로 구멍을 내지 않고 기존 포트에 연결하기도 합니다. 집 구조와 배관 상태에 따라 방식이 조금씩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그 다음에는 도크 뒷면에 있는 직배수용 연결 부분에 급수 호스와 배수 호스를 각각 꽂아 고정합니다. 이때 도크와 벽 사이 거리가 너무 좁지 않도록, 호스가 꺾이지 않게 배치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모든 연결이 끝나면 전원을 넣고 시험 운전을 합니다. 급수 밸브를 열고 도크가 물을 잘 끌어오는지, 배수할 때 싱크대 쪽에서 새거나 물이 새어 나오지 않는지, 연결 부위에서 물방울이 맺히지 않는지 등을 꼼꼼히 확인합니다. 이상이 없으면 마지막으로 싱크대 안과 바닥 쪽의 호스를 케이블 타이 등으로 정리해 눈에 너무 띄지 않도록 마무리합니다.

전체 소요 시간은 집 구조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대체로 1~2시간 정도였습니다. 비용은 시기나 지역, 업체에 따라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직배수 키트 가격과는 별도로 설치 공임이 추가로 들어가는 형태였습니다.

로보락 S8 Pro Ultra의 전반적인 사용 경험

직배수 이야기만 하면 아쉬우니, 로봇청소기 자체에 대해서도 정리해보겠습니다.

먼저 흡입력은 체감상 충분합니다. 바닥에 떨어진 먼지나 머리카락뿐 아니라, 잔먼지가 많은 구역도 여러 번 왔다 갔다 하면서 꽤 깔끔하게 정리해줍니다. 카펫이 있는 방을 지나갈 때는 흡입 세기를 자동으로 높여주는 기능이 있어서, 따로 신경 쓰지 않아도 카펫 속 먼지까지 어느 정도는 정리해줍니다.

물걸레 기능은 “밟으면 끈적한 느낌이 나던 자국”들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되었습니다. 완전히 오래된 얼룩까지 한 번에 지워주는 수준은 아니지만, 생활 오염 정도는 여러 번 지나가면서 눈에 띄게 옅어집니다. 물걸레가 카펫을 만나면 자동으로 살짝 들어 올리는 구조라, 바닥과 카펫이 섞여 있는 집 구조에서도 크게 신경 쓸 필요가 없습니다.

도크의 자동 먼지 비움 기능은 예상했던 대로 편리했습니다. 청소가 끝나면 로봇청소기 안에 모인 먼지가 자동으로 도크의 먼지 봉투로 빨려 들어가는데, 이 봉투 용량이 커서 환경과 사용량에 따라 다르지만 자주 갈아줄 필요가 없습니다. 비울 때도 봉투 입구가 자동으로 막히는 구조라 먼지가 많이 날리지는 않았습니다.

물걸레 세척과 건조 기능도 꽤 중요한 부분입니다. 청소를 마친 뒤 로봇이 도크로 돌아오면, 도크 안에서 물걸레를 여러 번 문질러 씻어낸 다음, 따뜻한 바람으로 말려줍니다. 이 덕분에 물걸레에서 나는 눅눅한 냄새나 세균 번식에 대한 걱정을 많이 줄일 수 있었습니다.

앱 기능도 잘 갖춰져 있습니다. 집 구조를 스캔해서 지도를 만들고, 방마다 이름을 붙이거나 특정 구역만 청소하도록 지정할 수 있습니다. 출입을 막고 싶은 구역에는 가상 금지 구역을 설정할 수 있고, 방마다 흡입력과 물 사용량을 달리 지정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그리고 정해진 시간에 자동으로 청소가 시작되게 스케줄을 등록해두면, 굳이 앱을 따로 열지 않아도 매일 비슷한 패턴으로 청소가 돌아갑니다.

소음은 일반적인 로봇청소기 수준이라고 느꼈습니다. 강하게 흡입할 때는 확실히 청소하는 소리가 들리지만, TV를 볼 수 없을 정도로 시끄럽지는 않았습니다. 다만 먼지통을 자동으로 비우는 순간에는 짧게 큰 소리가 나는데, 이 부분에 민감한 분들은 청소 스케줄을 낮 시간이나 외출 시간에 맞춰두는 것이 편할 수 있습니다.

직배수를 설치하고 달라진 점

직배수 설치 전과 후를 비교해보면,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은 “신경 써야 할 일의 개수”였습니다. 이전에는 청소 빈도를 높이고 싶어도 물통 관리가 귀찮아서 일주일에 몇 번만 돌리는 날이 생기곤 했습니다. 하지만 직배수를 연결한 뒤로는 매일, 심지어 하루에 두 번 돌리는 것도 부담이 거의 없습니다.

이렇게 바뀐 이유는 간단합니다. 물통을 직접 만질 필요가 없어졌기 때문입니다. 도크가 수도에서 자동으로 깨끗한 물을 끌어와서 로봇청소기에 공급하고, 청소를 마친 뒤에 생기는 오수도 바로 배수관으로 흘려보냅니다. 사람이 하는 일은 먼지 봉투를 한 번씩 갈아주는 정도밖에 남지 않습니다.

위생 면에서도 득이 됩니다. 물통을 수동으로 사용할 때는 가끔 바쁜 날에는 오수가 하루 이틀 정도 도크 안에 그대로 남아 있을 때가 있었는데, 직배수에서는 이런 일이 거의 없습니다. 사용 직후 바로바로 배출되기 때문에 오수가 고여 있는 시간이 짧고, 물걸레도 자동으로 세척·건조되니 바닥을 닦는 부분에서 오는 찝찝함이 확실히 줄었습니다.

덕분에 청소에 대한 마음가짐 자체도 바뀌었습니다. 이전에는 “오늘은 좀 피곤하니까 내일 돌려야지”라고 미루던 날이 많았다면, 지금은 스케줄만 맞춰놓으면 저절로 돌아가니 집 안 바닥 상태가 전체적으로 늘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됩니다. 이 작은 차이가 생각보다 생활 만족도에 영향을 많이 줍니다.

직배수 설치 시 현실적으로 고려해야 할 부분

물론 모든 점이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직배수 설치를 고민한다면 다음처럼 현실적인 부분도 같이 생각해봐야 합니다.

우선 초기 비용입니다. 로봇청소기 본체, 도크, 직배수 키트 자체 가격에 더해, 전문 업체에 설치를 맡기면 공임 비용이 추가됩니다. 한 번만 지불하면 되는 비용이긴 하지만, 분명 적지 않은 지출입니다. 그래서 “청소에 직접 손대는 시간을 얼마나 줄이고 싶은지”를 스스로에게 솔직하게 물어볼 필요가 있습니다.

둘째, 설치 위치의 제약입니다. 급수와 배수가 모두 가능한 곳 근처에 도크를 둘 수 있어야 직배수 설치가 가능합니다. 예를 들어 거실 한가운데에 도크를 두고 싶어도 그 근처에 수도와 배수관이 없다면 직배수를 구현하기 어렵습니다. 동선과 인테리어, 배관 위치 사이에서 적당한 타협점을 찾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셋째, 집 구조와 계약 형태입니다. 자가라면 큰 문제가 되지 않지만, 전세나 월세인 경우 싱크대 배수관에 구멍을 뚫거나 추가 부속을 다는 것에 대해 집주인과 미리 상의하는 것이 좋습니다. 나중에 이사할 때 원상복구 문제로 이야기가 나올 수 있기 때문입니다. 원상복구가 쉬운 방식으로 작업해주는지에 대해서도 업체와 상담할 필요가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누수 위험에 대한 부분입니다. 잘 설치하면 평소에는 특별한 문제 없이 사용 가능합니다만, 설치가 허술하거나 오래 사용하면서 실링이 헐거워지면 누수나 물방울 맺힘이 생길 가능성은 완전히 0%라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래서 설치 후에도 가끔씩 싱크대 안쪽과 도크 주변을 한 번씩 눈으로 점검해보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습니다. 이런 이유로 자가 설치보다는 경험이 있는 업체 시공을 선호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이런 분들께 특히 어울리는 선택

전체적인 경험을 정리해보면, 로보락 S8 Pro Ultra에 직배수까지 더한 구성은 “청소에 손을 거의 대고 싶지 않은 사람”에게 잘 맞는 선택이라고 느꼈습니다. 특히 다음과 같은 경우라면 만족도가 높을 가능성이 큽니다.

  • 매일 바닥을 깨끗하게 유지하고 싶지만 청소에 시간을 많이 쓰고 싶지 않은 경우
  • 반려동물 털이나 먼지 때문에 하루라도 청소를 쉬면 눈에 띄게 바닥이 더러워지는 집
  • 맞벌이, 육아, 공부 등으로 집안일에 쓸 수 있는 시간이 제한된 상황
  • 초기 설치 비용과 약간의 공사 과정 정도는 감수하더라도, 이후에는 신경을 덜 쓰고 싶은 사람

로봇청소기만 있어도 분명 편리하지만, 거기에 직배수까지 더하게 되면 편리함의 수준이 한 단계 더 올라가는 느낌입니다. 청소라는 일을 “해야만 하는 일”에서 “그냥 자동으로 돌아가는 배경 작업” 정도로 바꾸고 싶은 사람이라면, 한 번쯤 진지하게 고려해볼 만한 조합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