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모든 결제를 한 장의 카드로만 해결해 본 적이 있습니다. 편하긴 했지만, 나중에 보니 어디서 얼마나 혜택을 받았는지 제대로 알기 어렵고, 정작 많이 쓰는 곳에서는 별로 돌려받는 돈이 없더군요. 그러다 평소 자주 쓰는 곳, 예를 들면 온라인 쇼핑몰이나 배달앱, 편의점, 카페, 대중교통에 집중해서 혜택을 주는 체크카드를 따로 쓰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게 하나씩 살펴보다가 알게 된 카드가 NH농협 올바른 뉴해브 체크카드입니다. 이름이 조금 길지만, 구조를 차분히 뜯어보면 어떤 사람에게 잘 맞는지, 어떻게 써야 이득인지가 꽤 뚜렷하게 보입니다.

먼저 이 카드는 NH농협카드에서 나온 ‘올바른’ 시리즈 중 하나입니다. 체크카드라서 통장에 있는 돈 내에서만 결제가 되고, 연회비가 없다는 점이 부담을 덜어줍니다. 국내 전용으로도, 마스터카드 브랜드로도 발급되기 때문에 해외 결제까지 생각한다면 마스터 선택이 일반적입니다. 발급 가능한 나이는 만 12세부터이고, 후불교통 기능은 법 규정에 따라 만 18세 이상이어야 붙일 수 있습니다.

이 카드의 가장 큰 특징은 생활 속 자주 쓰는 영역에 5% 캐시백을 준다는 점입니다. 다만, 모든 소비가 5%는 아니고, 크게 두 가지로 나뉩니다. 하나는 어디에서 쓰든 깔리는 ‘기본 캐시백’, 또 하나는 정해진 업종에서 더 많이 돌려받는 ‘특별 캐시백’입니다. 구조를 이해하고 나면 어느 정도 계획을 세워서 쓰기 좋습니다.

기본 캐시백 구조 이해하기

기본 캐시백은 국내외 가맹점 어디에서 결제하든 붙는 혜택입니다. 다만 전월 이용금액(한 달 동안 얼마를 썼는지)에 따라 비율이 달라집니다.

전월 이용금액이 100만원 미만일 때는 0.2% 캐시백, 100만원 이상이면 0.4% 캐시백이 적용됩니다. 예를 들어 지난달 총 60만원을 일반 가맹점에서 썼다면, 이번 달에는 0.2% 비율로 캐시백이 쌓입니다. 반대로 지난달에 120만원을 사용했다면, 이번 달에는 0.4%가 적용되는 식입니다.

다만 여기서 꼭 기억해야 할 점이 있습니다. 특별 캐시백 대상 가맹점에서 결제한 금액은 기본 캐시백에서 제외된다는 점입니다. 즉, 5%를 주는 영역에서는 0.2%나 0.4%를 따로 주지 않습니다. 기본 캐시백은 특별 영역이 아닌, 그 외 마트, 식당, 병원, 일반 쇼핑 등에서 이루어진 결제에 대해서만 붙는다고 보면 이해가 쉽습니다.

체크카드의 기본 캐시백 비율 자체는 높은 편은 아닙니다. 이 카드를 쓰는 핵심 목적은 어디까지나 5% 특별 캐시백이기 때문에, 기본 캐시백은 덤으로 조금씩 따라오는 정도로 보는 편이 현실적입니다.

생활 영역 5% 특별 캐시백 살펴보기

이 카드의 핵심은 전월 실적을 일정 수준 이상 채우면 생활 속에서 자주 쓰는 영역에 5% 캐시백을 준다는 점입니다. 대상 영역과 대표 가맹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온라인 쇼핑 영역입니다. G마켓, 옥션, 11번가, 쿠팡, 위메프, 티몬 같은 사이트들이 여기에 들어갑니다. 국내에서 많이들 이용하는 대형 오픈마켓과 소셜커머스 대부분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평소 온라인 주문이 잦다면 활용도가 높습니다.

둘째, 배달앱과 인터넷 마트, 그리고 농협 하나로마트입니다. 배달앱은 배달의민족, 요기요가 포함되어 있고, 신선식품 중심으로 인기가 많은 마켓컬리, 통합 쇼핑몰인 SSG닷컴도 대상입니다. 여기에 농협하나로마트와 농협하나로클럽, 그리고 이들의 온라인 몰에서 이용한 금액도 포함됩니다. 식료품을 집으로 배달받거나 장보기를 온라인으로 해결하는 경우가 많다면 체감 혜택이 커질 수 있습니다.

셋째, 커피전문점과 편의점입니다. 스타벅스, 이디야커피, 투썸플레이스에서 결제할 때 5% 캐시백이 적용되고, 편의점은 GS25와 CU가 대상입니다. 이 역시 이용 빈도가 높은 브랜드 중심이라, 정해진 곳만 이용해도 혜택을 놓치기 어렵습니다.

넷째, 대중교통입니다. 지하철과 버스를 후불교통카드로 태그했을 때의 금액이 여기에 포함됩니다. 다만 앞에서 언급했듯이, 후불교통 기능을 붙일 수 있는 나이는 만 18세 이상입니다. 중·고등학생 시기에는 선불 교통카드를 따로 쓰거나, 교통비 혜택 없이 이 카드를 쓰게 된다는 점을 생각해야 합니다.

이렇게 모인 네 가지 영역은 많은 사람들의 소비에서 비중이 높게 차지하는 부분입니다. 온라인 쇼핑, 배달, 장보기, 커피, 편의점, 대중교통까지 묶어서 한 장의 체크카드로 관리할 수 있기 때문에, 한 달에 어디에서 얼마나 쓰는지도 눈에 잘 들어옵니다.

전월 실적과 캐시백 한도 구조

5%라는 숫자만 보면 굉장히 커 보이지만, 아무 제한 없이 무한정 돌려주는 것은 아닙니다. 전월 실적(전달 사용 금액)에 따라 한 달에 받을 수 있는 특별 캐시백 최대 금액이 정해져 있습니다.

구간은 세 가지입니다. 전월 실적이 20만원 이상이면 한 달에 최대 5,000원까지, 50만원 이상이면 최대 10,000원까지, 100만원 이상이면 최대 15,000원까지 특별 캐시백을 받을 수 있습니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보면, 5% 캐시백을 기준으로

  • 5,000원을 꽉 채워 받으려면 특별 캐시백 대상 영역에서 10만원(5,000 ÷ 0.05)을 써야 하고,
  • 10,000원을 받으려면 20만원,
  • 15,000원을 받으려면 30만원을 사용하면 됩니다.

예를 들어 전월 실적이 50만원인 사람이라면, 특별 캐시백 대상인 온라인 쇼핑·배달앱·커피·편의점·대중교통 쪽에서 20만원 정도를 쓰면 1만원까지는 돌려받을 수 있습니다. 그 이상을 쓰더라도 비율은 그대로 5%지만, 한도에 막혀 추가 캐시백은 발생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 카드를 사용할 때는 “내가 이 영역에서 한 달에 보통 얼마 정도 쓰는지”를 먼저 떠올려 보는 것이 좋습니다.

체크카드라는 점을 고려하면, 한 달에 최대 15,000원까지 캐시백을 받을 수 있다는 수준은 평범하거나 약간 좋은 편으로 볼 수 있습니다. 무리해서 실적을 맞추려 하기보다는 평소 소비 수준에 맞는 구간 안에서 쓰는 것이 현실적입니다.

전월 실적을 계산할 때 꼭 알아야 할 점

이 카드를 쓸 때 가장 헷갈리고, 동시에 가장 중요한 부분이 바로 “전월 실적을 어떻게 계산하느냐”입니다. 실적은 매월 1일부터 말일까지의 이용금액을 기준으로 잡습니다. 여기에는 일반적인 체크카드 사용금액이 포함되지만, 모두 다 들어가는 것은 아니고, 여러 항목이 제외됩니다.

기본적으로 포함되는 것은 국내외에서 일시불이나 할부로 결제한 일반 이용금액입니다. 그런데 실적에서 제외되는 항목들이 꽤 많습니다. 특히 이 카드에서 반드시 기억해야 할 것은 “특별 캐시백이 적용된 이용금액은 전월 실적에서 빠진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 이번 달에 쿠팡, 배달의민족, 편의점, 대중교통 등 특별 캐시백 대상 영역에서만 30만원을 썼다고 해보겠습니다. 5% 기준으로 계산하면 15,000원까지 캐시백을 꽉 채워 받을 수 있겠지요. 그런데 이 30만원은 다음 달 실적을 계산할 때 아예 포함되지 않습니다. 다음 달에도 50만원이나 100만원 실적 구간을 유지하고 싶다면, 특별 캐시백이 붙지 않는 일반 가맹점에서 별도로 그만큼을 더 써야만 합니다.

이 구조 때문에 한 가지 착각이 자주 생깁니다. “특별 캐시백 영역에서 많이 쓰면 자동으로 실적도 올라가겠지”라고 생각했다가, 실제로는 실적이 부족해서 그 다음 달에 혜택이 줄어드는 경우입니다. 이 카드로 생활비 전부를 쓰겠다는 생각보다는, 평소 일정한 금액을 일반 가맹점에서 쓰고, 그 위에 특별 캐시백 영역을 얹는 방식으로 계획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특별 캐시백 적용 금액 외에도 전월 실적에서 빠지는 항목들은 꽤 있습니다. 지방세, 국세 같은 세금, 상하수도요금, 전기요금, 도시가스요금, 아파트 관리비, 대학(원) 등록금, 상품권 및 기프트카드 구매·충전, 교통 선불카드 충전, 각종 수수료와 이자, 일부 렌탈료, 고속도로 통행료, 과태료·벌금·범칙금, 해외 이용 수수료, 제세공과금 등은 실적에서 제외되는 것으로 안내되어 있습니다. 또 카드사 자체 정책으로 무이자 할부로 결제한 금액 등도 실적에서 빠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항목들은 실제로 돈이 나가긴 하지만, 카드 실적이나 캐시백과는 연결되지 않는다고 보면 됩니다. 그래서 세금이나 관리비, 상품권 같은 것들로 실적을 채우려고 하면 생각만큼 효과가 나오지 않을 수 있습니다.

캐시백이 안 붙는 결제들도 있다는 점

또 하나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은 “캐시백 자체가 아예 안 적용되는 결제들”입니다. 전월 실적에서 제외되는 항목과 상당 부분 겹치기도 합니다.

각종 수수료와 이자, 상품권·기프트카드 구매 및 충전, 선불카드 충전, 취소된 매출, 무이자 할부 이용금액 등은 보통 캐시백이 발생하지 않습니다. 카드사 입장에서는 이런 결제들은 혜택을 주는 대신 수수료로 남기거나, 단순 자금 이동으로 보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편의점에서 실제 물건을 사면 캐시백 대상이지만, 그 편의점에서 모바일 상품권이나 선불카드를 충전했다면 캐시백이 붙지 않는 식입니다. 이런 부분은 카드사 이용 약관이나 상세 안내를 한 번쯤 읽어보고 쓰는 편이 보다 안전합니다.

어떤 사람에게 잘 맞는 카드인지

이 카드가 특히 잘 맞는 사람들의 모습은 어느 정도 그려집니다. 우선 연회비 없는 체크카드를 선호하고, 과소비보다는 통장 잔액 내에서 소비를 관리하고 싶은 분들에게 부담이 적습니다. 또 온라인 쇼핑과 배달앱을 자주 이용하고, 커피전문점·편의점·대중교통 이용 비중이 높은 사람도 이 카드의 주요 타깃에 가깝습니다.

월 지출이 대략 20만원에서 100만원 사이이고, “어느 정도는 카드 사용 계획을 세우겠다”는 의지가 있다면 더 잘 맞습니다. 예를 들어

  • 일반 가맹점에서 한 달 30만원 정도는 꾸준히 쓰고,
  • 특별 캐시백 영역에서 10만원을 사용해 5,000원을 받고,
  • 혹은 일반 영역 30만원 + 특별 영역 20만원으로 50만원 실적을 맞추면서 10,000원을 노리는 식으로

자신만의 패턴을 만들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특별 캐시백이 붙는다고 해서 그 금액이 전월 실적에는 반영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계속 염두에 두는 것입니다.

장점과 단점 나란히 놓고 보기

좋은 점을 먼저 정리해 보면, 체크카드로 5% 캐시백을 제공한다는 것은 분명 눈에 띄는 장점입니다. 특히 온라인 쇼핑, 배달앱, 장보기, 커피, 편의점, 대중교통이라는, 일상에서 빠지기 힘든 영역 대부분을 한 번에 묶어주기 때문에 활용도도 높습니다. 연회비가 없어서 그냥 만들어 두고 필요할 때 꺼내 써도 부담이 적고, 만 18세 이상이라면 후불교통 기능까지 붙여서 교통카드 겸용으로 쓰기도 편합니다.

반면 단점도 분명합니다. 가장 큰 부분은 전월 실적 구조가 조금 까다롭다는 점입니다. 특별 캐시백이 적용된 금액이 실적에서 제외되다 보니, 이 카드를 메인으로만 쓰면 의외로 실적 구간을 채우기 어려워지는 순간이 생길 수 있습니다. 어느 정도는 “이건 실적용, 이건 5% 캐시백용”처럼 나누어 생각해야 합니다.

또 5% 캐시백이라고 해도 한 달 최대 15,000원이라는 상한선이 있어서, 소비 규모가 큰 사람에게는 아쉽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혜택이 적용되는 가맹점이 정해져 있다는 점도 중요한데, 자신이 주로 이용하는 온라인 쇼핑몰이나 카페, 편의점, 배달앱이 이 목록에 없다면 기대만큼의 효용을 느끼기 어렵습니다. 아울러 특별 영역이 아닌 곳에서 결제할 때 붙는 기본 캐시백 비율은 0.2~0.4%로, 이 부분만 놓고 보면 특별히 인상적이라고 보긴 힘듭니다.

결국 이 카드는 “연회비 없는 체크카드로, 생활비 중 특정 영역에 대해서만 집중적으로 혜택을 받고 싶고, 전월 실적 구조를 어느 정도 신경 쓰면서 사용할 생각이 있는 사람”에게 가장 어울립니다. 자신의 소비 패턴을 한 번 되돌아보고, 온라인 쇼핑·배달앱·커피·편의점·대중교통이 차지하는 비중이 꽤 된다면 한 번쯤 고려해볼 만한 선택지입니다. 다만 카드 상품의 약관과 혜택 구조는 시간이 지나며 바뀔 수 있으니, 실제 신청 전에는 NH농협카드 공식 안내문을 통해 최신 내용을 한 번 더 확인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