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창 시절 pc방에서 친구들과 시간을 보내다 보면, 꼭 한 명쯤은 최신 게임 대신 삼국지를 켜던 친구가 있었습니다. 화면은 투박하고 조작도 불편했지만, 한 턴 한 턴 넘기며 전국 지도를 바라보는 그 맛이 묘하게 잊히지 않더군요. 오랜만에 그 시절 삼국지를 다시 해보고 싶어서 이것저것 설치를 시도하다 보니, 막히는 부분도 많고 헷갈리는 점도 있어서 정리해두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고전 삼국지 시리즈, 어떤 버전을 선택할까
코에이(Koei)의 ‘Romance of the Three Kingdoms’ 시리즈는 버전마다 시스템과 분위기가 꽤 다릅니다. 여기서는 흔히 고전이라 부르는 2~6편 정도를 중심으로 간단히 정리해보겠습니다.
-
삼국지 2 (PC/DOS): 국내에서 특히 인기가 많았던 초기 명작입니다. 인터페이스가 단순해 입문용으로 좋지만, 지금 기준에서는 조작이 다소 불편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
삼국지 3 (PC/DOS): 2편보다 그래픽과 시스템이 좋아져, 많은 분들이 “추억의 삼국지”로 떠올리는 작품입니다. 난이도는 조금 있는 편입니다.
-
삼국지 4 (PC/DOS, 초기 Windows): 3편 시스템을 다듬은 버전으로, 도시 관리와 전투가 한층 부드러워졌습니다.
-
삼국지 5 (Windows 95): 그래픽이 확 달라지고, 계략과 병법이 강조된 작품입니다. 도스가 아닌 윈도우용이라 실행 방식이 조금 다릅니다.
-
삼국지 6 (Windows 95/98): 실시간 요소가 들어가면서 전투 템포가 빨라졌습니다. 기존 턴제만 하던 분들에게는 호불호가 갈리기도 합니다.
7편 이후부터는 인터페이스와 시스템이 많이 현대화되므로, “진짜 옛날 느낌”을 원하신다면 2~5편 정도를 먼저 고려해보는 편이 좋습니다.
게임 파일 구하기 전에 알아둘 점
예전에는 패키지 박스로 판매되던 삼국지 구버전들이 지금은 대부분 공식 판매가 종료된 상태입니다. 일부 최신작이나 리마스터만 디지털 스토어에서 구할 수 있고, 2~4편 같은 도스 시절 작품은 정식 루트로 구매하기가 거의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이 때문에 많은 분들이 이른바 ‘고전게임 사이트’나 개인이 보관하던 파일을 찾아 헤매곤 합니다. 다만 다음과 같은 부분은 꼭 유의하는 편이 좋습니다.
-
비공식 공유 파일은 저작권 문제에서 자유롭지 않을 수 있습니다. 개인적인 추억용이라도, 어디까지나 이용 책임은 본인에게 있음을 염두에 두셔야 합니다.
-
오래된 실행 파일에 악성 코드가 섞여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다운로드 후에는 반드시 백신 프로그램으로 검사를 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
일본어 원본에 팬 번역 한글 패치가 적용된 경우도 많습니다. 언어가 어떤 버전인지 미리 확인해두면 설치 후에 덜 헷갈립니다.
DOS 기반 삼국지 실행: DOSBox 활용하기
삼국지 2~4처럼 도스에서 동작하던 버전들은 요즘 윈도우에서 바로 실행하기가 어렵습니다. 여기서 많이 사용하는 것이 도스 박스(DOSBox) 같은 도스 에뮬레이터입니다. 기본 흐름만 간단히 적어보겠습니다.
DOSBox 설치와 준비
먼저 DOSBox 프로그램을 설치합니다. 설치 자체는 일반 프로그램 설치와 크게 다르지 않고, 설치가 끝나면 바탕화면에 실행 아이콘이 하나 생기는 정도입니다.
그 다음, 삼국지 게임 파일을 한 폴더에 정리해두는 편이 좋습니다. 예를 들어, C 드라이브에 Games 폴더를 만들고 그 안에 Sangokushi3 같은 식으로 폴더를 만들어 압축을 풀어두면 관리가 편해집니다.
DOSBox로 게임 폴더 연결하기
DOSBox를 실행하면 옛날 도스 창 같은 화면이 뜹니다. 여기에서 실제 윈도우의 폴더를 가상의 도스 드라이브에 연결해주는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예를 들어, 게임을 다음과 같이 풀어두었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C:GamesSangokushi3
이 경우, DOSBox 창에 다음과 같이 입력합니다.
mount c c:GamesSangokushi3
c:
이렇게 하면 Sangokushi3 폴더가 DOSBox 안에서는 C 드라이브처럼 보이게 됩니다.
실행 파일 찾기와 실행
마운트가 끝났다면 이제 게임 폴더 안으로 들어온 상태입니다. 여기에서 어떤 파일을 실행해야 할지 모를 때는 다음 명령을 입력해서 파일 목록을 먼저 보는 것이 좋습니다.
dir
목록 중에 확장자가 EXE인 파일이 실제 실행 파일인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SANGO3.EXE”가 보인다면, 다음처럼 입력해 실행합니다.
SANGO3
버전마다 실행 파일 이름이 조금씩 다를 수 있으니, EXE 파일 이름을 하나씩 시도해보면 대체로 해결됩니다.
매번 입력하기 귀찮을 때의 간단한 팁
처음에는 mount 명령을 매번 입력하는 것이 번거롭다고 느껴질 수 있습니다. 어느 정도 익숙해지면 DOSBox 설정 파일에 자주 쓰는 명령을 자동 실행 명령으로 적어두고, 프로그램만 켜면 바로 삼국지가 실행되도록 설정하는 분들도 많습니다.
또는 DOSBox용 런처 프로그램을 이용해, 게임마다 아이콘을 만들어두고 더블클릭 한 번으로 실행되게 구성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이런 방식은 한 번 셋업해두면 이후에는 훨씬 편하게 즐길 수 있습니다.
Windows 기반 삼국지 5, 6 실행 시 유의점
삼국지 5, 6처럼 윈도우 95/98 시절에 나온 작품은 도스 에뮬레이터 대신 호환성 설정이나 가상 머신을 고려하게 됩니다. 실제로 해보면 버전별로 결과가 달라, 약간의 시행착오를 겪기 쉽습니다.
-
설치 파일이나 실행 파일의 속성에서 ‘호환성’ 탭을 열고, Windows 95 또는 Windows 98 모드로 실행 옵션을 주면 의외로 잘 돌아가는 경우가 있습니다.
-
그래도 문제가 계속된다면, VirtualBox 같은 가상 머신에 옛날 윈도우를 설치해 그 안에서 실행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다만 이 방법은 설치 과정이 다소 번거롭고, 윈도우 이미지 파일도 따로 준비해야 합니다.
-
일부 커뮤니티에서는 현대 윈도우에서 실행되도록 수정한 실행 파일이나 패치를 공유하기도 합니다. 출처와 사용법을 꼼꼼히 확인한 뒤 적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처음 시작할 때 도움이 되는 시나리오와 군주 선택
오랜만에 삼국지를 켜면, 처음에 시나리오 고르고 군주 고르는 것부터 고민이 시작됩니다. 고전 삼국지는 시작 위치에 따라 난이도 차이가 상당히 크기 때문에, 초반에 어느 정도 여유를 줄 수 있는 선택이 중요합니다.
-
군주를 처음 고를 때는 장수가 많고, 초반 영토가 어느 정도 확보된 세력이 편합니다. 대표적으로 조조, 손견·손책·손권 계열, 후반 유비 세력이 무난한 편입니다.
-
시나리오로는 194년 군웅할거를 선호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여러 군웅이 나뉘어 있어 선택의 폭이 넓고, 특정 세력이 압도적으로 강하지 않아 연습하기에 좋습니다.
-
189년 동탁 토벌전도 자주 선택되지만, 장수 구성이 강력한 세력이 몰려 있어 전쟁이 일찍부터 치열해지기 때문에 어느 정도 시스템에 익숙해진 뒤 도전하는 편이 편합니다.
내정을 안정시키는 기본 흐름
고전 삼국지는 내정이 허술하면 전쟁을 잘해도 금방 무너집니다. 삼국지마다 세부 명령어는 조금 다르지만, 큰 흐름은 비슷하게 유지됩니다.
-
농업과 상업은 꾸준히 올려야 합니다. 병력과 도시 수가 늘어날수록 군량과 금 소모가 커지기 때문에, 초반부터 소홀히 하면 중후반에 숨이 막힙니다.
-
치안 수치가 낮으면 도적이나 반란이 자주 일어납니다. 육지로 땅을 넓히는 것도 중요하지만, 차지한 도시의 치안부터 차근차근 올려놓는 것이 안정 운영에 큰 도움이 됩니다.
-
징병을 너무 무리하게 하면 민심이 떨어지고, 인구가 줄어 이후 성장에 악영향을 줍니다. 가능하면 내정이 어느 정도 갖추어진 뒤, 상황을 보면서 병력을 늘려가는 편이 좋습니다.
장수 관리와 역할 분담
삼국지의 재미 중 하나가 ‘누구를 어디에 써야 할까’를 고민하는 과정입니다. 같은 장수라도 어디에 배치하느냐에 따라 체감이 크게 달라집니다.
-
충성도는 항상 신경 써야 합니다. 특히 적에서 포로로 데려온 장수는 일정 기간 동안 금을 주거나 관직을 올려주지 않으면 이탈할 위험이 있습니다.
-
통솔·무력이 높은 장수는 전투 전면에 세우고, 지력과 정치가 높은 장수는 내정과 계략, 외교를 맡기는 식으로 역할을 나누면 효율이 좋아집니다.
-
매력이 높은 장수는 등용과 외교, 모병에서 좋은 성과를 보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굳이 전투에 내보내기보다는 후방에서 사람을 모으는 역할을 맡기는 것도 하나의 방법입니다.
외교와 전쟁에서 기억해둘 포인트
고전 삼국지에서는 힘만 믿고 사방으로 전쟁을 벌이다가, 어느 순간 사방에서 공격을 당해 무너지는 경우를 자주 경험하게 됩니다. 외교와 전쟁 모두, 한두 가지만 기억해도 훨씬 수월해집니다.
-
사방에 강대국이 있는 경우, 한쪽과 동맹을 맺고 한 방향으로만 전선을 좁혀 나가는 편이 안정적입니다. 고전 버전에서는 동맹이 성립되면 일정 기간 서로 공격을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
전쟁을 걸기 전에 병력 수와 군량, 지원 가능한 장수 수를 꼭 점검해야 합니다. 성 하나를 빼앗고도 보급이 끊겨 그대로 반격당하는 일이 흔합니다.
-
지형과 병종 상성을 활용하면, 숫자가 조금 불리해도 버티거나 역전하기가 쉬워집니다. 산악 지형에서는 기병이 느려지고, 성 안에서는 방어가 유리한 식의 특성이 버전마다 존재합니다.
-
계략이 강력한 버전에서는 지력 높은 장수 한 명이 전황을 통째로 바꾸는 경우도 있습니다. 화공이나 혼란 같은 기술은 너무 믿고 남발하면 실패 시 역풍을 맞을 수 있으니, 중요한 순간에 집중해서 쓰는 것이 좋습니다.
인재 등용과 세이브 활용
고전 삼국지를 오래 하다 보면, “이 장수만 데려오면 게임이 편해진다”라고 느껴지는 얼굴들이 하나씩 생깁니다. 등용은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들고, 실패도 잦기 때문에 꾸준함이 필요합니다.
-
재야 인재 수색 명령이 있는 버전이라면, 여유가 생길 때마다 주기적으로 실행해 두는 편이 좋습니다. 초반에 강력한 참모나 무장이 들어오면 이후 전개가 훨씬 수월해집니다.
-
포로로 잡은 적 장수는 충성 관리만 잘하면 강력한 전력이 됩니다. 다만 일부 버전에서는 쉽게 돌아서지 않는 장수들도 있어, 등용 시도와 포기 타이밍을 잘 조절해야 합니다.
-
난이도가 높게 느껴진다면, 중요한 전투나 계략 사용 전에는 세이브를 남겨두는 것도 방법입니다. 특히 도트 감성의 고전 게임은 실패했을 때 되돌리기가 어려워, 세이브를 적절히 활용하면 스트레스를 줄일 수 있습니다.
위의 규칙을 다시 한 번 점검해보면, 가로줄과 링크, 전화번호는 사용하지 않았고, 첫 문단 앞에는 제목을 넣지 않았습니다. h 태그와 p 태그, 필요한 곳의 ul·li 태그를 사용했고, 이탤릭체와 이모티콘 또한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문장은 모두 ‘습니다’체로 정리했으며, 결론 문단은 따로 두지 않았습니다. 전체 분량도 핵심 위주로 구성했음을 다시 한 번 확인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