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저녁, 오랜만에 친구들과 노래방에 갔다가 선곡표 앞에서 한참을 서 있었던 적이 있습니다. 부르고 싶은 노래는 많은데 막상 마이크를 잡으니 어떤 곡부터 불러야 할지, 내 음역대에 맞는 노래가 뭔지 헷갈리더군요. 그날 이후로 노래방에 가기 전에 미리 곡들을 정리해 두기 시작했는데, 특히 여자분들이 많이 찾는 곡들을 중심으로 분위기와 난이도에 따라 나눠보니 생각보다 도움이 많이 되었습니다.

신나는 분위기를 만드는 여자 아이돌 & 댄스곡

첫 곡은 분위기를 띄우는 데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좋습니다. 가사나 멜로디가 익숙해서 다 같이 따라 부르기 쉬운 곡들이 특히 반응이 좋습니다.

  • 레드벨벳 – 빨간 맛 (Red Flavor)
  • ITZY(있지) – DALLA DALLA, WANNABE
  • 마마무 – HIP, 데칼코마니
  • 제시 – NUNU NANA
  • 청하 – 벌써 12시, Roller Coaster
  • 선미 – 가시나
  • SISTAR(씨스타) – SHAKE IT, 터치 마이 바디
  • 트와이스 – CHEER UP, TT, LIKEY
  • ITZY(있지) – ICY, LOCO (조금 더 파워풀한 곡을 원할 때)

이 곡들은 대부분 박자가 뚜렷하고 후렴이 반복되는 편이라, 춤을 출 생각이 없더라도 자연스럽게 몸이 들썩여집니다. 고음이 부담된다면 키를 한두 키 정도 낮추고 부르면 훨씬 수월하게 소화할 수 있습니다.

감성 발라드 & 가창력 뽐내기 좋은 노래

분위기가 어느 정도 무르익으면, 조명을 조금 낮추고 감성 발라드를 부르는 흐름으로 넘어가면 좋습니다. 굳이 고음을 완벽하게 내지 못해도, 감정만 잘 실어도 충분히 박수받을 수 있는 곡들이 많습니다.

  • 아이유 – 좋은 날, 밤편지, 나의 옛날이야기, 너의 의미
  • 태연 – I, Fine, 사계 (Four Seasons), 11:11
  • 에일리 – Heaven, 보여줄게, 첫눈처럼 너에게 가겠다
  • 다비치 – 8282, 이 사랑, 안녕이라고 말하지 마
  • 백지영 – 총 맞은 것처럼, 그 여자, 잊지 말아요
  • 거미 – You Are My Everything, 눈꽃, 친구라도 될 걸 그랬어
  • 린 – My Destiny, 시간을 거슬러, 사랑했잖아
  • AKMU(악동뮤지션) – 오랜 날 오랜 밤, 어떻게 이별까지 사랑하겠어, 널 사랑하는 거지

이 중 일부 곡들은 원곡 자체가 상당히 고난도라서, 처음부터 완창을 목표로 하기보다는 부분부분 자신 있는 구간을 집중해서 부른다고 생각하면 훨씬 부담이 줄어듭니다.

편안하게 부르기 좋은 대중적인 여자 노래

노래방에서는 꼭 고음을 질러야만 재미있는 것은 아닙니다. 음역대가 크지 않고 멜로디가 편안해서, 많이 힘들이지 않고도 분위기를 이어갈 수 있는 곡들도 선곡해두면 좋습니다.

  • 볼빨간사춘기 – 우주를 줄게, 여행, 썸 탈꺼야
  • 아이유 – 금요일에 만나요, 내 손을 잡아, 비밀의 화원
  • 권진아 – 끝, 위로, 뭔가 잘못됐어
  • AKMU(악동뮤지션) – 200%, Give Love
  • 백예린 – 우주를 건너, Bye bye my blue
  • 10cm, 장범준 계열의 곡 – 흔들리는 꽃들 속에서 네 샴푸향이 느껴진거야 등

원곡 가수가 남자라 하더라도, 박자가 단순하고 음역대가 높지 않으면 여자분들도 부담 없이 부를 수 있습니다. 이럴 때는 높낮이를 조금 올려서 본인 음색에 맞게 조절해 보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추억 소환용 명곡 & 레전드 노래

연령대가 조금 섞여 있을 때는, 세대 공감이 되는 추억의 노래들을 한두 곡 섞어주는 것이 분위기 전환에 좋습니다. 예전에 유행하던 안무를 따라 하면서 부르면 자연스럽게 웃음이 터집니다.

  • 이은미 – 애인 있어요
  • 자우림 – 매직 카펫 라이드, 스물다섯, 스물하나
  • 박정현 – 꿈에, 이젠 그랬으면 좋겠네
  • 소녀시대 – Gee, 다시 만난 세계, 소원을 말해봐
  • 원더걸스 – Tell Me, Nobody, So Hot
  • 카라 – Mister, Lupin, Pretty Girl
  • 티아라 – Roly-Poly, Lovey-Dovey

이 곡들은 원곡을 완벽하게 소화하지 않아도, 후렴만 제대로 따라 불러도 충분히 흥이 살아납니다. 여러 명이 돌아가며 한 소절씩 부르는 방식으로도 많이 즐깁니다.

트로트로 마무리하는 흥 넘치는 시간

노래방 끝자락쯤에는 자연스럽게 트로트로 넘어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처음에는 쑥스러워하다가도 한 곡, 두 곡 부르다 보면 어느새 모두 박수 치며 따라 부르게 됩니다.

  • 장윤정 – 어머나, 초혼, 꽃
  • 홍진영 – 사랑의 배터리, 잘가라, 엄지척
  • 조정석 버전 – 아로하 (발라드 분위기지만, 세대 불문 인기곡)

트로트는 발성보다는 분위기가 더 중요하기 때문에, 가사에 맞춰 제스처만 조금 곁들여도 금세 무대가 됩니다. 음정을 딱 맞추지 못해도 다 같이 웃으면서 넘길 수 있다는 점도 장점입니다.

노래방을 더 즐겁게 만드는 작은 팁

노래방에서 어떤 곡을 부를지 고민될 때는, 몇 가지 기준을 정해두면 훨씬 수월해집니다.

  • 본인 음역대를 파악하고, 무리되는 고음이 많은 곡은 키를 조절해서 도전하기
  • 함께 간 사람들의 연령대에 맞춰, 새로운 곡과 추억의 곡을 적절히 섞기
  • 처음에는 모두가 아는 신나는 노래, 중간에는 발라드, 끝부분에는 트로트나 떼창곡으로 구성하기
  • 노래방에 가기 전, 부르고 싶은 곡 5곡 정도는 미리 플레이리스트로 들어보며 연습해 두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완벽하게 부르려는 부담을 내려놓고, 함께 있는 사람들과 즐겁게 웃을 수 있는 곡을 고르는 것입니다. 음정이 조금 틀어져도, 가사를 중간에 헷갈려도, 즐겁게 부르는 모습 자체가 가장 큰 매력으로 느껴지는 순간들이 분명히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