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트 계산대 앞에서 한 손에는 장바구니를 들고, 다른 한 손에는 휴대폰만 들고 결제를 한 적이 있습니다. 지갑도 꺼내지 않았는데 결제가 되니, 뒤에 서 있던 분이 어떻게 한 거냐고 물어보시더군요. 그때 보여드렸던 것이 바로 종로사랑상품권이었습니다. 평소에 종로 일대에서 밥도 먹고 문구점도 자주 들르는 편이라, 조금이라도 아껴보려고 쓰기 시작했는데 생각보다 쓸만해서 주변에도 자주 알려주고 있습니다.

종로사랑상품권은 이름만 들으면 조금 낯설 수 있지만, 알고 보면 평소에 쓰는 교통카드나 간편결제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다만 사용 지역이 종로구로 정해져 있고, 쓸 때마다 일정 금액을 할인받을 수 있으며, 동시에 동네 가게에도 도움이 된다는 점이 특징입니다. 한 번 구조를 이해해두면 필요할 때 바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종로사랑상품권이란 무엇인지

종로사랑상품권은 서울 종로구청에서 발행하는 모바일 지역화폐입니다. 종이로 된 상품권이 아니라 휴대폰 앱 안에서만 존재하는 전자 상품권이라고 생각하시면 이해가 쉽습니다. 서울 전체에서 쓸 수 있는 서울사랑상품권 중에서, 종로구에서만 사용할 수 있도록 구역을 정해 놓은 형태입니다.

이 상품권은 제로페이 가맹점에서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습니다. 제로페이는 QR코드 등을 이용해 결제 수수료를 낮춘 간편결제 방식인데, 종로사랑상품권도 이 시스템을 기반으로 움직입니다. 즉, 종로구 안에 있는 제로페이 가맹점에서라면 편의점, 음식점, 카페, 미용실, 문구점, 학원 등 다양한 곳에서 사용할 수 있습니다. 다만 모든 가게가 자동으로 가능한 것은 아니고, 제로페이와 지역사랑상품권 가맹 등록을 한 곳에서만 결제가 가능합니다.

가끔 헷갈리는 부분이 있는데, 종로사랑상품권은 선불 카드가 아니라 앱 안에 충전해 두고 쓰는 전자 지갑과 비슷합니다. 미리 일정 금액을 할인된 가격에 사두고, 이후에 물건을 살 때 그 금액을 천천히 나눠 쓰는 방식입니다.

언제 발행되는지 알고 싶을 때

종로사랑상품권은 정해진 요일마다 꾸준히 나오는 것이 아니라, 종로구청과 서울시의 정책, 예산 상황에 따라 발행 시기가 달라집니다. 그래서 “매달 언제 나온다” 하고 딱 잘라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그동안의 흐름을 보면 어느 정도 패턴은 있습니다.

종로사랑상품권이 주로 나오는 시기는 다음과 같은 경우가 많습니다.

  • 설, 추석 같은 큰 명절을 앞두고 장보는 사람들을 위해 발행될 때
  • 지역 경기가 침체되어 소비를 늘리려는 기간에 맞춰 발행될 때
  • 이전에 배정된 예산이 거의 소진되어 추가로 예산을 확보한 뒤 다시 풀릴 때

발행이 시작되면 보통 짧은 시간 안에 준비된 예산이 다 팔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할인율이 높을수록 속도가 빠릅니다. 이 때문에 미리 일정이 공개되면 그날 아침부터 앱 접속이 몰리는 모습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정확한 일정은 종로구청에서 공지하고, 서울시가 운영하는 서울사랑상품권 안내를 통해서도 전달합니다. 서울페이+ 같은 결제 앱에서는 발행 직전에 알림이나 팝업으로 알려주는 경우가 많아, 평소에 앱에서 알림을 켜 두면 발행 소식을 놓칠 가능성이 줄어듭니다.

어떤 앱으로 살 수 있는지

종로사랑상품권은 실물 카드로 파는 것이 아니라, 여러 금융·간편결제 앱에서 모바일로만 판매합니다. 제로페이와 연동되는 앱이라면 대부분 구매가 가능하지만, 대표적으로 많이 쓰이는 앱은 다음과 같습니다.

  • 서울페이+
  • 신한쏠페이
  • 우리원뱅킹
  • 농협 콕뱅크
  • 하나원큐
  • 체크페이
  • 머니트리
  • 비플페이
  • 핀크
  • 티머니페이 등

이 중에서 서울페이+가 서울사랑상품권 전용에 가깝게 설계되어 있어 가장 널리 쓰이고 있습니다. 다른 은행 앱들도 가능하지만, 서울페이+를 기준으로 설명을 들어두면 다른 앱에서 쓸 때도 구조를 이해하기가 편합니다.

종로사랑상품권을 사는 방법

구매 과정 자체는 복잡하지 않지만, 단계마다 한 번만 정확히 해두면 이후로는 훨씬 수월해집니다. 여기서는 서울페이+ 앱을 기준으로 설명하겠습니다.

먼저 휴대폰에 서울페이+ 앱을 설치합니다. 앱을 처음 실행하면 회원가입과 본인 인증, 계좌 연결 등의 절차가 이어집니다. 이때 연결하는 계좌는 나중에 상품권을 결제하고 환불받을 때도 사용되므로, 평소 주로 사용하는 은행 계좌를 선택하는 편이 편리합니다.

기본 설정을 마친 뒤에는 앱 메인 화면에서 ‘지역사랑상품권’ 또는 ‘서울사랑상품권’과 비슷한 이름의 메뉴를 찾으면 됩니다. 그 안에 서울 각 자치구별 상품권이 나열되어 있는데, 발행 기간일 경우에만 ‘종로사랑상품권’ 항목이 선택 가능한 상태로 나타납니다. 발행이 끝나 있거나 예산이 이미 소진된 경우에는 회색으로 비활성화되어 있거나, 목록에서 아예 숨겨져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종로사랑상품권을 선택하면 구매 금액을 정하는 화면이 나옵니다. 예를 들어 10만원권을 사고 싶다면, 설정된 단위(1만원, 5만원 등)를 조합해서 맞추거나 직접 금액을 입력할 수 있습니다. 이때 화면에는 실제 결제 금액과 상품권으로 충전되는 금액이 따로 표시되는데, 바로 여기에서 할인 혜택이 적용됩니다.

예를 들어 할인율이 10%라면, 10만원짜리 종로사랑상품권을 살 때 계좌에서는 9만원만 빠져나가고, 앱 안에는 10만원이 충전됩니다. 나중에 가게에서 쓸 때는 10만원 전부를 그대로 사용할 수 있으니, 처음 살 때부터 1만원을 아낀 셈입니다.

금액을 정한 뒤에는 연결된 계좌를 선택하고 결제를 진행합니다. 몇 초 안에 결제가 완료되면 앱 안의 ‘잔액’이나 ‘보유 상품권’ 항목에 종로사랑상품권 금액이 표시됩니다. 이후로는 일반 계좌이체를 쓰듯이, 결제할 때 이 잔액을 사용하면 됩니다.

사용할 때 기억해두면 좋은 점

종로사랑상품권을 쓸 때는 일반 카드와 조금 다른 규칙들이 있습니다. 미리 알고 있으면 계산대 앞에서 당황할 일이 줄어듭니다.

1. 구매 한도

개인마다 한 달에 살 수 있는 금액이 정해져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한 사람당 월 50만원, 연간 400만원처럼 상한이 정해져 있다가, 정책이나 예산 상황에 따라 조금씩 바뀌곤 합니다. 이미 한 달 한도를 모두 채웠다면, 그달 안에는 더 이상 구매 버튼이 활성화되지 않습니다. 다음 달이 되면 다시 한도가 초기화되어 구매가 가능합니다.

2. 유효기간

종로사랑상품권은 한 번 사두면 평생 쓸 수 있는 것은 아니고, 보통 구매일로부터 5년 정도 유효기간이 주어집니다. 이 기간 동안 사용하지 않으면 자동으로 소멸될 수 있습니다. 앱에서는 보통 유효기간이 다가오면 안내를 해주지만, 너무 오래 묵혀 두지 않고 평소에 조금씩 사용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3. 어디에서 쓸 수 있는지

사용 범위는 기본적으로 종로구 안의 제로페이 가맹점입니다. 가게 문 앞이나 계산대 근처에 제로페이 QR코드가 붙어 있거나, “서울사랑상품권 사용 가능” 같은 안내 문구가 적혀 있는 곳에서 사용할 수 있습니다. 프랜차이즈 가맹점 중에서도 일부는 사용이 되고, 일부는 안 되는 경우가 있으니, 헷갈리면 계산 전에 직원에게 물어보는 것이 가장 확실합니다.

4. 결제와 환불

결제할 때는 앱에서 종로사랑상품권을 선택해 QR코드를 찍거나, 점포의 QR코드를 스캔해 금액을 입력하는 방식으로 진행합니다. 결제 후에는 일반 카드 결제처럼 영수증이 나오거나, 앱 안에 결제 내역이 남습니다.

혹시 상품권을 샀지만 거의 쓰지 못했을 경우, 규정에 따라 환불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전체 금액을 거의 손대지 않았다면 구매 취소에 가까운 형태로 환불이 가능하고, 일부만 사용했다면 남은 잔액이 일정 비율 이상일 때(예를 들어 전체 금액의 60% 이상 남은 경우 등) 환불 신청이 허용되는 방식입니다. 다만 환불 규정은 시기별로 조금씩 조정될 수 있어, 실제 환불이 필요할 때는 앱 안의 안내 문구를 한 번 더 확인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종로사랑상품권을 쓸 때의 장점

많은 사람들이 종로사랑상품권을 찾는 가장 큰 이유는 할인입니다. 평소에 어차피 쓸 돈이라면, 상품권을 통해 미리 할인받고 사용하는 것이 이득이라는 생각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학원비, 식비, 카페 이용료, 생필품 구입비 등 매달 거의 비슷하게 나가는 비용을 종로구 안에서 지출한다면, 일정 부분을 종로사랑상품권으로 바꿔 쓰는 것만으로도 연간 절약되는 금액이 꽤 커질 수 있습니다.

또 한 가지 장점은 이 돈이 자연스럽게 동네 가게로 흘러 들어간다는 점입니다. 대형 쇼핑몰이나 외국계 온라인 쇼핑몰로 빠져나가던 소비가, 지역 안의 소상공인 가게로 모이게 됩니다. 이 때문에 가게 입장에서도 손님이 늘어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어, 지역 경제를 살리는 정책의 한 부분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아는 만큼 선택지도 넓어지는 법이라, 종로 일대를 자주 오가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종로사랑상품권을 어떻게 쓰는지 익혀 둘 만합니다. 휴대폰에 앱 하나 설치하고 계좌만 연동해 두면, 발행 소식이 나올 때마다 필요한 만큼만 구매해서 생활비를 줄이는 데 활용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