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울릉도로 가는 배를 타던 날을 아직도 또렷하게 기억합니다. 새벽 어스름 속에서 항구에 서 있으니, 커다란 배가 서서히 불을 밝히며 다가왔습니다. 갑판 위에서는 차들이 줄지어 배 안으로 들어가고, 대합실에서는 멀미약을 꺼내 먹는 사람, 사진을 찍는 사람, 졸린 눈을 비비는 사람들이 뒤섞여 있었습니다. 막연히 ‘배 타고 섬에 간다’고만 생각했는데, 막상 표를 예매하는 과정부터 어느 항구에서 출발할지, 어떤 배를 타야 할지 고민할 게 정말 많다는 걸 그때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울릉도로 가는 크루즈(선박)는 출발 항구, 선박 종류, 계절(성수기/비수기), 요일(주중/주말)에 따라 시간표와 요금이 자주 바뀝니다. 바다 날씨에 따라서도 배가 쉬는 날이 생기기 때문에, 한 번 정해진 시간표가 그대로 유지되는 것이 아니라 수시로 조정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오래된 정보나 주변 사람들 말만 믿고 준비하면, 막상 가려는 날에 배가 없거나 요금이 크게 달라져 당황할 수 있습니다.
가장 믿을 수 있는 방법은 각 선사의 공식 홈페이지나 예약 사이트에서 직접 날짜를 입력해 조회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하면 출발 시간, 남은 좌석, 실제 결제해야 할 금액을 한 번에 확인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는 울릉도로 가는 주요 항로와 배의 특징을 정리해 보고, 예약할 때 알아두면 좋은 점들을 차근차근 살펴보겠습니다.
울릉도 가는 주요 항구와 배의 특징
현재 울릉도로 들어가는 여객선은 주로 네 곳의 항구에서 출발합니다. 강릉, 동해(묵호), 포항, 후포가 대표적입니다. 각 항구마다 운항하는 선박의 종류와 장단점이 조금씩 다릅니다.
포항 항구 – 대형 카페리, 비교적 안정적인 항로
포항에서 출발하는 울릉 크루즈 ‘뉴씨페리호’는 대형 카페리선으로 운항합니다. 카페리선은 사람뿐 아니라 차량까지 함께 실을 수 있는 큰 배라서, 선체가 무겁고 크기 때문에 작은 쾌속선보다 흔들림이 덜하다고 느끼는 분들이 많습니다.
포항 출발의 대표적인 특징은 다음과 같습니다.
- 선박 종류: 대형 카페리선(뉴씨페리호)
- 소요 시간: 약 6시간 30분에서 7시간 정도
- 운항 횟수: 보통 하루 1회 운항하는 경우가 많으며, 심야 시간대(자정 무렵, 00시 50분 전후 출항 일정이 자주 편성됨)가 대표적입니다. 다만 시기마다 변동이 있습니다.
- 요금: 편도 기준 일반석 요금은 대략 6만 원대에서 10만 원대 사이에서 변동됩니다. 성수기·주말·좌석 등급에 따라 차이가 크게 납니다.
포항 노선은 이동 시간이 길지만, 큰 배를 선호하거나 차량을 함께 가져가고 싶은 경우에 많이 이용합니다. 특히 파도가 높은 계절에는 작은 쾌속선보다 심리적으로 더 안정감이 느껴진다는 분들이 많습니다.
강릉 항구 – 비교적 빠른 쾌속선
강릉에서는 씨스포빌에서 운항하는 쾌속선이 울릉도로 향합니다. 이름은 계절이나 선박 교체에 따라 조금씩 달라질 수 있지만, 기본적으로 ‘쾌속선’이라는 점이 핵심입니다. 쾌속선은 속력이 빨라 이동 시간이 짧은 대신, 배가 상대적으로 작아 파도에 민감할 수 있습니다.
강릉 출발의 대략적인 정보는 다음과 같습니다.
- 선박 종류: 쾌속선
- 소요 시간: 약 3시간에서 3시간 30분 정도
- 운항 횟수: 하루 1~2회 수준에서 계절과 예약 상황에 따라 조정됩니다.
- 요금: 편도 일반석 기준으로 대략 6만 원대에서 8만 원대 정도가 많습니다.
강릉 노선은 강원 지역에서 접근하기 좋고, 이동 시간도 짧은 편이라 동해안 여행과 함께 울릉도를 묶어 떠나는 사람들이 자주 선택합니다.
동해(묵호항) – 강릉과 비슷한 시간대의 쾌속선
동해시에 있는 묵호항에서도 울릉도로 향하는 쾌속선이 출항합니다. 이 노선 역시 빠른 이동 시간을 장점으로 내세우며, 강릉 출발과 비슷한 소요 시간을 보입니다. 선박 이름과 운영사는 시기별로 조정되기도 하지만, 대체로 쾌속선 형태로 운항합니다.
묵호항 출발의 주요 특징은 다음과 같습니다.
- 선박 종류: 쾌속선
- 소요 시간: 약 3시간에서 3시간 30분 정도
- 운항 횟수: 하루 1~2회 정도가 많이 편성되며, 계절과 수요에 따라 증편 또는 감편될 수 있습니다.
- 요금: 편도 일반석 기준 약 6만 원대에서 8만 원대 수준
강릉보다는 조금 더 북쪽 또는 남쪽에서 이동하는 사람들에게 선택지가 될 수 있고, 예약 상황에 따라 강릉보다 좌석이 여유로운 날도 있어 두 항구를 함께 비교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후포항 – 가장 짧은 이동 시간의 쾌속선
경북 울진에 위치한 후포항에서는 비교적 짧은 시간에 울릉도로 갈 수 있는 쾌속선이 운항합니다. 출발 위치가 남쪽에 있어 포항과 같이 경북권에서 접근하기 좋으면서도, 실제 항해 시간은 짧은 편입니다.
후포 출발의 전반적인 특징은 다음과 같습니다.
- 선박 종류: 쾌속선
- 소요 시간: 약 2시간 30분 정도로 비교적 짧은 편입니다.
- 운항 횟수: 하루 1~2회 편성이 많고, 역시 계절과 예약 상황에 따라 달라집니다.
- 요금: 편도 일반석 기준으로 대략 6만 원대에서 8만 원대 사이에 형성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후포항은 육지에서의 이동 거리와 울릉도까지의 바닷길이 모두 부담스럽지 않다고 느끼는 분들이 많이 찾는 편이며, 빠르게 도착하고 싶어 하는 여행자에게 적합한 선택지입니다.
울릉도 크루즈 시간표와 요금을 확인하는 방법
울릉도행 배편은 계절, 날씨, 수요에 따라 시간표와 요금이 자주 바뀝니다. 특정 날짜에 실제로 어떤 배가 언제 출발하는지, 얼마에 탈 수 있는지를 제대로 알고 싶다면, 다음과 같은 순서로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1. 공식 선사 및 예약 사이트 활용
우선 각 선박을 운영하는 선사의 공식 홈페이지나, 해운 예약 전용 사이트를 확인하는 것이 가장 정확합니다. 이곳에서는 실시간 잔여 좌석, 운항 여부, 변경된 출발·도착 시간이 자동으로 반영됩니다. 특히 기상 악화로 결항되거나 시간 변경이 있을 경우, 공지가 비교적 빠르게 올라옵니다.
예약 과정에서는 다음과 같은 정보 입력이 기본으로 필요합니다.
- 출발 날짜
- 출발 항구(강릉, 묵호, 포항, 후포 등)
- 도착 항구(울릉도 내 도동, 사동 등)
- 인원 수와 연령(성인, 청소년, 소아 등)
이 정보를 입력하면, 선택한 날에 실제로 운항하는 배편과 시간표, 요금이 한꺼번에 조회됩니다.
2. 성수기와 요일에 따른 요금 차이 이해하기
울릉도행 선박 요금은 항구와 선박 종류만으로 정해지지 않습니다. 같은 구간이라도 다음과 같은 요소에 따라 금액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 성수기인지, 비수기인지
- 주중(평일)인지, 주말·공휴일인지
- 좌석 또는 선실의 등급(일반석, 우등석, 특실, 객실 형태 등)
여름 휴가철, 황금연휴, 연말연시 등에는 기본 요금 자체가 상향되거나, 할인이 줄어드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토요일과 연휴 시작일에는 좌석이 빨리 마감되고 요금도 상대적으로 높게 형성되기 때문에, 일정에 여유가 있다면 평일 출발을 검토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3. 최종 결제 금액 구조 정확히 보기
표면에 적힌 기본 운임만 보고 예산을 잡았다가, 실제 결제 단계에서 금액이 더 올라 보이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는 다음과 같은 항목이 더해지기 때문입니다.
- 터미널 이용료
- 유류할증료
- 기타 부가 요금
또한, 일부 승객에게는 할인 제도가 적용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일정 연령 이상의 경로우대, 국가유공자, 장애인, 해당 지역 주민 등은 요금 감면 대상이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런 할인을 적용받으려면 현장에서 신분증이나 관련 증빙서류를 제시해야 하므로, 해당된다면 미리 준비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울릉도 크루즈 예약과 준비 과정에서 알아두면 좋은 점
배편 예약은 단순히 표만 사는 일이 아니라, 전체 여행 일정의 출발점이 됩니다. 특히 섬 여행은 예상치 못한 변수(날씨, 결항 등)가 많기 때문에, 몇 가지를 미리 염두에 두면 훨씬 수월하게 다녀올 수 있습니다.
1. 가능한 한 일찍 예약하기
울릉도는 생각보다 인기가 많은 여행지입니다. 특히 다음과 같은 시기에는 티켓이 금방 매진되는 편입니다.
- 여름 방학과 휴가철
- 긴 연휴(예: 추석, 설 연휴 앞뒤)
- 주말 중에서도 토요일 출발편
이 시기에는 출발 최소 1~2개월 전, 인기 날짜는 3개월 전부터 이미 좌석이 거의 없는 경우도 있습니다. 항공권과 마찬가지로, 배편도 ‘먼저 예약할수록 선택지가 넓다’고 생각하고 준비하는 편이 좋습니다.
2. 날씨와 결항 가능성 고려하기
바다 위를 달리는 배는 바람과 파도의 영향을 크게 받습니다. 특히 동해는 계절풍과 너울성 파도가 심해지는 시기가 있어서, 기상 악화 시에는 안전을 위해 선박이 아예 운항을 멈추는 결항이 발생합니다.
이런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습관이 도움이 됩니다.
- 여행 2~3일 전부터 기상 예보와 해상 특보를 꾸준히 확인하기
- 출발 이틀 전, 하루 전, 당일 아침에 선사 공지나 문자 안내를 다시 한 번 확인하기
- 왕복 일정 사이에 여유 날짜를 하루 정도 두어, 돌아오는 편이 연기될 상황도 가볍게 계산해 보기
선박이 결항될 경우, 보통 선사에서는 해당 선박 요금을 전액 환불해 주거나 다른 날짜로 변경해 줍니다. 다만 여행자가 예약한 숙소, 렌터카, 현지 투어 등은 각 업체의 취소 규정에 따라 별도로 취소해야 하므로, 예약할 때 환불 규정을 반드시 확인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3. 패키지 상품 활용해 보기
개별적으로 배편, 숙소, 현지 교통, 관광 코스를 모두 따로 준비하는 것이 부담스럽다면, 여행사에서 판매하는 울릉도 패키지 상품을 검토해 볼 수 있습니다. 이런 상품은 다음과 같은 구성이 많습니다.
- 왕복 선박표
- 울릉도 내 숙소(1박 이상)
- 섬 일주 버스 또는 택시/전용차량 투어
패키지는 가격이 조금 더 들 수 있지만, 일정을 하나씩 짜는 수고를 줄여 주고, 기상 상황에 따른 일정 조정도 여행사를 통해 안내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특히 울릉도는 섬 안에서 버스로만 움직이기에는 동선이 길고, 도로가 좁은 구간도 많기 때문에, 운전이 부담스럽다면 패키지를 통해 현지 투어까지 함께 예약하는 것도 괜찮은 선택입니다.
4. 신분증 지참은 필수
여객선 탑승 시에는 본인 확인을 위해 신분증이 꼭 필요합니다. 다음과 같은 증빙 수단을 준비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 주민등록증
- 운전면허증
- 여권
- 청소년의 경우, 학생증이나 주민등록증 발급 여부에 따라 인정 범위가 달라질 수 있어, 예약 시 안내를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신분증이 없으면 탑승이 거부될 수 있으므로, 집을 나서기 전에 지갑이나 카드 지갑 속에 신분증이 들어 있는지 꼭 확인해야 합니다.
5. 멀미에 대비한 준비
동해 바다는 평온한 날에도 출렁임이 느껴질 때가 많습니다. 평소 멀미가 심하지 않은 사람도 긴 시간 흔들리다 보면 어지럽거나 속이 불편할 수 있습니다.
멀미를 줄이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방법이 도움이 됩니다.
- 출발 30분~1시간 전에 멀미약을 미리 복용하기
- 배 안에서는 창밖을 바라보며 먼 수평선을 보는 습관 들이기
- 기름진 음식이나 과식은 피하고, 속을 너무 비우지도 말기
- 가능하다면 배의 가운데 쪽, 흔들림이 덜한 좌석에 앉기
멀미약은 항구 근처 약국이나 편의점에서 구입할 수 있는 경우가 많지만, 마음이 급해지지 않도록 집 근처에서 미리 챙겨 가는 것도 좋습니다.
6. 울릉도 현지 교통과 렌터카 예약
울릉도는 생각보다 도로가 복잡하고, 해안가를 따라가다가 산으로 올라가는 구간이 많습니다. 섬의 주요 관광지들을 돌아보려면 다음과 같은 교통수단들을 선택하게 됩니다.
- 렌터카
- 택시 투어(기사 동행)
- 버스 및 도보 이동
성수기에는 렌터카가 선박표만큼 빨리 마감되기도 합니다. 그래서 배표를 예약한 뒤에는, 바로 숙소와 함께 렌터카나 택시 투어 예약까지 마쳐 두는 것이 좋습니다. 현지에 도착해서 즉석에서 구하려면, 인기 있는 시간대나 차량이 남아 있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7. 차량을 함께 싣고 가려는 경우
차를 배에 싣고 울릉도로 들어가고 싶어 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이 경우 모든 항구에서 가능한 것은 아니며, 일반적으로 포항 출발 대형 카페리(뉴씨페리호 등)에서 차량 선적이 허용됩니다. 다만, 다음과 같은 점을 꼭 기억해야 합니다.
- 승객 요금과 차량 선적 요금은 별도입니다.
- 차량 길이, 종류(승용차, SUV, 승합차 등)에 따라 비용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 차량 선적 가능 대수가 정해져 있어, 일반 승객보다 더 일찍 마감되기도 합니다.
따라서 차량을 가져가려면, 출발 날짜를 정한 뒤 바로 선사에 차량 선적 가능 여부와 정확한 요금을 확인하고, 빠르게 예약하는 것이 좋습니다.
울릉도 주변 관광 유람선과 크루즈
어떤 사람들은 “울릉도 크루즈”라고 할 때, 육지에서 울릉도로 들어가는 배뿐 아니라 울릉도 주변을 도는 유람선까지 한꺼번에 떠올립니다. 실제로 울릉도에 도착한 뒤에는 섬 주변과 독도를 구경할 수 있는 다양한 유람선이 운영됩니다.
독도 관광 유람선
울릉도에서 독도를 가장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방법은 독도 관광 유람선을 이용하는 것입니다. 이 유람선은 울릉도에서 출발해 독도 인근까지 이동한 뒤, 기상과 해상 상태가 허락하면 독도에 접안하여 잠시 상륙할 수 있도록 합니다.
다만, 독도 접안 여부는 날씨와 파도 상태에 크게 좌우됩니다. 파도가 조금만 높아져도 안전을 위해 접안을 포기하고, 섬 주변을 돌아보는 수준으로만 운항하는 날이 많습니다. 그래서 독도 상륙을 목표로 여행을 가더라도, “날씨가 허락하면 상륙, 그렇지 않으면 멀리서라도 독도를 바라본다”는 마음가짐으로 가는 것이 좋습니다.
울릉도 해안 일주 유람선
울릉도는 육지에서 보기 힘든 기암절벽과 푸른 바다가 어우러진 해안 풍경이 매우 인상적인 섬입니다. 도동항이나 저동항 등지에서는 울릉도 해안을 한 바퀴 도는 유람선 코스가 운영되기도 합니다.
해안 일주 유람선의 특징은 다음과 같습니다.
- 울릉도의 절벽 지형과 절경을 바다에서 한눈에 감상할 수 있습니다.
- 도로로는 접근하기 어려운 곳들도 배를 통해 가까이에서 보게 됩니다.
- 대부분 오전, 오후 등 정해진 시간대에 맞춰 출항합니다.
이 역시 파도와 날씨의 영향을 크게 받기 때문에, 비가 오거나 풍랑주의보 등이 발효된 경우에는 안전을 위해 운항을 쉬는 날이 생깁니다. 섬에 도착한 뒤, 현지 선착장 매표소에서 그날의 운항 여부와 시간표를 확인한 후 티켓을 구입하면 됩니다.
울릉도 여행을 준비하는 과정은 다소 복잡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하나씩 차분히 확인해 나가면 어느새 머릿속에 섬의 위치, 배편, 그리고 바다 건너가는 길이 그려지기 시작합니다. 여유로운 마음으로 항구에 서서, 어둑한 새벽을 가르며 다가오는 배를 바라보다 보면, 긴 준비 과정도 그 순간을 위한 하나의 과정이었다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들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