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컴퓨터를 샀을 때, 상자 겉면에 써 있는 숫자들이 무슨 뜻인지 전혀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CPU가 몇 코어인지, 메모리가 몇 기가바이트인지, 그래픽 카드가 뭔지 하나도 몰랐습니다. 나중에 게임을 깔았더니 끊기기만 해서, 도대체 내 컴퓨터가 어느 정도 성능인지 확인해 보고 싶어졌습니다. 그때부터 운영체제마다 사양을 확인하는 방법을 하나씩 익히기 시작했고, 어느 순간부터는 새 프로그램을 설치하거나 업그레이드를 고민할 때 꼭 먼저 시스템 정보를 확인하는 습관이 생겼습니다.
컴퓨터 사양을 확인하는 일은 생각보다 자주 필요합니다. 새 게임을 돌릴 수 있는지, 영상 편집이 가능할지, 메모리를 더 달 수 있는지, 중고로 팔 때 정확한 정보를 알려줄 수 있는지 모두 사양을 알아야 판단할 수 있습니다. 아래에서 Windows, macOS, Linux에서 각각 시스템 정보를 확인하는 방법을 차근차근 살펴보겠습니다.
Windows에서 컴퓨터 사양 확인하기
Windows에서는 비슷해 보이지만 목적이 조금씩 다른 여러 도구로 시스템 정보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Windows 10과 Windows 11을 기준으로 설명하고, 필요한 경우 예전 버전도 함께 언급하겠습니다.
시스템 정보(msinfo32)로 자세한 사양 살펴보기
Windows에 기본으로 들어 있는 “시스템 정보” 도구는 컴퓨터 하드웨어와 운영체제 정보를 가장 폭넓게 보여줍니다.
실행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 키보드에서 Win 키(Windows 로고)와 R 키를 동시에 눌러 “실행” 창을 엽니다.
- 입력 칸에 msinfo32 라고 적고 Enter 키를 누릅니다.
잠시 기다리면 시스템 요약 화면이 뜹니다. 여기에서 다음과 같은 정보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 운영 체제: Windows 버전, 빌드 번호, 32비트/64비트 여부
- 프로세서(CPU): 모델 이름, 기본 속도(클럭), 코어 수
- 메모리(RAM): 전체 물리 메모리 용량, 사용 가능한 메모리
- 메인보드: 제조사, 모델 이름
- 저장 장치: 설치된 HDD/SSD의 모델명, 용량, 파티션 정보
- 그래픽 어댑터(GPU): 이름, 메모리 용량
- 네트워크 어댑터, 사운드 장치 등 각종 하드웨어 목록
왼쪽 트리 메뉴에서 “구성 요소” 항목을 펼치면, 디스플레이, 저장소, 사운드, 네트워크 등 개별 장치 정보를 좀 더 세부적으로 볼 수 있습니다. 특정 부품 이름이나 제조사를 정확히 알고 싶을 때 매우 유용합니다.
DirectX 진단 도구(DxDiag)로 그래픽과 사운드 확인하기
게임이나 그래픽 관련 프로그램을 사용할 때는 그래픽 카드와 사운드 장치 정보가 특히 중요합니다. 이럴 때 DirectX 진단 도구를 사용하면 편합니다.
실행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 Win + R 키를 눌러 “실행” 창을 엽니다.
- dxdiag 를 입력하고 Enter 키를 누릅니다.
- 처음 실행할 때 DirectX 관련 확인 메시지가 나오면 “예”를 선택합니다.
도구가 실행되면 여러 탭이 보입니다.
- 시스템 탭: 운영체제 버전, CPU, 메모리 용량 등 기본 정보
- 디스플레이 탭: 그래픽 카드 이름, 제조사, 전용 메모리(VRAM) 용량, 드라이버 버전
- 사운드 탭: 사운드 장치 이름, 드라이버 정보
- 입력 탭: 키보드, 마우스 등 입력 장치 정보
새 게임이 “그래픽 카드 최소 요구 사양”을 제시할 때, DxDiag에서 내 그래픽 카드 모델과 VRAM 용량을 확인해 비교하면 실행 가능 여부를 판단하기 수월해집니다.
설정 앱에서 기본 정보 간단히 확인하기
CPU 이름과 메모리 용량 같은 기본적인 사양만 빠르게 보고 싶을 때는 설정 앱이 가장 편합니다.
확인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 화면 왼쪽 아래 시작 버튼을 마우스 오른쪽 버튼으로 클릭합니다.
- 나오는 메뉴에서 “시스템”을 선택합니다. (또는 시작 메뉴에서 “설정” → “시스템” → “정보” 순서로 들어가도 됩니다.)
“정보” 화면에서는 다음 항목을 볼 수 있습니다.
- 장치 사양: 장치 이름, 프로세서(CPU), 설치된 RAM, 시스템 종류(64비트인지 여부)
- Windows 사양: 에디션, 버전, 설치 날짜, 빌드 번호 등
이 정도 정보만 알면, 대부분의 일반 프로그램 설치 요구 사양과 비교하는 데에는 충분합니다.
작업 관리자로 실시간 성능과 간단 사양 보기
컴퓨터가 갑자기 느려졌을 때, 어느 부품이 많이 사용되고 있는지 보고 싶을 때는 작업 관리자의 “성능” 탭이 좋은 도구가 됩니다.
실행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 Ctrl + Shift + Esc 키를 동시에 누릅니다.
- 상단 탭에서 “성능”을 클릭합니다.
왼쪽에 CPU, 메모리, 디스크, 이더넷(또는 Wi-Fi), GPU 등이 목록으로 나오고, 오른쪽에는 각각의 실시간 사용량 그래프가 표시됩니다.
여기에서 확인할 수 있는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 CPU: 모델명, 코어 수, 논리 프로세서(스레드) 수, 현재 속도, 기본 속도
- 메모리: 전체 용량, 사용 중인 용량, 사용 가능 용량, 메모리 속도
- 디스크: SSD/HDD 여부, 모델명, 현재 읽기/쓰기 속도
- GPU: 그래픽 카드 이름, 전용 메모리(VRAM) 용량, 사용량
예를 들어 인터넷만 열어 놨는데 CPU 사용률이 계속 90% 이상이라면, 어떤 프로그램이 비정상적으로 많은 자원을 쓰고 있는지 “프로세스” 탭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장치 관리자로 개별 하드웨어 상태 확인하기
컴퓨터에 어떤 장치가 설치되어 있는지, 드라이버가 제대로 잡혀 있는지 확인하려면 장치 관리자를 쓰면 됩니다.
실행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 시작 버튼을 마우스 오른쪽 버튼으로 클릭합니다.
- “장치 관리자”를 선택합니다.
장치 관리자에는 프로세서, 디스플레이 어댑터, 사운드 장치, 네트워크 어댑터 등 다양한 범주가 목록으로 표시됩니다. 각 항목을 펼쳐 보면 구체적인 장치 모델명이 나옵니다.
장치 아이콘 옆에 노란색 느낌표가 떠 있다면, 드라이버가 설치되지 않았거나 문제가 있다는 뜻입니다. 이 경우 해당 장치를 마우스 오른쪽 버튼으로 클릭해 드라이버를 업데이트하거나 문제 해결을 시도할 수 있습니다.
예전 Windows에서 제어판으로 사양 확인하기
Windows 7이나 8.1처럼 옛날 버전을 사용 중이라면, 제어판에서 기본 사양을 확인하는 방식이 더 익숙할 수 있습니다.
확인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 시작 버튼을 클릭합니다.
- “제어판”을 열고, “시스템 및 보안”을 선택합니다.
- 그 안에서 “시스템”을 클릭합니다.
이 화면에서는 Windows 버전, 프로세서, 설치된 메모리(RAM), 시스템 종류(32비트/64비트), 컴퓨터 이름 등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최신 Windows에서도 “시스템” 정보를 보여주는 기본 창의 역할은 비슷합니다.
써드파티 프로그램으로 더 자세하고 보기 좋게 보기
기본 도구만으로도 대부분 충분하지만, 하드웨어 세부 정보나 온도 같은 센서 값까지 알고 싶을 때는 별도의 유틸리티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이런 프로그램들은 보통 설치만 하면 자동으로 주요 정보를 정리해서 보여줍니다.
대표적인 예는 다음과 같습니다.
- CPU-Z: CPU, 메인보드, 메모리, 그래픽 카드의 세부 정보를 탭별로 나누어 보여줍니다.
- GPU-Z: 그래픽 카드의 칩셋 이름, 메모리 종류와 용량, 클럭 속도 등 GPU 관련 정보를 자세히 보여줍니다.
- Speccy: 컴퓨터 전체 사양을 한눈에 보기 좋게 정리해 주는 도구입니다.
- HWMonitor: CPU, GPU, 저장 장치의 온도, 전압, 팬 속도 등 실시간 센서 데이터를 표시해 줍니다.
이런 프로그램을 사용할 때는 꼭 공식 배포처나 믿을 수 있는 곳에서 다운로드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상한 곳에서 받은 설치 파일은 원하지 않는 프로그램이나 악성코드가 포함될 위험이 있기 때문입니다.
macOS에서 컴퓨터 사양 확인하기
Mac을 사용하면 시스템 정보를 확인하는 과정이 비교적 단순합니다. 기본 메뉴에 거의 모든 정보가 통합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가장 기본이 되는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 화면 왼쪽 상단의 Apple 로고()를 클릭합니다.
- 메뉴에서 “이 Mac에 관하여”를 선택합니다.
새로 뜬 창의 “개요” 탭에서는 다음 정보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 macOS 버전
- Mac 모델 이름과 출시 연도
- 칩 정보: Apple Silicon(M1, M2 등)인지, Intel CPU인지
- 메모리(RAM) 용량
macOS 버전에 따라 표시 방식이 조금 달라질 수 있지만, 저장 공간과 디스플레이 정보도 같은 창이나 인근 메뉴에서 함께 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저장 공간 탭에서는 내장 저장 장치 용량과 그중 얼마를 사용 중인지, 어떤 종류의 파일이 얼마나 차지하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좀 더 세부적인 정보를 보고 싶다면, “이 Mac에 관하여” 창에서 “시스템 리포트…” 또는 비슷한 이름의 버튼을 클릭합니다. 그러면 “시스템 정보” 앱이 열리는데, 여기에는 다음처럼 상세한 항목들이 정리되어 있습니다.
- 하드웨어 개요: 모델, 칩, 메모리, 일련 번호 등
- 스토리지: 내부·외부 디스크 목록, 용량, 포맷 정보
- 그래픽/디스플레이: GPU 종류, 연결된 모니터 정보
- 네트워크: Wi-Fi, 이더넷, 블루투스 등 통신 장치 정보
- 전원: 배터리 상태(노트북의 경우), 충전 사이클 수 등
특히 Mac 노트북을 오래 사용했다면 배터리 상태를 확인해 교체 시기를 가늠할 수 있고, 외장 장치를 여러 개 쓰고 있다면 어떤 포트에 어떤 장치가 연결되어 있는지 한눈에 정리해 볼 수 있습니다.
Linux에서 컴퓨터 사양 확인하기
Linux 환경은 배포판과 데스크톱 환경에 따라 화면 구성이 다양하지만, 기본적으로 터미널 명령어로 거의 모든 정보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래픽 환경을 사용한다면 설정 메뉴에서도 일부 기본 정보를 볼 수 있습니다.
터미널에서 명령어로 정보 확인하기
Linux에서는 텍스트 기반 명령어를 통해 매우 상세한 시스템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명령어는 다음과 같습니다.
CPU 정보를 볼 때는 다음 명령어를 사용합니다.
- cat /proc/cpuinfo
- lscpu
두 명령어 모두 CPU 모델명, 코어 수, 스레드 수 등을 보여주는데, lscpu 는 표 형태로 보기 쉽게 정리해 주는 편입니다.
메모리(RAM) 상태와 용량은 다음 명령어로 확인합니다.
- free -h
- cat /proc/meminfo
free -h 는 전체 메모리, 사용 중인 메모리, 남은 메모리 등을 인간이 읽기 좋은 단위(GB, MB)로 보여줍니다.
저장 장치와 파티션 정보는 다음 명령어들이 많이 쓰입니다.
- df -h: 파일 시스템별 사용량 확인
- lsblk: 디스크와 파티션 구조를 트리 형태로 표시
- sudo fdisk -l: 디스크 파티션 테이블 상세 정보 (관리자 권한 필요)
그래픽 카드(GPU)를 알고 싶을 때는 다음과 같은 명령어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 lspci -k | grep -EA3 ‘VGA|3D|Display’
- glxinfo | grep -i opengl
lspci 명령어는 PCI 버스에 연결된 장치를 보여주는데, 그중 VGA, 3D, Display 항목을 골라서 볼 수 있습니다. glxinfo 는 OpenGL 랜더러 정보를 통해 어떤 GPU가 실제로 그래픽 작업을 처리하는지 알려줍니다.
메인보드 정보가 필요할 때는 다음 명령어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 sudo dmidecode -t baseboard
이 명령어는 메인보드 제조사와 제품명 같은 정보를 출력합니다. 관리자 권한이 필요하므로 sudo 를 앞에 붙입니다.
운영 체제와 커널 버전 같은 기본 정보는 다음 명령어로 확인합니다.
- lsb_release -a: 배포판 이름과 버전
- hostnamectl: 운영 체제, 호스트 이름, 커널 정보
- uname -a: 커널 버전과 아키텍처 정보
시스템 전체 하드웨어를 한 번에 보고 싶다면 다음도 많이 사용됩니다.
- sudo lshw: 하드웨어 요약 및 세부 정보 출력
- hwinfo: 설치 후 사용 가능, 매우 다양한 하드웨어 정보 제공
lshw 나 hwinfo 는 설치되어 있지 않은 경우가 많으므로, 필요하다면 패키지 관리자를 이용해 설치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Ubuntu 계열에서는 sudo apt install lshw 처럼 설치할 수 있습니다.
그래픽 환경(GUI)에서 정보 확인하기
터미널 사용이 익숙하지 않다면, 사용하는 배포판의 설정 메뉴나 정보 센터를 이용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다음과 같은 방식이 일반적입니다.
- Ubuntu(GNOME 데스크톱): “설정” 앱을 열고, 왼쪽 메뉴에서 “정보” 또는 유사한 항목을 선택하면 장치 이름, 메모리, 프로세서, 그래픽, 디스크 용량 등을 간단히 확인할 수 있습니다.
- KDE Plasma: “시스템 설정”을 열고 “정보 센터(Info Center)” 메뉴로 들어가면 CPU, 메모리, 그래픽, 디스크 등 다양한 정보를 보기 좋게 정리해 줍니다.
조금 더 재미있게 보고 싶다면, neofetch 같은 도구도 자주 쓰입니다. 터미널에서 neofetch 를 실행하면 배포판 로고 모양의 아스키 아트와 함께 CPU, 메모리, 커널, 셸, 데스크톱 환경 정보 등을 한 번에 보여줍니다. 대부분 별도 설치가 필요하며, 예를 들어 Debian 계열에서는 sudo apt install neofetch 로 설치합니다.
컴퓨터 사양을 확인해야 하는 이유
컴퓨터 사양을 확인하는 일은 단순히 숫자를 외우는 일이 아니라, 실제 활용과 직결됩니다. 대표적인 상황을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 새 게임이나 프로그램 설치 전 비교: 요구 사양에 CPU, RAM, 그래픽 카드가 어떤 수준이어야 하는지 적혀 있습니다. 내 컴퓨터 사양을 알고 있어야 실행이 가능한지 미리 판단할 수 있습니다.
- 업그레이드 계획 세우기: 메모리를 더 달 수 있는지, SSD로 교체할 수 있는지, 그래픽 카드를 바꿀 수 있는지 확인하려면 현재 부품의 종류와 메인보드 규격을 알아야 합니다.
- 속도 저하나 오류 해결: 갑자기 느려졌을 때 CPU나 메모리가 꽉 찼는지, 저장 장치가 너무 가득 찼는지 확인하면 원인을 좁혀 갈 수 있습니다.
- 중고 거래 시 정확한 정보 제공: 다른 사람에게 컴퓨터를 팔거나 살 때, CPU 모델, RAM 용량, 저장 장치 용량, 그래픽 카드 모델 등 기본 정보는 정확히 알려줘야 합니다.
- 여러 운영체제 비교·설치: 듀얼 부팅이나 가상 머신을 설치할 때도, 어느 정도 자원을 나눠 줄 수 있는지 파악해야 합니다.
한 번만 익혀 두면, 필요할 때마다 빠르게 사양을 꺼내 볼 수 있고, 컴퓨터를 다루는 데 훨씬 자신감이 생깁니다. 지금 사용 중인 운영체제에서 소개한 방법들을 직접 따라 해 보면서, 내 컴퓨터가 어떤 부품으로 구성되어 있는지 천천히 살펴보면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