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면대에서 물이 잘 빠지지 않던 날이 있었습니다. 아침마다 세수를 할 때마다 물이 천천히 내려가서, 한참 동안 물이 고여 있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답답해졌습니다. 처음에는 세면대 전체를 바꿔야 하나 고민했지만, 조금 더 들여다보니 막힌 원인이 대부분 배수구 근처에 쌓인 머리카락과 비누 찌꺼기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때 세면대 배수구 거름망, 즉 드레인만 잘 관리하고 필요하면 교체해주면 훨씬 편해진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세면대 배수구 거름망을 교체하는 일은 겉으로 보기에는 복잡해 보일 수 있지만, 차근차근 단계를 나눠서 생각하면 생각보다 어렵지 않습니다. 어떤 도구가 필요한지, 어디를 어떻게 분리해야 하는지만 알고 있으면, 물이 잘 빠지고 막힘이 덜 생기는 세면대를 스스로 만들 수 있습니다.
세면대 배수구 거름망을 왜 교체해야 할까요?
세면대 배수구 거름망은 단순히 물만 내려보내는 구멍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머리카락과 작은 이물질이 하수관으로 많이 들어가지 않도록 막아주는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오래 사용한 드레인은 다음과 같은 문제가 생기기 쉽습니다.
첫째, 겉으로 보이지 않는 부분에 비누 찌꺼기, 치약 잔여물, 머리카락이 달라붙어 점점 두꺼운 층을 만들면서 물 흐름을 방해합니다. 둘째, 금속 재질의 드레인은 시간이 지나면 녹이 슬거나 변색되면서 보기에도 좋지 않고, 냄새가 더 쉽게 배기도 합니다. 셋째, 처음 설치할 때 바른 실리콘이나 퍼티가 오래되면 갈라지거나 떨어지면서 물이 새거나, 세면대 아래쪽에 물방울이 맺히는 일이 생길 수 있습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어느 순간에는 청소만으로는 부족해지고, 전체 드레인을 새것으로 교체해 주는 편이 오히려 더 깔끔하고 오래갑니다.
교체 전 알아두면 좋은 점
세면대 배수구 거름망은 모양과 작동 방식이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다음과 같은 방식이 있습니다.
- 팝업식: 세면대 뒤쪽이나 물꼭지 근처의 막대(레버)를 올리고 내리면 마개가 위아래로 움직여 물을 막거나 흘려보내는 방식입니다.
- 누름식(푸시 버튼식): 손가락으로 마개를 누르면 닫히고, 다시 누르면 열리는 방식입니다.
- 일반 거름망형: 별도의 움직이는 장치 없이, 단순히 구멍과 거름망 역할만 하는 형태입니다.
새 제품을 살 때는 기존 드레인의 직경과 길이, 그리고 어떤 방식인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세면대 구멍 크기와 맞지 않으면 설치가 제대로 되지 않거나, 물이 샐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집에 있는 드레인을 한 번 분해해 보고 치수(지름, 길이)를 자로 재어 두었다가 비슷한 제품을 준비하는 편이 좋습니다.
필요한 준비물 정리
드레인을 교체할 때 있으면 좋은 준비물은 다음과 같습니다.
- 새 세면대 배수구 거름망(드레인): 기존 것과 같은 방식, 비슷한 크기
- 배관용 퍼티 또는 실리콘 실란트: 물이 새지 않도록 틈을 막는 용도
- 몽키 스패너 또는 세면대 렌치: 아래쪽 너트를 풀고 조일 때 사용
- 드라이버(일자, 십자 중 필요한 것): 팝업 막대를 분리할 때 필요할 수 있음
- 양동이와 걸레: 작업 중 새어나오는 물을 받거나 닦기 위해 준비
- 장갑: 배수구 속 이물질을 만질 때 위생과 안전을 위해 착용
- 솔, 수세미, 걸레 등 청소 도구: 오래된 실리콘과 찌꺼기를 제거할 때 사용
- 배관용 테프론 테이프(선택): 나사산 부분에 감아 밀봉력 보강
이 중에서 꼭 필요한 것은 새 드레인과 적어도 하나의 조임 도구(몽키 스패너 등), 그리고 퍼티 또는 실리콘 정도입니다. 나머지는 작업을 좀 더 깔끔하고 편하게 만들어 줍니다.
1단계: 작업 준비
먼저 세면대 아래 공간을 정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세면대 아래 수납장이 있는 경우, 안에 들어 있는 물건들을 잠시 꺼내 두면 움직이기가 한결 수월합니다. 그다음 세면대 아래쪽 배수관 근처 바닥에 걸레를 깔고, 그 옆에 양동이나 대야를 놓아둡니다. 분리 작업을 할 때 관 속에 남아 있던 물이 조금씩 흘러나오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조명이 어두운 곳이라면 휴대용 조명이나 스탠드를 사용해 세면대 아래를 밝게 비추는 것이 좋습니다. 나사가 있는 위치와 부품들을 잘 봐야 실수 없이 분리할 수 있습니다.
2단계: 기존 배수구 거름망 분리
기존 드레인을 빼내는 과정은 드레인의 종류에 따라 약간씩 다를 수 있지만, 기본 흐름은 비슷합니다.
팝업 막대가 있는 경우
세면대 아래를 보면, 세면대 뒤쪽에서 내려오는 막대와 배수구 쪽을 연결하는 가느다란 봉과 레버 구조가 보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것이 팝업식 드레인의 작동 장치입니다.
팝업식이라면 다음 순서를 따릅니다.
- 팝업 막대가 연결된 부분을 찾아, 작은 너트나 클립이 있는지 확인합니다.
- 이 너트를 손이나 몽키 스패너로 풀어 줍니다. 이때 작은 클립이나 볼이 떨어지지 않게 손으로 받쳐 주는 것이 좋습니다.
- 막대와 레버를 분리하고, 세면대 위쪽의 마개 부분을 위로 빼서 분리합니다.
배수관 분리
다음으로는 세면대에서 내려오는 드레인 본체와, 그 아래로 이어지는 배수관을 분리해야 합니다.
- 드레인 본체와 배수관을 연결하는 큰 너트(슬립 너트)를 찾습니다.
- 몽키 스패너나 손을 이용해 이 너트를 시계 반대 방향으로 돌려 풀어 줍니다.
- 너트를 완전히 풀면 배수관이 아래로 빠지거나 약간 움직일 수 있으니, 양동이를 받쳐 둔 상태에서 조심스럽게 떼어 냅니다.
이어서 세면대 바닥 쪽에 붙어 있는 드레인 본체를 고정하고 있는 너트를 찾아 풀어 줍니다. 이 너트도 보통 손으로 먼저 느슨하게 한 뒤, 필요하면 공구로 조금 더 풀어주면 됩니다.
드레인 본체 제거 및 주변 청소
세면대 위로 올라와서, 배수구 구멍을 살펴봅니다. 아래쪽 고정이 모두 풀렸다면, 드레인 본체를 위에서 잡고 들어 올리거나, 아래에서 위로 살짝 밀어 올리면 빠집니다. 오래된 퍼티나 실리콘이 굳어 있어서 잘 빠지지 않을 때는, 옆으로 살살 돌려가며 힘을 주면 빠져나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드레인이 빠진 뒤에는 세면대 구멍 주변을 꼼꼼하게 청소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굳어 있는 실리콘이나 퍼티를 긁어내고, 오래된 비누 찌꺼기와 머리카락, 검게 변한 이물질들을 솔과 걸레로 깨끗하게 닦아 냅니다. 이 부분이 매끈하게 정리되어야 새 드레인이 제대로 밀착되고, 물이 새지 않습니다.
3단계: 새 배수구 거름망 설치
새 드레인을 설치할 때는 순서와 밀봉이 핵심입니다.
퍼티 또는 실리콘 바르기
먼저 새 드레인 본체의 윗부분, 즉 세면대 윗면과 닿는 가장자리에 배관용 퍼티나 실리콘 실란트를 발라 줍니다.
- 퍼티를 사용할 경우: 손으로 가늘고 긴 끈처럼 말아서 드레인 테두리 부분에 고르게 둘러 붙입니다.
- 실리콘을 사용할 경우: 튜브에서 아주 두껍지 않게 빙 둘러 짜서, 빈틈이 생기지 않게 합니다.
이 부분은 물이 세는 것을 막는 핵심이기 때문에, 중간에 끊기지 않도록 천천히 작업하는 것이 좋습니다.
드레인 삽입
퍼티나 실리콘을 바른 드레인 본체를 세면대 윗면에서 구멍에 맞춰 넣습니다. 이때 드레인이 한쪽으로 기울지 않게 수직으로 넣어 주고, 살짝 눌러 주면서 밀착시킵니다. 퍼티나 실리콘이 세면대 가장자리로 조금 삐져나와도 괜찮습니다. 나중에 마른 뒤에 칼이나 손으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세면대 아래쪽 부품 조립
이제 세면대 아래로 내려가서, 드레인 본체를 고정할 차례입니다. 보통 제품 구성품 안에는 고무 패킹, 플라스틱 와셔, 고정 너트 등이 들어 있습니다.
- 먼저 드레인 아래쪽에 고무 패킹을 끼워 세면대 바닥과 맞닿게 합니다. 이 고무 패킹은 물이 새지 않도록 막아주는 역할을 합니다.
- 그다음 그 아래에 플라스틱 와셔를 끼워 줍니다. 와셔는 힘이 한곳으로 쏠리지 않게 넓게 분산시켜 줍니다.
- 마지막으로 고정 너트를 끼우고 손으로 최대한 조여 줍니다.
- 손으로 더 이상 조여지지 않을 때, 몽키 스패너를 이용해 조금 더 단단하게 조여 줍니다.
너무 세게 조이면 세면대가 금이 가거나 드레인이 휘어질 수 있으니, 흔들리지 않을 정도까지만 조여 주는 것이 좋습니다.
팝업 막대 재조립(팝업식인 경우)
드레인이 팝업식이라면, 위쪽 마개와 아래쪽 막대를 다시 연결해야 합니다.
- 세면대 위에서 마개를 드레인 안에 끼운 뒤, 세면대 아래에서 팝업 막대를 드레인 옆의 구멍에 넣어 연결합니다.
- 막대를 레버와 다시 연결하고, 너트와 클립을 원래 위치에 맞춰 조여 줍니다.
- 마개를 올리고 내리면서 제대로 열리고 닫히는지 여러 번 움직여 보며 확인합니다.
4단계: 배수관 재연결과 누수 확인
드레인 아래쪽과 이어지는 배수관을 다시 연결합니다. 슬립 너트를 배관에 끼운 뒤 드레인 아래쪽과 맞물리게 하고, 손으로 먼저 돌려 끼운 후 공구를 이용해 마무리 조여 줍니다. 나사산 부분에 테프론 테이프를 감아 두면, 연결 부위에서 물이 새는 것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됩니다.
모든 연결이 끝났다면, 실제로 물을 흘려보며 누수가 없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 먼저 세면대 마개를 닫고, 세면대에 물을 가득 채운 뒤 잠시 기다립니다.
- 이때 세면대 아래쪽을 손전등으로 비춰 보며, 드레인 주변, 고정 너트, 배수관 연결 부위에서 물방울이 맺히는지 살펴봅니다.
- 이상이 없다면 마개를 열어 물을 한 번에 흘려보내고, 물이 빠지는 동안에도 같은 부분에서 새는 곳이 있는지 확인합니다.
만약 물이 새는 부분이 보이면, 그 부분의 너트를 조금 더 조이거나, 퍼티나 실리콘이 부족했던 경우 다시 분해하여 밀봉 작업을 보완해 주어야 합니다.
막힘을 줄이기 위한 생활 속 관리 방법
새 드레인을 설치했다고 해서 영원히 막히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평소에 조금만 신경을 쓰면 막힘을 크게 줄일 수 있습니다.
거름망을 자주 비우기
교체한 드레인이나 거름망은 일정 시간이 지나면 다시 머리카락과 찌꺼기가 쌓입니다. 세면대를 사용한 뒤, 특히 머리를 감거나 면도를 한 다음에는, 손으로 한 번 쓸어내리듯이 거름망에 걸린 이물질을 제거해 주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습니다.
추가 헤어 캐처 사용
팝업식 드레인 위에 올려 놓는 얇은 실리콘이나 금속 재질의 헤어 캐처(머리카락 전용 거름망)를 사용하면, 작은 머리카락도 더 잘 걸러낼 수 있습니다. 이런 제품은 위에서 쉽게 꺼내어 털어낼 수 있기 때문에, 드레인 깊은 곳까지 머리카락이 내려가는 것을 줄여 줍니다.
주기적인 뜨거운 물 처리
일주일에 한 번 정도는 세면대에 뜨거운 물을 받아 한꺼번에 흘려보내 주는 것이 좋습니다. 너무 끓는 물을 바로 붓는 것보다는, 조금 식힌 뜨거운 물을 사용하는 편이 세면대와 배관에 부담이 덜합니다. 이렇게 하면 안쪽에 달라붙은 기름기와 비누 찌꺼기가 어느 정도 녹아 내려가 막힘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베이킹소다와 식초 활용
한 달에 한 번 정도는 좀 더 꼼꼼한 관리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그럴 때는 다음과 같은 방법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 배수구 안에 베이킹소다 한 컵 정도를 직접 넣습니다.
- 그 위에 식초 한 컵을 천천히 부어 줍니다.
- 거품이 일어나면서 안쪽의 찌꺼기를 부드럽게 만드는 데 도움이 됩니다.
- 약 30분 정도 기다렸다가, 뜨거운 물을 흘려보내 마무리합니다.
이 방법은 비교적 순한 재료를 사용하기 때문에, 강한 화학 세척제를 쓰기 전에 먼저 시도해 볼 만합니다.
강한 화학 세척제 사용 시 주의점
막힘이 심할 때 시중에 파는 강한 배수구 세척제를 쓰고 싶어질 수 있습니다. 이런 제품들은 단기간에는 막힌 것을 뚫는 데 효과적일 수 있지만, 자주 사용할 경우 배관 재질을 서서히 손상시키거나, 냄새가 심하고 환경에 좋지 않을 수 있습니다. 가능한 한 평소 관리를 잘 해서 이런 제품을 사용할 필요가 없도록 하는 편이 좋고, 정말 필요할 때만 설명서를 잘 읽고 용량과 시간을 지켜 사용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세면대 배수구 거름망 교체와 간단한 관리는, 한 번 해보면 생각보다 금방 익숙해지는 작업입니다. 물이 막혀 답답하게 기다리는 시간보다는, 잠시 시간을 내어 드레인 구조를 이해하고 직접 손을 보는 경험이 훨씬 유익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