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하게 자금이 필요해 시중은행부터 알아보다가 결국 저축은행과 캐피탈까지 비교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처음에는 둘 다 ‘제2금융권’이라 비슷하겠지 생각했지만, 막상 상담을 받아보니 금리나 심사 기준, 상품 구조가 꽤 다르게 느껴졌습니다. 특히 어떤 곳은 예금을 받는 대신 상대적으로 금리를 낮게 적용하고, 어떤 곳은 할부·리스 중심으로 빠른 대출을 내주는 식으로 성격이 뚜렷하게 나뉘었습니다.

저축은행과 캐피탈의 기본적인 차이

저축은행과 캐피탈은 모두 제2금융권에 속하지만, 태생과 역할이 다릅니다. 이 차이를 이해해 두면 금리나 한도를 비교할 때도 판단이 훨씬 쉬워집니다.

저축은행(상호저축은행)은 예금과 대출을 함께 취급하는 서민금융기관입니다. 적금, 예금, 정기예금을 받고 그 자금을 바탕으로 신용대출, 담보대출 등을 해주는 구조라서, 일반 은행과 비슷한 기능을 하되 대상 고객이 더 넓고(특히 중신용자·서민층), 금리는 시중은행보다 높은 편입니다.

캐피탈사는 여신전문금융회사로, 예금을 받지 않고 오로지 여신(대출·할부·리스 등)에 집중하는 곳입니다. 자동차 할부·리스, 기업 설비 리스, 각종 할부금융, 일부 신용대출, 부동산담보대출 등 특정 목적성 자금에 강점이 있습니다. 예금자 보호 대상이 아닌 대신, 저축은행보다 심사가 유연한 상품들이 많은 편입니다.

대상 고객과 심사 문턱의 차이

실제 상담을 받아보면 느껴지는 가장 큰 차이는 “누구를 주 고객으로 보느냐”입니다.

저축은행은 시중은행에서 대출이 어렵지만, 소득 증빙이 어느 정도 가능한 중신용자·서민·중소기업을 주 대상으로 합니다. 4대 보험이 되는 직장인, 일정 기간 이상 거래 이력이 있는 자영업자, 소득금액증명원을 제출할 수 있는 프리랜서 등이 여기에 해당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심사가 은행보다는 느슨하지만, 캐피탈보다는 상대적으로 꼼꼼한 편입니다.

캐피탈은 저신용자, 소득 증빙이 불완전한 프리랜서나 자영업자, 일용직, 간헐적 소득자 등도 폭넓게 포함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특히 자동차나 기계 설비처럼 담보가 있는 상품에서는 “현금 흐름 + 담보 가치”를 함께 보고 심사를 진행하기 때문에, 다른 금융권에서 거절된 뒤에 캐피탈을 통해 자금을 마련하는 사례도 적지 않습니다.

예금자 보호 여부

이 부분은 특히 헷갈리면 안 되는 부분입니다.

저축은행은 예금자보호법의 적용을 받습니다. 한 금융회사 기준으로 1인당 원금과 이자를 합쳐 최대 5,000만원까지 보호됩니다. 여러 저축은행에 나누어 예치하면, 각 저축은행마다 5,000만원 한도가 별도로 적용됩니다.

반면 캐피탈사는 예금을 받지 않기 때문에 예금자 보호 대상 자체가 아닙니다. 예금·적금 상품이 없으니, 보호 여부를 따질 상황이 원천적으로 없습니다. 여기서 주의할 점은 “예금자 보호가 없다”는 말이 회사의 안전성 부족과 동일한 의미는 아니라는 점입니다. 다만, 목돈을 예치해 두는 용도로는 캐피탈사를 사용할 수 없다는 정도로 이해하는 것이 현실적입니다.

금리 수준 비교

대출을 알아볼 때 가장 민감한 부분이 금리입니다. 일반적으로 다음과 같은 순서를 형성합니다.

시중은행 금리 < 저축은행 금리 < 캐피탈 금리 < 등록 대부업체 금리

저축은행의 신용대출 금리는 보통 연 7%대에서 19%대 사이에 형성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정확한 금리는 개인의 신용점수, 소득 수준, 직업 안정성, 기존 부채 등을 종합적으로 보고 책정됩니다. 신용이 양호한 중신용자라면 시중은행과 크게 차이 나지 않는 수준으로 나오는 사례도 있습니다. 담보대출(주택·전세보증금 담보 등)은 신용대출보다 금리가 한층 낮게 책정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캐피탈사의 경우, 일반 신용대출 금리는 보통 연 9% 수준에서 시작해, 개인 상황에 따라 10%대 중후반 또는 법정 최고금리(현재 기준 20% 미만)에 근접하는 수준까지 올라갈 수 있습니다. 소득 증빙이 약하거나 신용점수가 낮을수록 금리 부담은 커집니다. 다만 자동차 할부나 리스처럼 담보가 명확한 상품은, 같은 캐피탈 내에서도 일반 신용대출보다 낮은 금리로 이용 가능한 경우가 많습니다.

대출 한도 차이와 특징

한도는 “얼마까지 가능하냐”라는 질문이 항상 따라오기 마련입니다. 현실적으로는 금융사마다 기준이 다르고, 같은 회사라도 상품별로 차이가 큽니다.

저축은행 신용대출의 경우, 보통 100만원대의 소액부터 최대 1억원 수준까지 책정되는 사례가 많습니다. 연 소득, 신용점수, 기존 대출 규모(DSR, DTI 등 규제 포함), 직업 안정성에 따라 한도가 크게 달라집니다. 담보대출은 주택, 오피스텔, 전세보증금, 토지 등 담보의 종류에 따라 LTV(담보인정비율)를 적용해 한도를 계산합니다. 시중은행보다는 다소 여유 있는 LTV를 적용하는 상품도 있지만, 무조건 많이 나오는 것은 아니며, 신용도와 상환 능력을 함께 봅니다.

캐피탈 신용대출은 100만원 안팎의 소액대출부터 1억원 이상까지 상품에 따라 폭이 넓습니다. 특히 목적성 대출(자동차, 기계 설비, 부동산 담보 등)은 담보 가치에 의존하는 비중이 크기 때문에, 소득이 다소 부족하더라도 일정 한도까지는 나오는 경우가 있습니다. 반면 순수 신용대출의 경우에는, 소득·신용이 부족하면 한도가 낮게 잡히거나 금리가 크게 올라갈 수 있습니다.

신용점수에 미치는 영향

저축은행이든 캐피탈이든, “제2금융권이라서 신용점수에 더 안 좋다”라고 단순하게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최근에는 어느 금융사에서 빌렸는지보다, 어떤 조건으로 빌렸고 연체 없이 잘 상환하고 있는지가 더 중요하게 반영되는 추세입니다.

다만 현실적으로는 금리가 높을수록 상환 부담이 커지기 때문에 연체 위험도 함께 올라갑니다. 이 때문에 상대적으로 금리가 더 높은 캐피탈, 특히 고금리 상품을 이용하고 나서 상환이 꼬이면 신용점수 하락 폭이 크게 체감되기도 합니다. 저축은행 역시 연체가 발생하면 신용도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부정적입니다.

대출을 실행하는 순간에는 일시적으로 신용점수가 소폭 떨어지는 일이 흔하며, 이후 성실하게 상환하면 점수가 점차 회복되기도 합니다. 반대로, 짧은 기간에 여러 금융사에 중복으로 대출을 실행하면 부채 부담이 커져 점수 하락 폭이 커질 수 있습니다.

각 기관의 장단점 정리

실제 이용을 고민할 때는 장점과 단점을 간단히 머릿속에 정리해 두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 저축은행의 장점: 시중은행보다는 문턱이 낮으면서, 캐피탈보다 금리가 상대적으로 낮은 상품이 많습니다. 예금자 보호가 되기 때문에 예·적금 상품도 함께 이용할 수 있고, 중신용자 입장에서는 “은행과 캐피탈 사이의 선택지” 역할을 합니다.
  • 저축은행의 단점: 시중은행보다는 금리가 높고, 캐피탈에 비해서는 소득 증빙이나 신용도 측면에서 심사가 더 까다롭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 캐피탈의 장점: 저신용자나 소득 증빙이 애매한 직군도 접근 가능한 상품이 많고, 자동차 할부·리스처럼 특화된 금융 서비스에 강합니다. 승인 속도가 빠른 상품도 많아 급전이 필요한 상황에서 선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 캐피탈의 단점: 저축은행보다 금리가 높은 편이며, 예금자 보호 대상이 아닙니다. 특히 고금리 상품을 이용할 경우 상환 부담이 크고, 연체 시 신용도에 주는 충격이 상당할 수 있습니다.

저축은행과 캐피탈을 선택할 때 고려할 점

실제 대출을 알아볼 때 느끼는 부분은 “어디가 더 좋다”라기보다 “지금 내 상황에 어느 쪽이 더 맞느냐”입니다.

  • 신용점수와 소득이 비교적 안정적이라면, 우선 시중은행을 먼저 검토하고, 부족한 부분을 저축은행 쪽에서 보완하는 방식이 부담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됩니다.
  • 소득 증빙이 어렵거나, 시중은행·저축은행 심사에서 거절된 이후라면, 캐피탈의 목적성 상품(자동차, 장비, 담보 활용 등)을 활용하는 방법도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 어떤 경우든 “한도 최대”보다는 “매달 무리 없이 갚을 수 있는 수준”으로 맞추는 것이 장기적으로 훨씬 안전합니다.

대출 전 반드시 확인해야 할 사항

막상 급한 상황에 부딪히면 금리와 한도만 보고 서둘러 결정하기 쉽지만, 실제로는 몇 가지를 더 챙겨보는 것이 좋습니다.

  • 여러 금융사 비교: 같은 저축은행, 같은 캐피탈이라도 회사와 상품에 따라 금리·한도가 크게 다릅니다. 가능하다면 여러 곳의 조건을 비교한 뒤 선택하는 것이 좋습니다.
  • 중도상환수수료: 언제라도 여유 자금이 생기면 바로 상환할 생각이라면, 중도상환수수료 조건을 꼭 확인해야 합니다. 수수료가 높은 상품은 조기 상환의 이점이 줄어듭니다.
  • 상환 방식: 원리금균등, 원금균등, 거치식 등 상환 구조에 따라 초기 부담과 총이자액이 달라집니다. 본인의 소득 패턴에 맞는 방식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 연체 시 페널티: 연체 이자율, 연체 정보 등록 기준 등을 미리 확인해 두면, 혹시 모를 상황에서 대처하기가 조금 더 수월합니다.

처음 제2금융권을 알아볼 때는 막연한 불안감이 앞서지만, 기본 구조와 차이를 이해해 두면 필요할 때 보다 침착하게 선택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얼마나 빌릴 수 있느냐”보다 “얼마까지는 감당할 수 있느냐”를 먼저 계산해 보고 움직이는 것이, 저축은행이든 캐피탈이든 후회를 줄이는 가장 확실한 방법처럼 느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