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에서 처음 더모아 카드를 꺼냈던 날이 아직도 기억에 남습니다. 한국에서처럼 5,999원, 7,999원에 맞춰 쓰던 습관대로 “혹시 여기서도 잔돈이 꽤 쌓이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있었지만, 결제 알림에 찍힌 원화 금액을 보고는 곧바로 현실을 깨닫게 됐습니다. 환율이 시시각각 달라지다 보니, 계산대로 되는 것이 거의 없었습니다. 그 뒤로 여러 번 해외에서 더모아 카드를 써 보면서, 무엇이 가능하고 무엇은 애초에 기대하지 않는 게 좋은지 감이 잡히기 시작했습니다.
더모아 카드 기본 구조 간단 정리
더모아 카드는 결제 금액의 ‘잔돈’을 적립해 주는 구조로 설계된 카드입니다. 이 기본 원리는 국내 결제와 해외 결제 모두에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핵심 구조는 다음과 같습니다.
- 1,000원 미만 잔돈 자동 적립: 예를 들어 5,999원 결제 시 999원이 적립됩니다.
- 결제 금액이 4,500원이라면 500원, 7,123원이라면 877원이 적립되는 방식입니다.
- 적립된 포인트는 일정 조건에 따라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고, 연회비 캐시백 등에 활용할 수 있습니다.
- 결국 결제 금액이 원화 기준으로 999원에 최대한 가깝게 끝날수록 적립 효율이 높아집니다.
국내에서는 실제 결제 금액을 어느 정도 조절해 가며 4,900원대, 5,900원대처럼 맞추는 것이 가능하지만, 해외에서는 환율과 수수료 때문에 이 부분이 거의 통제 불가능해집니다.
해외 결제 구조를 먼저 이해해야 하는 이유
해외에서 결제할 때는 현지 통화(USD, EUR, JPY 등)로 승인된 금액이 카드사 기준 환율과 국제브랜드 수수료, 카드사 해외서비스 수수료 등이 더해져 원화로 최종 확정됩니다.
- 기본적으로 국제 브랜드 수수료(비자, 마스터 등)가 부과됩니다.
- 여기에 카드사 해외서비스 수수료(보통 약 0.2~0.3% 수준, 카드사마다 다름)가 얹힙니다.
- 적용 환율도 실시간이 아니라, 카드사 정산 시점의 환율이 반영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모든 요소가 섞이기 때문에, 결제 시점에 계산기로 대략적인 원화 금액을 맞춰 보더라도 실제 승인 완료 금액이 5,999원이나 7,999원처럼 딱 떨어지게 만드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해외에서 더모아 카드, 이 정도는 알고 쓰면 좋습니다
해외에서는 더모아 카드가 ‘메인 카드’가 되기보다는, 상황을 보면서 보조적으로 사용하는 편이 훨씬 현실적입니다. 그동안 써 보면서 느낀 점을 바탕으로, 기대치를 조절한 상태에서 시도해 볼 수 있는 활용법을 정리해 보겠습니다.
소액 결제 위주로 사용하는 전략
해외에서 더모아 카드를 쓴다면, 고액 결제보다는 소액 결제에만 사용하는 것이 그나마 합리적인 선택입니다.
- 커피 한 잔, 생수 1~2병, 간단한 간식, 대중교통 충전 등 몇 천 원대에 해당하는 결제에만 더모아 카드를 써 보는 식입니다.
- 이렇게 자잘한 결제를 여러 번 하다 보면, 가끔은 800~900원대의 잔돈 적립이 나오는 경우가 있습니다.
- 반대로 10만 원대, 20만 원대 결제에 더모아를 사용하면, 얻는 잔돈은 보통 몇 백 원 수준인데 해외 결제 수수료는 금액 전체에 붙기 때문에 오히려 손해가 날 수 있습니다.
직접 써 본 체감으로는, 소액 위주로 여기저기 결제를 하다 보면 “생각보다 적립이 잘 됐네?” 싶은 날도 있고, 반대로 거의 적립이 안 된 것 같은 날도 있습니다. 의도적으로 조절하기보다는, 그냥 소액 결제용으로 ‘운 좋으면 이득’ 정도로 접근하는 것이 마음 편했습니다.
환율을 맞춰보려는 시도는 비추천
한 번쯤은 계산기를 꺼내 들고 이렇게 시도해 보게 됩니다. “오늘 환율이 대략 1달러에 1,300원 정도니까, 4.6달러 정도면 5,9xx원으로 떨어지지 않을까?” 하는 식의 계산입니다.
하지만 몇 번만 시도해 보면 금방 느끼게 됩니다.
- 적용 환율이 결제 시점 기준이 아닐 수 있습니다.
- 브랜드 수수료와 카드사 해외서비스 수수료가 합쳐지면서 애매하게 금액이 밀립니다.
- 환율이 수시로 변하기 때문에 오전에 계산해 본 기준이 오후에는 이미 달라져 있습니다.
결국 이 방식은 시간과 에너지만 소모하고, 실제로 5,999원이나 7,999원에 정확히 떨어뜨리는 데 성공할 확률은 거의 없습니다. 해외에서는 일일이 맞춰 보려 하기보다는, 애초에 이 전략 자체를 내려놓는 편이 좋습니다.
DCC(원화 결제) 제안은 반드시 거절하기
해외에서 카드 결제를 하다 보면 단말기 화면이나 점원이 “원화로 결제할래, 현지 통화로 결제할래”라고 묻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DCC(Dynamic Currency Conversion)입니다.
- DCC를 선택하면 가게나 가맹점 측에서 정한 자체 환율로 원화 결제를 진행합니다.
- 이 환율은 대부분 카드사 환율보다 불리하게 책정됩니다.
- 결국 불리한 환율 + 경우에 따라 추가 수수료까지 붙어, 더모아로 적립되는 잔돈보다 손해가 더 커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해외에서 더모아 카드를 사용할 때는 반드시 현지 통화(USD, EUR, JPY 등)로 결제하는 것이 좋습니다. 잔돈 적립을 노리다가 DCC를 선택하면, 이중환전 구조에 가깝게 되어 전체 비용이 확 뛰어버립니다.
온라인 해외 결제에서의 활용 가능성
해외 직구 사이트나 구독 서비스 결제에서도 더모아 카드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이때는 장바구니를 조합하면서 원화 기준 대략적인 금액을 예측해 보는 정도는 가능합니다.
- 예를 들어 10달러, 15달러, 7달러 상품을 조합해 “지금 환율이라면 대략 3만 원 초반대쯤 나오겠구나” 정도를 가늠해 볼 수 있습니다.
- 하지만 이 역시 수수료와 환율 변동을 고려하면, 5,999원이나 7,999원에 정확히 맞추는 것은 거의 불가능합니다.
- 결국 ‘정교한 설계’보다는, 국내에서처럼 그냥 필요한 물건을 담고 결제했는데 잔돈이 생각보다 많이 적립되면 그때 기분 좋게 받아들이는 수준이 현실적입니다.
해외 결제에 더모아 카드를 쓸 때의 한계
해외에서 여러 번 써 본 뒤 느낀 한계는 꽤 명확합니다. 더모아 카드는 기본 설계 자체가 국내 소액 결제를 자주 하는 사람에게 최적화되어 있기 때문에, 해외에서는 아래와 같은 특징을 보입니다.
- 해외 결제 수수료와 환율 변동으로 인해, 잔돈 적립액이 수수료를 충분히 상쇄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 특히 항공권, 숙박, 명품 구매처럼 큰 금액 결제에는 적립 효율이 극도로 떨어집니다.
- 결국 “해외 결제 최적화 카드”라기보다는 “국내 위주 카드인데, 해외에서도 그냥 사용할 수 있는 정도”에 가깝습니다.
실제 여행에서는, 해외 결제 수수료가 낮거나 면제되고, 해외 사용 시 기본 적립률이나 캐시백이 높은 전용 카드를 메인으로 두고, 더모아 카드는 소액 결제용 또는 예비 카드로 챙겨 가는 정도가 가장 무난했습니다.
현실적인 사용 팁 정리
지금까지의 내용을 바탕으로 해외에서 더모아 카드를 쓸 때 현실적인 방향을 간단히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 고액 결제에는 사용을 자제하고, 커피·간식·소액 교통비 같은 몇 천 원대 결제에만 가볍게 사용하는 편이 좋습니다.
- DCC로 원화 결제는 절대 선택하지 말고, 항상 현지 통화로 결제합니다.
- 환율을 맞춰 5,999원, 7,999원을 노리는 시도는 시간 낭비가 될 가능성이 크니, 기대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 해외 여행 전체 소비 구조에서는 해외 특화 카드가 메인, 더모아 카드는 부카드 정도의 위치로 두는 편이 마음이 편합니다.
위의 원칙들을 바탕으로 실제 여행에서 더모아 카드를 사용해 보면, “해외에서도 대박 꿀팁”을 노리기보다는, 가끔 소액 결제에서 잔돈이 많이 적립될 때 작은 보너스를 얻는 느낌으로 받아들이게 됩니다. 그렇게 기대치를 조정하고 나니, 해외에서 더모아 카드를 쓰는 경험이 훨씬 덜 스트레스받고 자연스러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