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나스닥 100 ETF를 알게 되었을 때가 떠오릅니다. 뉴스에서 미국 기술주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이름은 많이 들리는데, 개별 종목 하나하나를 고르기에는 부담스럽고 어렵게 느껴졌습니다. 그러다 국내 증시에 상장된 나스닥 100 ETF를 발견하고, 미국 시장에 간접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통로처럼 느껴졌습니다. 해외 계좌를 따로 만들지 않아도, 평소 사용하던 증권사 계좌에서 바로 미국의 성장 기업들에 투자할 수 있다는 점이 신선하게 다가왔습니다.

처음에는 용어도 낯설고 상품 종류도 많아서 헷갈렸습니다. 특히 총 보수, 환노출, 분배금, 재투자 같은 단어들이 어렵게 느껴졌습니다. 하나씩 의미를 정리해 보고, 각 ETF마다 어떤 차이가 있는지 비교하다 보니 나스닥 100 ETF를 어떻게 바라봐야 할지 조금씩 그림이 그려졌습니다. 이 글에서는 그런 경험을 바탕으로, 국내에 상장된 나스닥 100 ETF들을 이해하기 쉽게 정리해 보려고 합니다.

나스닥 100 지수는 무엇을 담고 있는가

나스닥 100 지수는 미국 나스닥 시장에 상장된 기업 중에서 금융 회사를 제외하고, 시가총액 기준 상위 100개를 모아 만든 지수입니다. 쉽게 말해, 나스닥 시장에서 규모가 크고 영향력이 큰 비금융 기업 100개를 묶어 놓은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여기에는 다음과 같은 업종이 많이 포함됩니다.

  • 정보기술(IT) 기업: 반도체, 소프트웨어, 클라우드, 인터넷 서비스 등
  • 통신 관련 기업: 통신 인프라, 네트워크 관련 서비스 등
  • 헬스케어 기업: 바이오, 제약, 의료 기술 관련 기업 등
  • 소비 관련 성장 기업: 온라인 쇼핑, 콘텐츠 플랫폼 등

즉, 나스닥 100은 전통적인 은행이나 보험 같은 금융회사가 아니라, 성장성이 높다고 평가되는 기술·헬스케어·소비 기업 위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이 지수는 “미국 성장주를 대표하는 지수”라는 평가를 많이 받습니다.

국내 상장 나스닥 100 ETF의 공통점과 차이점

국내 증시에 상장된 나스닥 100 ETF는 기본적으로 같은 지수(나스닥 100)를 따라가지만, 세부 조건과 구조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상품명을 보면 ‘미국나스닥100’이라는 이름이 공통적으로 들어가지만, 운용사, 보수, 분배 방식 등에서 서로 다르게 설계되어 있습니다.

ETF를 선택할 때 살펴볼 핵심 요소들을 하나씩 정리해 보겠습니다.

1. 총 보수(Total Expense Ratio, TER)

총 보수는 ETF를 운용하는 데 들어가는 연간 수수료 비율입니다. 예를 들어 총 보수가 0.05%라면, 1년 동안 자산의 0.05% 정도가 운용 비용으로 쓰인다고 볼 수 있습니다. 숫자가 작을수록 투자자 입장에서는 유리합니다.

특히 장기간 투자할수록 이 작은 수수료 차이가 누적되어 수익률에 영향을 줍니다. 비슷한 ETF들 중에서 다른 조건이 거의 같다 싶으면, 총 보수를 비교하는 것이 일반적인 방법입니다.

2. 운용 전략: 실물 복제 중심

지수를 따라가는 방법에는 크게 실물 복제와 합성 복제가 있습니다.

  • 실물 복제: 지수에 포함된 실제 주식들을 직접 사서 보유하며 지수를 따라갑니다.
  • 합성 복제: 스왑 계약 같은 파생상품을 이용해 지수 수익률을 따라갑니다.

국내에 상장된 주요 나스닥 100 ETF들은 대부분 실물 복제 방식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는 실제 나스닥 100 구성 종목을 직접 보유하기 때문에 구조가 비교적 단순하고, 투자자가 이해하기에도 수월합니다. 또한 운용사들이 지수와 실제 성과가 크게 벌어지지 않도록 관리합니다.

3. 분배금 정책: 현금 분배 vs 총수익 재투자

미국 기업들이 배당을 지급하면, 그 배당이 ETF 안으로 들어옵니다. 이 돈을 어떻게 처리할지는 ETF의 분배금 정책에 따라 달라집니다.

  • 분배형: 들어온 배당금을 모아서 일정 주기(예: 1년에 몇 번)로 투자자에게 현금으로 나눠 줍니다.
  • 총수익 재투자형: 들어온 배당금을 현금으로 주지 않고, ETF 안에서 자동으로 다시 투자합니다. 그 덕분에 기준가격이 조금 더 빨리 불어나는 효과를 노릴 수 있습니다.

총수익 재투자형은 배당을 다시 넣어 복리 효과를 자동으로 추구하는 구조입니다. 다만 우리나라 세법상, 실제로 현금을 받지 않더라도 배당소득이 발생한 것으로 간주되어 과세가 반영될 수 있습니다. 이 부분은 뒤에서 세금 파트와 연결해서 다시 한 번 정리하겠습니다.

4. 환노출 여부: 대부분 환노출형

국내 나스닥 100 ETF는 기본적으로 미국 달러로 표시된 자산에 투자합니다. 이때 원화와 달러 사이의 환율이 변하면, 지수 수익률과는 별개로 환율 변화가 투자 수익에 영향을 줍니다.

  • 환노출형: 환율 변동을 그대로 받아들입니다. 달러가 강세면 이익이 될 수 있고, 약세면 손해가 될 수 있습니다.
  • 환헤지형: 환율 변동 위험을 줄이기 위해 헤지(방어) 거래를 추가로 수행합니다. 이름에 보통 ‘H’ 같은 표시가 들어갑니다.

국내에 상장된 주요 나스닥 100 ETF들은 대부분 환노출형입니다. 그래서 지수 자체의 움직임뿐만 아니라 원·달러 환율도 함께 신경을 쓰게 됩니다.

5. 순자산총액(AUM)과 거래량

순자산총액은 ETF에 모여 있는 전체 자산 규모입니다. 규모가 크고 거래량이 많을수록 사고팔기 쉽고, 가격이 실제 가치에서 크게 벗어날 가능성이 줄어드는 경향이 있습니다.

또한 규모가 큰 ETF는 시장에서 자리 잡았다는 의미를 어느 정도 보여주기도 합니다. 다만, 규모가 작다고 해서 반드시 나쁜 상품이라는 뜻은 아니며, 성장 단계에 있는 상품일 수도 있습니다.

국내 나스닥 100 ETF 비교 (2024년 5월 기준 정보 바탕 재구성)

대표적인 나스닥 100 ETF들을 한 번에 비교해 보면 전체 그림을 보기에 좋습니다. 아래 내용은 2024년 5월 기준 정보를 바탕으로 한 것이며, 시간이 지나면 보수나 순자산총액 등이 바뀔 수 있으니 실제 투자 전에는 각 운용사 공시 자료를 다시 확인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주요 상품은 다음과 같습니다.

  • TIGER 미국나스닥100 (미래에셋자산운용, 종목코드 357870)
  • KODEX 미국나스닥100 (삼성자산운용, 종목코드 381180)
  • KBSTAR 미국나스닥100 (KB자산운용, 종목코드 381170)
  • SOL 미국나스닥100 (신한자산운용, 종목코드 416620)
  • ARIRANG 미국나스닥100 (한화자산운용, 종목코드 379810)

이들 ETF는 모두 실물 복제 방식을 사용하고, 기본 구조는 비슷하지만 다음과 같은 차이가 있습니다.

  • 총 보수: 대략 0.02%에서 0.09% 사이로, KBSTAR가 특히 낮은 보수(0.02%)를 제시하고, SOL도 0.05%로 비교적 저렴한 편입니다. TIGER, KODEX, ARIRANG은 0.07~0.09% 수준에 형성되어 있습니다.
  • 분배금 정책: TIGER 미국나스닥100은 총수익 재투자 방식이고, 나머지 KODEX, KBSTAR, SOL, ARIRANG은 분배금을 현금으로 지급하는 구조입니다.
  • 환노출 여부: 위에 언급한 주요 상품들은 모두 환노출형입니다.
  • 순자산총액: TIGER와 KODEX가 특히 큰 규모를 자랑하며, 수조 원대까지 성장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KBSTAR와 SOL도 수천억 원 단위 자산을 운용하며 꾸준히 성장하고 있고, ARIRANG은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지만 나스닥 100 지수를 기본에 충실하게 추종하는 상품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숫자 자체는 시장 상황에 따라 계속 달라질 수 있으므로, 실제 매수 전에 증권사 HTS·MTS나 운용사 공시에서 최신 순자산총액과 보수를 다시 확인하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주요 ETF별로 살펴보는 특징

TIGER 미국나스닥100: 총수익 재투자형의 대표

TIGER 미국나스닥100은 국내 나스닥 100 ETF 중 가장 대표적인 상품 중 하나입니다. 규모와 거래량이 크기 때문에, 호가(사고팔 때 제시되는 가격)도 비교적 촘촘하게 형성되는 편입니다.

이 ETF의 가장 큰 특징은 총수익 재투자 방식입니다. 미국에서 들어온 배당을 현금으로 주지 않고, ETF 안에서 다시 굴리도록 설계했습니다. 이 구조는 배당을 받을 때마다 직접 재투자할 필요 없이, 자동으로 복리 효과를 노릴 수 있게 해 줍니다.

총 보수는 나스닥 100 ETF들 중에서 가장 낮은 수준은 아니지만, 유동성과 재투자 구조를 고려할 때 장기 투자 관점에서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환노출형이기 때문에, 달러가 강세일 때는 환율 측면에서 추가 수익이 날 수도 있고, 반대로 달러가 약해질 때는 지수 수익률에 비해 원화 기준 수익률이 낮아질 수도 있습니다.

다만, 총수익 재투자형이라고 해서 세금이 완전히 면제되는 것은 아닙니다. 배당을 바로 받지는 않더라도 세법상 배당소득이 발생한 것으로 보고 과세가 반영됩니다. 이 점은 장기적으로 기준가격에 녹아 들어가기 때문에, 매도할 때 실현되는 차익을 통해 정산되는 구조라고 이해할 수 있습니다.

KODEX 미국나스닥100: 높은 인지도와 현금 분배

KODEX 미국나스닥100은 삼성자산운용에서 운용하는 상품으로, TIGER와 함께 시장에서 많이 언급되는 ETF입니다. 실물 복제 방식으로 운용하며, 나스닥 100 지수를 비교적 충실히 따라가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이 상품의 특징은 배당이 들어오면 현금으로 분배한다는 점입니다. 배당금을 생활비처럼 활용하거나, 필요할 때만 골라서 다시 투자하고 싶은 사람들에게는 익숙한 구조일 수 있습니다. 총 보수는 최저 수준은 아니지만, 브랜드 인지도와 운용 규모, 유동성 등을 종합하면 안정감을 원하는 투자자들이 많이 선택하는 편입니다.

현금 분배형의 경우, 배당을 받을 때마다 세금이 원천징수됩니다. 배당을 재투자하고 싶다면, 세금이 빠져나간 뒤 남은 금액으로 다시 ETF를 사야 합니다.

KBSTAR 미국나스닥100: 낮은 보수에 초점을 둔 선택지

KBSTAR 미국나스닥100은 총 보수가 매우 낮은 편이라는 점이 큰 장점입니다. 0.02% 수준의 보수는 비슷한 유형의 ETF들 중에서도 눈에 띄는 수치이며, 장기 투자에서 비용 부담을 줄이고 싶을 때 고려할 만한 요소입니다.

분배금은 현금으로 나오는 구조라서, 배당을 실제로 손에 쥘 수 있습니다. 규모는 TIGER나 KODEX보다는 작지만, 이미 수천억 원대까지 커진 상태라서 일반적인 개인 투자자가 거래하는 데 큰 불편을 느낄 정도는 아닙니다.

이 ETF를 선택할 때는 “보수 절감”에 포인트를 두는 경우가 많습니다. 지수 추종률이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거래량이 어느 정도 받쳐 준다는 전제 아래에서는 낮은 보수가 장기 성과에 조금씩 누적되어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SOL 미국나스닥100: 성장 중인 저보수 상품

SOL 미국나스닥100은 상장된 시기가 조금 더 최근인 편이지만, 빠르게 순자산을 늘려가며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습니다. 총 보수도 0.05%로 낮게 책정되어 있어, 비용 경쟁력을 앞세우는 전략으로 볼 수 있습니다.

배당은 현금으로 지급되는 구조이며, 실물 복제 방식을 사용합니다. 상장 역사가 TIGER나 KODEX에 비해 짧다 보니 아주 긴 기간에 걸친 운용 기록은 상대적으로 적지만, 최근 추세만 보면 성장 속도가 빠른 편입니다.

ARIRANG 미국나스닥100: 기본에 충실한 추종형

ARIRANG 미국나스닥100은 한화자산운용에서 출시한 상품으로, 나스닥 100 지수를 충실히 따라가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거래 규모나 순자산총액은 상위 대형 ETF들에 비해 작을 수 있지만, 구조 자체는 일반적인 나스닥 100 ETF와 비슷합니다.

총 보수는 0.09% 수준으로 평균적인 편이고, 배당은 현금 분배 방식입니다. 특정 운용사 브랜드를 선호하거나, 포트폴리오 구성에서 여러 운용사의 상품을 섞어 쓰고 싶은 사람들에게 선택지가 하나 더 생기는 정도로 이해할 수도 있습니다.

세금 구조 이해하기

국내에 상장된 해외 ETF는 세금 구조에서 헷갈리는 부분이 많습니다. 일반적으로, 국내 상장 해외 주식형 ETF의 과세는 배당소득세 형태로 이뤄집니다. 매매차익과 분배금이 합산되어 15.4%의 세율(소득세 14% + 지방소득세 1.4%)이 적용되는 구조가 많이 사용됩니다.

다만 세법과 과세 방식은 제도 변화에 따라 바뀔 수 있고, ETF의 유형에 따라 예외가 있을 수 있습니다. 여기서는 일반적인 원칙을 중심으로 정리합니다.

  • 분배금 지급 ETF: 배당을 현금으로 받을 때, 그 금액의 15.4%가 원천징수됩니다. 연간 금융소득(이자·배당)을 모두 합쳤을 때 2천만 원을 넘으면,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 총수익 재투자형 ETF: 배당을 현금으로 받지 않더라도, 세법상 배당소득이 발생한 것으로 보고 기준가격에 반영됩니다. 그래서 나중에 ETF를 매도할 때, 그동안 재투자된 배당분까지 포함한 수익에 대해 세금을 계산하는 구조가 됩니다.

결국 분배형이든 재투자형이든, 배당에서 자유로운 것은 아닙니다. 다만 현금 흐름이 중간중간 나오는지, 아니면 ETF 안에 쌓여서 기준가격으로 반영되는지 방식만 다릅니다. 이런 차이를 이해하고 나면, 자신의 투자 스타일에 맞게 선택하는 것이 조금 더 수월해집니다.

나스닥 100 ETF를 바라보는 시각

나스닥 100 ETF는 개별 종목을 직접 고르지 않고도 미국의 대표적인 성장 기업들에 동시에 투자할 수 있는 도구입니다. 다만 “기술주 비중이 높은 성장 지수”라는 특징이 있기 때문에, 전체 시장보다 변동성이 큰 시기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어떤 상품을 선택할지는 결국 각자의 목표와 성향에 따라 달라집니다. 장기간 동안 배당까지 자동으로 굴리고 싶다면 총수익 재투자형에 눈길이 갈 수 있고, 수수료를 최대한 줄이고 싶다면 가장 낮은 보수를 가진 ETF를 꼼꼼히 비교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유동성과 브랜드를 중요하게 생각한다면, 이미 시장에서 거래가 활발한 대형 ETF가 더 마음이 편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한 번에 완벽한 상품을 찾으려 하기보다, 기본 구조와 차이점을 이해한 뒤에 자신에게 맞는 조합을 만들어 가는 태도입니다. 나스닥 100 ETF는 그런 연습을 하기에도 좋은 도구입니다. 투자 전에는 항상 각 운용사의 투자설명서와 최근 운용 보고서를 확인하고, 세금과 환율, 변동성까지 함께 고려해 보면서 스스로 납득할 수 있는 선택을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