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스마트폰으로 은행 일을 처리해 보겠다고 마음먹었을 때, 가장 막막했던 것이 바로 인증서였습니다. 화면에는 낯선 용어들이 잔뜩 나오고, 어디를 눌러야 하는지도 한참을 헤맸던 기억이 납니다. 몇 번을 시도하다가 결국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고, “이게 뭐라고 이렇게 어렵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한 번 차근차근 과정을 익혀 두니, 그 다음부터는 은행 창구에 직접 가지 않아도 계좌 조회부터 이체, 각종 신청까지 대부분의 일을 폰 하나로 해결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지금은 새로운 기기로 바꾸거나, 인증서를 재발급받아야 할 때도 예전만큼 긴장하지 않고 여유 있게 처리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제일 많이 사용했던 은행 중 하나가 바로 기업은행입니다. 기업은행에서 쓰는 인증서는 예전에는 ‘공인인증서’라고 불렸지만, 지금은 이름이 바뀌어 ‘공동인증서’로 불립니다. 이름만 바뀐 것이고, 기본 개념과 쓰임새는 비슷하다고 생각하셔도 괜찮습니다. 여기서는 기업은행 공동인증서를 스마트폰에 발급하거나, 이미 PC에 있는 인증서를 스마트폰으로 옮기는 방법을 정리해 보겠습니다. 설명은 주로 개인용 ‘i-ONE Bank’ 앱 기준으로 하되, 기업용 앱도 흐름은 거의 비슷합니다.

준비해야 할 것들

인증서를 발급하거나 옮기기 전에 먼저 준비해야 할 것들이 있습니다. 이 부분을 미리 체크해 두면 중간에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는 일을 줄일 수 있습니다.

필요한 준비물은 다음과 같습니다.

  • 기업은행 계좌와 인터넷뱅킹 또는 모바일뱅킹 가입 내역
  • 보안카드 또는 OTP
  • 스마트폰과 기업은행 공식 앱 ‘i-ONE Bank’ 설치 및 최신 버전 업데이트
  • 신분증(은행 창구에서 가입이나 초기 등록을 할 때 필요)

먼저 기업은행 계좌만 있다고 해서 바로 인증서를 발급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인터넷뱅킹이나 모바일뱅킹 가입이 되어 있어야 하고, 이 과정은 보통 은행을 한 번 방문해서 신청해야 합니다. 가입이 이미 되어 있다면 그 다음부터는 집이나 밖에서도 스마트폰만 있으면 대부분의 일을 처리할 수 있습니다.

또 한 가지 중요한 것은 보안카드나 OTP입니다. 이 둘은 비슷한 역할을 하지만 모양은 조금 다릅니다. 종이로 된 카드에 여러 개의 숫자가 적혀 있는 것이 보안카드이고, 작은 기기나 앱에서 계속 새로운 숫자를 만들어 내는 것이 OTP입니다. 인증서를 발급할 때 계좌 비밀번호와 함께 추가로 번호를 요구하는데, 이때 이 보안수단이 꼭 필요합니다.

스마트폰에는 기업은행 공식 앱인 ‘i-ONE Bank’를 설치해야 합니다. 개인용 앱과 기업·사업자용 앱은 구분되어 있지만, 여기서는 개인용 ‘i-ONE Bank’를 기준으로 설명합니다. 앱은 되도록 최신 버전으로 업데이트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메뉴 위치나 화면 구성이 업데이트에 따라 조금씩 달라질 수 있지만, 전체적인 흐름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스마트폰에서 직접 공동인증서 발급·재발급하기

먼저, 가장 많이 사용하는 방법부터 살펴보겠습니다. 인터넷뱅킹·모바일뱅킹에 가입되어 있다면 은행에 다시 가지 않고도 스마트폰에서 바로 공동인증서를 새로 만들거나(발급), 다시 받는 것(재발급)이 가능합니다.

진행 순서는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스마트폰에서 ‘i-ONE Bank’ 앱을 실행합니다. 앱을 열면 로그인 화면이나 메인 화면이 보이는데, 상단이나 하단에 ‘전체메뉴’라는 버튼이 있습니다. 보통 세 줄 모양의 아이콘으로 표시되어 있습니다.

둘째, ‘전체메뉴’를 누른 뒤, 메뉴 목록에서 ‘인증센터’ 또는 ‘공동인증서’와 비슷한 이름의 항목을 찾습니다. 메뉴 이름은 앱 버전에 따라 약간씩 다를 수 있지만, 보통 ‘인증’ 관련 메뉴 안에 있습니다. 그 안에서 ‘공동인증서 발급/재발급’ 메뉴를 선택합니다.

셋째, 발급 과정에 필요한 약관 동의 화면이 나오면 내용을 확인하고 동의합니다. 여기에는 전자금융거래 이용약관, 인증서 관련 안내, 개인정보 수집·이용에 대한 내용 등이 포함됩니다. 모든 항목에 체크한 뒤 다음 단계로 넘어갑니다.

넷째, 본인 확인 절차를 진행합니다. 여기서는 다음과 같은 정보들을 입력하게 됩니다.

  • 주민등록번호(또는 사업자등록번호) 앞자리와 뒷자리
  • 인증에 사용할 출금 계좌번호
  • 해당 계좌의 비밀번호
  • 보안카드 또는 OTP에서 요청하는 번호

요청받은 번호를 정확하게 입력해야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습니다. 만약 몇 번 이상 틀리면 거래가 잠시 제한될 수 있으니 천천히 확인하면서 입력하는 것이 좋습니다.

다섯째, 추가 본인 인증이 진행됩니다. 이 단계는 상황에 따라 조금 다를 수 있습니다. 휴대폰 문자로 오는 인증번호를 입력하거나, ARS 전화가 걸려와 안내 음성에 따라 숫자를 누르는 방식이 주로 사용됩니다. 화면에 안내되는 방법을 따라 차근차근 진행하면 됩니다.

여섯째, 발급받을 인증서의 종류를 선택합니다. 화면에는 보통 다음과 같은 선택지가 나타납니다.

  • 은행/신용카드/보험용 공동인증서
  • 범용 공동인증서

은행·카드·보험용 인증서는 말 그대로 금융회사에서 제공하는 서비스에만 사용하는 인증서입니다. 계좌 이체, 카드 결제 인증, 보험 관련 업무 등 일반적인 금융 거래에 널리 쓰이며, 보통 무료로 발급됩니다.

범용 공동인증서는 금융회사뿐 아니라 전자정부 서비스, 일부 공공기관 사이트, 증권사 등 좀 더 넓은 곳에서 사용할 수 있는 인증서입니다. 대신 1년 단위로 이용료가 발생하며, 금액도 시기와 정책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범용 인증서가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라면, 일반적인 금융 거래에는 은행·카드·보험용 인증서로도 충분한 경우가 많습니다.

이 단계에서는 인증서를 어디에 저장할지도 확인하게 됩니다. 스마트폰에서 발급하는 경우, 보통 기본값이 ‘스마트폰 저장’으로 되어 있습니다. 이 저장 위치를 확인한 뒤 다음 단계로 넘어갑니다.

일곱째, 공동인증서 비밀번호를 새로 설정합니다. 이 비밀번호는 나중에 인터넷뱅킹을 하거나, 다른 기기로 인증서를 옮길 때 꼭 필요하므로 절대로 잊어버리면 안됩니다. 보안을 위해 다음과 같은 점을 지키는 것이 좋습니다.

  • 숫자만 쓰지 말고, 영문 대소문자와 특수문자를 섞어서 설정하기
  • 너무 짧지 않게, 10자리 이상으로 설정하기
  • 생일, 전화번호, 단순한 반복 숫자 등 쉽게 추측 가능한 조합은 피하기

비밀번호를 두 번 입력해 확인한 뒤, 최종 발급 버튼을 누르면 발급이 진행됩니다.

마지막으로, 발급이 완료되면 “발급이 완료되었습니다”와 같은 안내 메시지가 나타납니다. 이 순간부터 공동인증서는 스마트폰 안에 안전하게 저장되어, 다른 앱이나 웹사이트에서 기업은행 공동인증서를 선택해 로그인하거나 전자서명을 할 수 있게 됩니다.

PC에 있는 공동인증서를 스마트폰으로 옮기기

가끔은 이미 PC에서 쓰고 있는 인증서를 그대로 스마트폰에도 사용하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이럴 때는 새로 발급하는 대신, PC에 있는 인증서를 스마트폰으로 복사해서 옮겨올 수 있습니다. 이 과정은 크게 PC에서 인증번호를 만드는 단계와, 스마트폰에서 그 번호를 입력해 받아오는 단계로 나눌 수 있습니다.

PC에서 인증서 내보내기

먼저 PC에서 진행해야 할 부분입니다.

첫째, PC에서 인터넷 브라우저를 열고 기업은행 홈페이지에 접속합니다. 메인 화면 상단이나 눈에 잘 띄는 곳에 ‘인증센터’ 또는 ‘공동인증서’ 메뉴가 있습니다. 이 메뉴를 눌러 인증 관련 화면으로 이동합니다.

둘째, 인증센터 화면에서 ‘스마트폰 인증서 복사’, ‘PC → 스마트폰 인증서 복사’와 비슷한 이름의 메뉴를 찾습니다. 이 메뉴를 선택하면 PC에서 스마트폰으로 인증서를 옮기는 화면이 열립니다.

셋째, 여러 가지 선택지 중에서 ‘인증서 내보내기(PC → 스마트폰)’를 선택합니다. 내보내기는 PC에 있는 것을 다른 기기로 보내는 것이고, 가져오기는 다른 기기에 있는 것을 이쪽으로 받아오는 것이기 때문에 방향을 헷갈리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넷째, PC에 저장된 인증서 목록이 나타납니다. 이 중에서 스마트폰으로 옮기고 싶은 기업은행 공동인증서를 선택합니다. 복수의 인증서가 있는 경우에는 이름, 용도, 발급일, 유효기간 등을 보고 고를 수 있습니다.

선택 후에는 해당 인증서의 비밀번호를 입력해야 합니다. PC에서 평소에 공동인증서를 사용할 때 쓰던 바로 그 비밀번호입니다. 정확하게 입력한 뒤 다음 단계로 넘어갑니다.

다섯째, 비밀번호가 맞으면 화면에 12자리 숫자로 된 ‘인증번호’가 표시됩니다. 이 번호는 스마트폰에서 인증서를 받아올 때 꼭 필요합니다. 번호를 잘못 입력하면 연결이 되지 않기 때문에, 화면을 닫지 말고 그대로 둔 상태에서 스마트폰을 준비합니다. 번호를 메모장에 적어 두거나, 종이에 옮겨 적어도 좋습니다.

스마트폰에서 인증서 가져오기

이제 스마트폰에서 방금 PC에서 만든 인증번호를 이용해 인증서를 받아오는 단계입니다.

첫째, 스마트폰에서 ‘i-ONE Bank’ 앱을 실행합니다. 메뉴 구성은 앞에서 설명한 것과 같습니다.

둘째, 앱에서 ‘전체메뉴’를 누른 뒤, ‘인증센터’ 또는 ‘공동인증서’ 메뉴를 선택합니다. 그 안에서 ‘스마트폰 인증서 복사’ 또는 비슷한 이름의 메뉴를 찾습니다.

셋째, 여러 옵션 중에서 ‘인증서 가져오기(PC → 스마트폰)’를 선택합니다. 여기서도 마찬가지로 방향을 잘 확인해야 합니다. 스마트폰에서 PC로 보내는 것이 아니라, PC에서 스마트폰으로 가져오는 과정이기 때문에 ‘가져오기’를 선택해야 합니다.

넷째, 아까 PC 화면에 떠 있던 12자리 인증번호를 스마트폰에 그대로 입력합니다. 숫자는 하나라도 틀리면 연결이 되지 않으므로, 천천히 확인하면서 눌러주는 것이 좋습니다.

다섯째, 인증번호를 올바르게 입력하면, 이제 가져올 인증서의 비밀번호를 입력하라는 화면이 나타납니다. 이 비밀번호 역시 PC에서 사용하던 공동인증서 비밀번호와 같습니다. 비밀번호를 입력하고 확인을 누르면, 잠시 후 인증서 복사 과정이 진행됩니다.

마지막으로, 복사가 정상적으로 끝나면 “스마트폰으로 인증서가 저장되었습니다”와 같은 안내 메시지가 나타납니다. 이제 PC와 스마트폰 두 곳에서 같은 공동인증서를 사용할 수 있게 됩니다.

알아두면 좋은 인증서 관련 팁

공동인증서를 한 번 발급해 두면 상당히 오래 쓸 수 있지만, 몇 가지는 꼭 기억해 두는 편이 좋습니다.

먼저, 공동인증서에는 유효기간이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1년 동안 유효하며, 만료일이 다가오면 은행 앱이나 홈페이지에서 갱신 안내가 뜹니다. 보통 만료 30일 전부터 갱신이 가능하고, 갱신 과정은 처음 발급할 때와 비슷합니다. 만료일을 지나버리면 기존 인증서를 더 이상 쓸 수 없고, 다시 새로 발급을 받아야 합니다.

다음으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비밀번호 관리입니다. 공동인증서 비밀번호는 다른 사람에게 알려주지 않는 것은 물론이고, 메신저나 메일로 쉽게 노출될 수 있는 곳에 적어 두는 것도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너무 복잡하게 만들어서 본인도 기억하지 못하면 곤란하지만, 어느 정도 규칙을 정해 두고, 본인만 알아볼 수 있는 방식으로 기록해 두는 정도는 도움이 됩니다.

스마트폰에서 금융 앱을 사용할 때는 항상 공식 앱을 사용하고, 출처가 불분명한 앱은 설치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운영체제와 ‘i-ONE Bank’ 앱은 되도록 최신 버전으로 유지하는 것이 좋으며, 자동 업데이트 기능을 켜 두면 편리합니다.

PC에서 인증서 관련 작업을 할 때는 키보드 보안, 방화벽 등 보안 프로그램이 설치되거나 업데이트를 요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번거롭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대부분은 금융 거래를 안전하게 지키기 위한 과정입니다. 안내에 따라 설치·업데이트를 진행하면 됩니다.

만약 위 과정을 따라 해도 화면 구성이 다르거나, 중간에 오류 메시지가 뜨는 등 스스로 해결하기 어려운 상황이 생길 수 있습니다. 이럴 때는 혼자 너무 오래 고민하기보다는 기업은행 고객센터(1588-2588)로 문의해서 안내를 받는 편이 훨씬 빠르고 안전합니다. 실제로 상담원 안내를 들으면서 한 단계씩 따라 해 보면, 헷갈리던 부분이 의외로 쉽게 정리되는 경우가 많습니다.